하악하악 - 10점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해냄

화두집...

삶을 살아가면서 두고 두고 명상을 해야 될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하나 하나 살아가면서 느끼고 깨닫고 싶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냥 생기는 건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뱃 속에 가득 찬 똥덩어리를 이젠 변기 밑으로 쏟아야 뱃 속이 시원할 거 같다.

사실,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나올 때마다 중얼거리는 소리가 있다.
"내 속엔 똥덩어리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


이번에도 좋은 말씀들이 많이 있지만, 제 현 상황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로 추렸습니다.
*** 이외수님의 One Point Lesson ***
1. 해는 왜 아침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2. 미래는 재미있게 놀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보다는
   재미있게 살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무대다.
3.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길을 가던 내가 잘못이냐 거기 있던 돌이 잘못이냐.
   넘어진 사실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인생길을 가다가 넘어졌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이 길을 가면서 같은 방식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한다면 분명히 잘못은 당신에게 있다.
4. 그대 신분이 낮음을 한탄치 말라.
    이 세상 모든 실개천들이 끊임없이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았다면
    어찌 저토록 넓고 깊은 바다가 되어 만 생명을 품안에 거둘 수가 있으랴.
5. 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카알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는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
6. 산꼭대기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겠다고 허세를 부리는 속물군자여.
    자신의 마음조차 낚아본 적이 없는 처지에 세월은 도대체 무슨 수로 낚겠단 말인가.
7.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8. 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는 처지라면,
    그대의 인생길은 당연히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9. 가지고 싶은 건 한없이 많은데 주고 싶은 건 하나도 없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라.
   끝없이 먹기는 하는데 절대로 배설은 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뱃속에 똥만 가득 들어차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10. 자기보다 더 아픈 자의 고통을 헤아려본 적이 없는 자의 하소연은 대부분 엄살이거나 허영일 가능성이 높다.
11.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을 만나면 그래, 산에는 소나무만 살지는 않으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12. 다양성을 빙자해서 정당치 못한 주장까지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억지를 부리지 말라.
    그대가 다양성 안에 내포된다면 그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다양성 안에 내포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라.
    삼백 년 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저 고목나무는 오늘도 침묵으로 삼백 가지 목숨을 키우고 있다.
13. 산은 정지해 있으되 능선은 흐르고 있고, 강은 흐르고 있으되 바닥은 정지해 있다.
    그대가 두 가지를 다 보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산과 강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14. 많이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많이 깨닫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태산같이 높은 지식도 티끌 같은 깨달음 한 번에 무너져버리나니,
     오늘도 몽요담 돌거북은 번개 한 번에 삼천리를 두루 살피고 돌아온다.
15. 운이 꼬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하는 일마다 실패를 초래한다. 
     하지만 헤어나는 방법이 있다.
     일부러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무조건 베풀어라. 그러면 거짓말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된다.
16. 살아남는 비결 따위는 없어. 하악하악.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 전력으로 기울이면서 조낸 버티는 거야. 하악하악.
    그러니깐 버틴다는 말과 초월한다는 말은 이음동의어야.
17.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더라도 먹이 때문에 땅바닥에 배를 끌고 기어 다니지는 않는다.
     젊은이들이여, 진실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의식의 날개를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
18. 플라스틱 가화는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으나 벌 나비를 불러들이지 못한다.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남들에 비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데
    도무지 이성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이 어떤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인간의 진정한 향기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유를 하면서 살가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19. 자기 가슴 닫힌 줄도 모르면서 죽어라 하늘문만 두드리고 있구나
20. 젊었을 때, 내가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법문을 들려주면
    어김없이 '다리가 부러지고 싶으면 무슨 짓을 못 하겠냐'는 식으로 응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행기에는 반드시 날개가 있어야 하고 자동차에는 반드시 바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장대 중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다.
    그것이 곧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21. 세상이 변하기를 소망하지 말고 그대 자신이 변하기를 소망하라.
    세상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불만과 실패라는 이름의 불청객이 찾아와서 포기를 종용하고,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성공과 희망이라는 이름의 초청객이 찾아와서 도전을 장려한다.
   그대 인생의 주인은 세상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다.


2008/09/24 - [쩐의시대/먹자, 부족한 양식] -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이외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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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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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나들이를 갔다.
이 날은 처제네 식구와 대구대로 다녀왔다.
나의 모교인 이 곳은 내가 다닐 때만 해도 황무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졸업하고 몇 번 찾아 갔고,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변해 있는 모습에 뿌듯했다.

그런 기억으로 다시 찾은 모교이다.
그것도 나의 새끼들을 데리고...
본관 뒤에 위치해 있는 비호동산으로 한가로운 나들이를 갔다.
졸업하고 처음 찾아 갔을 때는 누군가가 이곳에서 야외 결혼도 했었다.

간만에 여유로운 나들이를 가서 그런지 애들하고 놀아주고, 도토리 줍고,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하였다.
나들이 간다고 하면 화려하게 갈 필요는 없지 않는가?
비싼 돈 주고 놀이동산에 가야만이 꼭 나들이는 아니잖은가?
아이들하고 신나게 놀아주고, 맛있게 먹고, 자연을 느끼면 그 보다 더 좋은 나들이가 있을까?

여유로우면서도 행복한 나들이에 대한 기억들을 하나씩 떠 올려보며...

애들은 어디 나가는 것만으로 행복한가보다.
이런 애들 마음을 몰라주고 속된 말로 좋은 곳에 데려다 줘야만 되는 줄 알았던 내가 바보스럽다..

시형이, 동훈이(조카), 정훈이(옛날 처제 윗집 언니 둘째 아들, 아인이랑 동갑), 아인이..

동서가 가지고 온 축구공이랑, 옆 골프연습장에서 버려진 골프공과 테니스공을 준비해 줬더니 놀이기구가 따로 없었다.
넓은 잔디밭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구, 어설픈 골프 실력이지만 종이컵을 홀로 여기고 골프에 열중이구..
이러다, 정말 축구선수나 골프선수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닌지 몰겠다. ㅋㅋ

시형이의 얼굴은 천의 얼굴이다.
카메라만 가져다 되면 웃음 천사가 되기도 하구,
장난꾸러기 스모프가 되기도 하구,
아픔을 참아내는 제법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여주고,
아빠를 닮았는지 가끔 멍~한 모습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제법 어울리는 모델 흉내도 내구,
얼굴에 빠져드는 블랙홀이 되기두 하는 나의 첫 번째 천사이다..

나의 두 번째 천사 아인이...
요 놈은 제법 여자 티를 낸다.
하는 짓이 천상 여자라는 말이 나온다..
새초롬해하고, 이쁜짓도 제법 하구, 화도 낼 줄 알고, 헤프게 웃지도 않구...
뽀뽀도 모든 상황이 맞지 아니하면 절대로 안 해준다.
자기한테 이쁜 짓을 해줘야만 겨우 한 번 해줄까 말까다..
요런 놈이 간만에 야외에 와서 그런지, 배가 고팠는지 옥수수를 참 맛있게도 먹는다.
(이 놈 한 번 먹었다 하면 옥수수를 5~6개는 먹는다.. ㅠ.ㅠ)

암튼, 아빠인 나랑도 잘 어울리다가도 내가 가끔 테스트를 한다.
엄마를 때리는 척을 한다.
허걱 ^^
엄마 사랑이 얼마나 대단한지, 엄마 곁에 못 가게 하는 건 기본이구,
그 순간은 아빠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소리 지르며 아빠를 마구마구 때린다. ㅠ.ㅠ
그런 아인이가 좋은가 보다... 아내는... (사실, 부럽삼~~)

동서는 아이들과 참 잘 놀아준다.
시형이, 아인이도 동훈이 못지 않게 잘 놀아준다.
정자 지붕 위에 축구공을 던지면 경사 때문에 데굴데굴 내려온다.
그 단순한 놀이인데도 애들한테는 그게 그렇게도 신나고 신기한가보다.
시형이, 아인이, 정훈이 모두 소리 지르고 "오~~ 온다~~" ... ㅋㅋ
키가 작아서 내려오는 건 안 보이고 소리만 들려서 더더욱 그런가보다.
결국, 궁금증을 참지 못한 시형이가 이모부 목마를 타고 쳐다본다.

정말이지, 도시락 싸들고 가까운 곳에 놀러만 갔다 왔는데도
아이들하고 이렇게 신나고 재미있는 나들이도 없었던 거 같다.
시간나면 가까운 곳에라도 자주 놀러다녀야 하겠다는 반성을 한 가족의 가장으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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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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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 8점
조창인 지음/밝은세상

부정(父精) ...
세상은 흔히들 모정(母情)에 대해서 말한다.
삶이 고단하고 지칠 때 어머니를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는 모정.
자기를 희생하고 자식들에게 모든 걸 바치는 어머니...
부단, 어머니만 그러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 보았다.

우리 시대 아버지는 언제나 엄격하고 무서웠고 자식들에게 무정해 보이기까지 하신 모습으로 많이 각인되어 있다.
그건 아버지의 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걸 아빠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사회가, 이 인류가 이어져 오면서 일반적으로 남자는 무릇 밖에서 먹을꺼리를 구해와야 하며
여자는 아이를 돌보며 가족들의 건강을 돌보아야 하는 역할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의 간병은 어머니가 일반적으로 한다.
아버지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더욱 더 혼신의 힘을 쏟으며 아이와 멀어질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그 역할이 바뀌게 되면 아버지란 사람은 더욱 더 아이에게 정성을 쏟게 된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그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이 세상에 나오게 함과 동시에 그 아이와 그 부모는 하나다.
그 아이가 그 부모이고, 그 부모가 그 아이인 것이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 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
아빠 가시고기가 혼자 남아서 알들을 돌보죠.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 길로 가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가시고기 내용 中에서...)

이것이 가시고기의 특성이다...
가시고기의 특성대로 이 책은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다.
다움이의 엄마는 제 삶을 살겠다고 프랑스로 그림 공부하러 떠나고, 남은 아빠는 백혈병으로 2년간 투병하는 다움이와 사투를 벌인다.
자기 자신의 모든 걸 바치며... 아파트도 팔고, 전세금을 빼고, 월세 보증금을 빼고, 직장을 그만두고...
희망이 보이지 않고 죽음에 내몰릴 때 발견한 희망 속에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모든 걸 내 주는 다움이 아빠 정호연.
병원비가 없어 불법인 장기(신장, 각막) 매매로 그의 모든 것이였던 아들을 살리나,
결국 그는 간암 말기로 인생의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병과 싸우는 아들 곁을 끝까지 지켰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던 그는 결국 아들을 엄마 곁으로
냉혹하게 보내버리며 생을 마감한다.
자신의 모든 것이였던 아들을 냉혹하게 보내버리는 아빠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는 이 한마디로 대신한다.
사람은 말이야....... 그 아이를 세상에 남겨놓은 이상은, 죽어도 아주 죽는 게 아니래

난 얼마나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 조창인님의 One Point Lesson ***
1. 하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의 후회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리라. 그러나 후회 때문에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는 건
    한결 고단할테지만...
2. 아무렇게나 허적허적 살며 아무에게나 기대고 싶지는 않았다.
   숱한 사랑을 경험하기보다는 주어진 하나를 깊이 사랑하게 되길 희망했다.
3. 여자가 울 때는 말리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그건 불씨에 기름을 들어붓는 꼴이기 때문이란다.
   또 여자가 울 때는 왜 우느냐고 물어선 안된다고들 했다.
   무슨 이유로 울고 있는지 여자 스스로도 정작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 불에 달궈진 쇠를 망치로 내려쳐 단련시키듯, 억울함도 맺히고 쌓이다 보면 어느덧 무감각해지는 법이었다.
5. 나무를 보고 만지고 냄새 맡다보면 그 속에 들어 있는 모양이 느껴져요. 
   난 그냥 그걸 밖으로 꺼내주는 거예요.
6.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이유의 대부분이 지나친 욕망에서 비롯되듯,
   부모의 과도한 기대가 자식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기 십상이었다.
   설혼 천재성을 발휘한다손, 그것이 강요에 의한 선택이라면
   먼 훗날 아이는 결국 후회의 눈초리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었다.
7. 삶의 고단한 순간 눈감고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위로가 되는 것이 어머니의 존재였다.
8. 나무처럼만 살자.
   제 홀로 뿌리 내리고  제 홀로 가지를 뻗고 제 홀로 잎새를 매달고 때 되어 잎새를 떨구는 나무처럼,
   돌보는 이 없어도 앙앙대지 않고 알아줄 자 없다고 악쓰거나 티내지 않은 채
   안으로 속살을 키워내는 나무처럼, 애오라지 그렇게만 살자.
9. 세상의 불화는 그 홀로 앞장서 겪는 바가 아니었다. 분개하는 쪽만 바보였다.
   억울하다고 악을 써봤자 무익한 하소연에 불과했다. 간단히 생각하면 되는 거였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그렇게 어디서 날아왔는지도 모를 불행에게 뒤통수를 얻어맞노라고.
10. 외길을 걷는 사람은 달리 택해야 할 길이 없는 거였다. 불안한 얼굴로 뒤돌아보는 짓마저 무익했다.
   오로지 확신으로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 되는 거였다.
11.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신의 계획대로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
   최고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최고의 인생이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닐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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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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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보급판 문고본) - 10점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명진출판사

아내는 곧잘 나보고 싸이코라고 한다.
화가 났을 때 주체할 수 없는 성질이 치솟아 오르며 막말을 해대며, 내가 보기에도 무서운 행동들이 곧잘 연출이 되곤 한다.
난 이것이 경상도 사람의 특징으로만 알고 있었다.
경상도 사람은 "욱"하는 성질이 있어서 그런 줄로만 알았다.
물론, 화가 나서 주체할 수 없는 언행을 한 후엔 언제나 후회를 했다.
그리곤 다시는 이렇게 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그 또한 그때뿐이었다.

부끄러운 나의 한 단면이다.

틱낫한 스님의 "평화로움"을 읽고,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나의 생활에서 멀어져 갔던 명상과 호흡 수련을 다시 시작했다.
호흡 수련을 한참 할 때는 언제나 기(氣)가 충만하였고 생활이 즐거웠으나
변명이지만 어느 순간 삶에 찌들고 바쁨에 쫓기다 보니 생활이였던 명상과 호흡 수련을 멀리 했고
그로 인해 내 마음 속에 평화는 없어지고, 화의 씨앗만 커져갔던 거 같다.

이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이, 나는 화의 씨앗에 끊임없이 물을 주고 있었다.
행복과 연민, 자비의 씨앗은 멀리한 채로 말이다.
사실 줄 필요가 없었다.
생활이였을 때는 굳이 주지 않더라고 화라는 놈을 다스릴 수가 있었고, 모든 게 술술 잘 풀렸으니 말이다.
당연히 잘 풀리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으나,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순간 화라는 놈은 내 마음을 앗아갔다.
도무지 다스리려고 해도 다스릴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더 괴로워지는 상황이 되풀이 되고 있음에도
나는 왜 그런지 모르고 내 사주가 그러려니, 올해는 운이 좋지 않아라고 체념해 버리는 아주 웃기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최근에는 명상과 호흡 수련을 틈틈이 하고 있다.
향기로운 향을 피워 놓고 30여분간 몰두하고 있다.
정말 거짓말같이 3일 정도 하고 나니 그 동안 날 억누르고 괴롭히던 화의 씨앗이 점점 사라져 버렸다.

요즘 나는 미소를 머금고 다닌다.
괴로워도 미소를 지을려고 애쓴다.
정말이지 세상이 달리 보인다.

내가 지금 힘들고, 슬럼프인 건 다 내가 만들어낸 것이다.
그 동안 나 자신을 너무 돌보지 않았다.
그로 인해 그 동안 하나 둘씩 쌓인 것들이 현재의 나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남 탓 할 필요없다.
모든 건 내 안에 있다.
내 안에서 답을 찾으리라.

이젠 지긋지긋한 내 삶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 같다.

*** 틱낫한 스님의 One Point Lesson ***
1. 의식적으로 숨을 들이쉬면 공기가 몸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게 되고, 의식적으로 숨을 내쉬면 몸 안에서 공기가 바뀌는 것을 
   알게 된다. 따라서 공기와 몸을 자각하게 되고, 한편 마음도 그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까지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단 한 번만 의식적으로 호흡을 하면 자기자신과 주위에 있는 모든 것을 자각하게 되고,
   세 번 반복하면 그 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2. 발이 땅에 닿는 그 순간을 자각하고, 또 호흡을 자각하면서 걸어보라. 그러면 한 번의 들숨 혹은 날숨 동안에 몇 걸음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숨을 들이 쉴 때는 "인(in)"이라고 말하고, 내쉴 때는 "아웃(out)"이라고 말해보라, 그러면 걸으면서
   명상을 하는 것, 즉 보행 명상을 하게 된다. 그것이 습관이 되게 하라. 그것은 우리가 언제든지 실천할 수 있는 것이고,
   따라서 우리의 삶을 바꿔놓을 힘을 갖고 있다.
3. 감정을 추스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4. 우리도 그 어머니처럼 해야 한다. 화라는 우리의 아기를 의식적으로 품에 안고서 달래야 한다.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은 화를 잠재우는 자장가다.
5. 화를 끌어안고 있을 때는 그 화의 실체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판단을 잘못했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은 아닌지 깊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상대의 말이나 행동을 오해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흔히 화는 그 같은 무지와 그릇된 판단 때문에 빚어진다.
6. 화는 우리 안에 자리잡고 있는 에너지 지대다. 그것은 우리가 돌봐야 할 병든 아기다. 화를 다스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또 다른
   에너지 지대를 만들어서 그것으로 하여금 화를 감싸안고 보살피게 하는 것이다. 이 또 하나의 에너지가 곧 자각의 에너지다.
   자각은 부처의 에너지다. 그것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 의식적인 호흡과 보행을 통해서 우리도 그 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7. 위대한 연민의 정을 베푸는 관세음보살은 단지 하나의 관념이 아니라 현실 속에 실재하는 인간이다.
8. 꼭 그의 그릇된 판단을 고쳐주고 싶다면,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들을 때는, 가슴 속에 들어 있는
   것을 다 털어놓을 기회를 그에게 준다는 생각만을 해야 한다. 그에게 아무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
9. 온 세상이 어두운 채로 비가 내리고 있지만 때가 되면 다시 태양이 나타날 것이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10. 고통을 맛보지 않으면 우리는 연민의 정을 기를 수가 없고, 행복을 제대로 음미할 수 없다. 고통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그러므로 고통을 감당하는 것 또한 우리에겐 하나의 수련이 된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저마
   다 한계가 있다. 우리는 누구나 자기가 가진 능력만큼만 할 수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잘 보살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11. 우리가 무언가를 자각한다는 것은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각은 현재의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일을 정확히 깨닫는 능력이다.
12. 내 행동만이 나의 진정한 소유물이다. 나는 내 행동의 결과를 피할 길이 없다. 내 행동만이 내가 이 세상에 서 있는 토대다.
13. 공포는 무지에서 나오는 것이고, 무지는 이해의 결핍이 빚어내는 것으로서 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14. 자기 자신에 관한 책을 쓰는 것은 고통의 뿌리를 깊이 들여다보고 그것을 변화시키기 위한 길이 된다. 그 책은 우리를 자유롭고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줄 것이고,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행복을 줄 것이다.

2008/09/30 - [쩐의시대/먹자, 부족한 양식] - 틱낫한의 평화로움 (틱낫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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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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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n/sh

# 현재 디렉토리(./)에서 *.* 형태가 아닌(! -iname "*.*") 파일 찾기  
LISTS=`find ./ -type f ! -iname "*.*"`
END=0
START=0
 
for filename in $LISTS
do
        # 파일명의 길이 획득
        END=${#filename}
        START=`expr $END - 2`
 
        # 파일명의 끝 두 자리를 디렉토리명으로 지정
        DIR=${filename:$START:$END};
 
        echo "$filename ::: $DIR";
done
 
exit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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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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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정확한 (원본) 출처를 찾기가 힘들어 다음과 네이버 이미지 검색에서 찾아 게시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연찮게 TV 채널을 돌리다 오체투지 순례단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그리고 그 뒤를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하며 같이 수행하시는 많은 분들...
(기억력이 좋지 못하여 기억 못하는 것이 아쉽다)

오체투지(五體投地)
오체(五體)란 몸의 다섯부분, 이마, 왼쪽 팔꿈치, 오른쪽 팔꿈치,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을 이르며
투지(投地)란 땅에 몸을 던진다, 접한다는 뜻이다.

난 불자로서 2002년경쯤에 3천배를 해 본 경험이 있다.
이때 하고 솔직히 죽는 줄 알았다.
할려고 하는 이유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3천배를 해보고 싶었다.
다들 3천배, 3천배라고 하기에 그게 무엇인가 싶어... 그냥 궁금증에 해 보았다.
3천배를 하기 위해 8시간을 꼬박 땀을 흘렸다.

그러나, 오체투지라니...
옴 몸이 땅과 합하다니... 그걸 하루 1천배씩 근 2달을...
그것도 예순을 훌쩍 넘은 늙은 수행자들이... 그 중 수경 스님은 5급 장애인이라는 몸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오체투지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존경 자체이다.

늙은 두 수행자는 왜 오체투지를 하는 것인가?
시국이 어지러워 시작했다고 한다.
불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 중에 하나인 하심(下心)을... 땅에 핀 풀보다도 더 낮은 자세로 그들은 임했다.
대통령이 잘못했다. 정치인들이 잘못했다. 국민들이 잘못했다를 떠나서 수행자 자신부터 하심의 마음으로 임한다면
세상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이다.
세상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면 굉장히 대단한 지각변동이라도 일어나는 것 쯤으로 생각을 하나,
그 수행자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조금이라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기적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힘겹고 외로운 누군가가,
땅바닥에 엎드려 자신과 같이 어깨를 들썩이는 걸 알고
작은 위안이라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찍이 선승들은 하나가 없다고 한다.
하나라고 정의하는 순간, 둘이 있고, 셋이 있다.
그래서,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다.
종이 한 장도 종이 자체의 본질이 없다는 것이다.
종이의 재료인 나무가 있고, 나무가 커기 위해선 물이 필요하고, 햇빛이 필요하고...
그 많은 것들이 모여서 종이라고 명명되어진 성질을 가질 뿐이며, 잘게 나눠버리면 종이도 없단다.

다시 말해, 내가 변하면 다른 사람도 변한다는 진리로 그 두 늙은 수행자는 묵묵히 자신의 몸을 땅에 던지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지나치고 살고 있다.
산을 오르는데 있어서 직선 길로 쪽 올라 정상에 오르는 길이 있다.
현대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길이 제일 중요하고 좋은 길로 알고 있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고, 그 사회를 우리가 만들고 있다.
산에 쭉 올라 정상에 올랐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정상에 올랐다는 쾌감?
정작 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고 무작정 오른다.
건강을 위해 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신을 이기고 싶어 오를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런 목적으로 오르더라도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이 갖지 못한 자연을 배우고,
한 없이 큰 자연에 대한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이 아닐까?
진정한 등산인은 언제나 산에 오르기 전에 산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고 한다.
대자연 앞에 나를 낮추어야 한다고...
낮추기 위해선 자연이 키운 모든 생명들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고 아끼고 조화로워야 하나, 일단, 오르고 본다.

둘러 둘러 대자연에 대해선 자신을 낮추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일 뿐이다.

누가 봐도 두 늙은 수행자의 길은 고단하다.
정말이지 아무나 할 수 없는 수행이다.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 없이 세상에 자신을 낮춘다.

그 고단하고 고행인 수행을 하면서도 그들은 또한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본 지 얼마만인가.
그런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는 사람이 극히 드물건만...


난 그 아름다운 미소를 보고 울어버리고 말았다.

두 분이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두 분이 있어 이제 숨 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니, 두 분과 함께 하는 오체투지 순례단 모두가 있어 행복하고, 숨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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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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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낫한의 평화로움 - 10점
틱낫한 지음, 류시화 옮김/열림원

한 때 내부에서 이는 스트레스와 화를 주체할 수 없는 때도 있었다.
물론, 지금이 더하면 더 했지 그때보다 덜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틱낫한 스님의 책을 한 권씩 읽기 시작하고 있다.
화를 주체할 수 없는 그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책이다.
틱낫한 스님의 "화"를 통해 그를 만났었고, 다음은 "평화로움"을 통해 만났었다.

최근에 유독 스트레스와 사소한 것에 대한 화를 안지 못하여 다시 집어 들었다.

언제나 선승들이 강조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명상이였다.
다시 이 책을 읽고 있을 때 나는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내 삶에 쫓겨 내 삶을 살지 못한 것은 나의 실수이다.
내 삶을 내가 관리하지 못하고 그저 피곤과 바쁨에 하루하루 연명하였다.
그리하여, 지금의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깨어있지 못하고, 늘 잠들어 있는 현재의 나의 모습이다.
깨어있지 못하니 사소한 바람에 쉽게 흔들리며 나의 뿌리가 뽑혀 나간다고 아우성을 치고 있는 것이다.
멍하니 텔레비전이라는 채널에 지배당하고,
깊게 사고하는 능력이 떨어져 사소한 화에 지배당하고,
일에 쫓겨 일을 제대로 바라볼 수 없는 우를 범하게 되고...
왜 아우성을 치고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나를 한탄하고...
불쌍한 나 자신이 되었다.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내가 어찌 이 험난한 세상에서 유유히 살아가겠다고 자신하는가..

이젠 나를 바라보는 내가 필요한 거 같다.
나를 제대로 바라보고 늘 깨어있기 위해서 나의 호흡에 집중을 해야 한다.
단학(丹學)에서 말하는 호흡이 명상의 중심이다.
집중을 할 수 있어야 삼라만상의 강에서 나를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호흡을 경험해 본 나는 다시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맑고 투명한 향을 피워 나를 바라보는 연습을 다시 시작해보자~

그리고, 이 글을 통해 내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말을 진심으로 하고 싶다.
나로 인하여 고통받았을 내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좀 더 이해해주는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을 한다.

*** 틱낫한 스님의 One Point Lesson ***
1. 삶은 고통으로 가득차 있지만 또한 푸른 하늘, 햇빛, 아이의 눈과 같은 경이로움들도 가득하다. 고통만이 전부는 아니다.
   우리는 수 많은 경이로움들과도 만나야 한다. 그것들은 그대 안에, 그대 주위의 모든 곳에, 그리고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
2. 이따금 그대는 일과 생각들로부터 해방되어 긴장을 풀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그리하여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
   하루쯤 삶의 흐름에서 벗어나 깨어 있는 시간을 갖기를 원한다.
   그대는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걸을 수도 있고, 친구와 차 한 잔을 나눌 수도 있다. 
   마치 자신이 이 대지 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그것은 삶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3. '삶의 기술'이란 다름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다. 지금 여기에 살아 숨쉬고 있음을 자각하는 일이다. 
   그리고 내가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은 바로 지금 이 순간임을 깨닫는 것이다.
   "나는 느낀다. 내가 살아 숨쉬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경이로운 순간임을"
4. 붓다의 "부드(buddh)"는 잠에서 깨어나는 것, 아는 것, 이해하는 것을 뜻한다.
    잠에서 깨어 이해하게 된 사람을 동양에서는 붓다라고 부른다.
5. 이해할 때 그대는 사랑할 수 밖에 없다. 그때 그대는 화를 낼 수가 없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는 수행을 해야 한다. 
   이해할 때, 그대는 사랑한다. 그리고 사랑할 때 자연히 타인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행동하게 된다.
6. 수행자는 자신의 몸 안에서 몸을, 느낌 안에서 느낌을, 마음 안에서 마음을, 마음의 대상 안에서 마음의 대상을 바라봐야만 한다.
7. 모든 명상은, 모든 발걸음, 모든 미소는 그대 나날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또한 다른 사람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명상 수행은 그 사실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8. 자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폭탄의 본성, 부정 부패의 본성, 무기의 본성, 그리고 우리 자신의 본성이 똑같다.
   이것이 실천 명상의 진정한 의미다.
9. 명상을 한다는 것은 그대 안에서, 그대의 감정 안에서, 그대의 몸 안에서, 그대의 느낌 안에서, 그리고 그대의 가정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그대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든,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10. 우리는 미래를 위해, 천국에 태어나기 위해 명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 평화롭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 자비롭기 위해서,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기쁘기 위해서 명상을 하는 것이다.
11. 인간의 마음은 언제나 소유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결코 만족을 모른다. 
   하지만 꺠달음을 얻은 이는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며, 자족의 원리를 따른다. 그는 진리의 길을 따르기 위해 단순한 삶을 산다.
   그리고 완전한 깨달음의 실현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다.
12. 생명을 바라보는 사랑이 눈 慈眼視衆生
13. 집중하는 수행은 우리의 마음이 어떤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등갓을 얹는 것과 같다.
   앉아서 명상을 하거나 걷는 명상을 하는 동안, 미래를 끊고 과거를 끊으라.
   오직 지금 이 순간에 머물라, 그럼으로써 집중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그 집중하는 힘과 함께 우리는 문제를 깊이 들여다 볼 수가 있다. 이것이 바로 통찰력 명상이다.
14. 아이를 잘 키우는 법을 안다면 아이는 나무처럼 잘 자랄 것이다. 비난은 전혀 아무 효과가 없다. 결코 비난하지 말라.
   논리와 논쟁을 통해 설득하려고 하지 말라. 그것은 결코 어떤 긍정적인 효과도 가져올 수 없다.
   그것이 내 경험이다. 논쟁하지 말고 따지지 말라. 비난하지 말라. 다만 이해하라. 그대 만일 이해한다면,
   그리고 그대가 이해했음을 보여 줄 수 있다면, 그때 그대는 사랑할 수 있다. 그리고 그때 상황이 변화할 것이다.
15.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대가 명상의 주제 속으로 뚫고 들어갈 만큼 강하지 못함을 뜻한다.
   호흡, 걷기, 앉기, 그리고 다른 모든 수행들은 무엇보다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다.
   우리는 그것을 '멈춤止'이라고 부른다. 집중하기 위한 멈춤인 것이다.
   전등갓이 빛의 분산을 중지시켜 더 쉽게 책을 읽을 수 있게 해 주듯이 명상의 첫걸음은 '멈추는 것'이다.
16. 멈춤과 바라봄은 매우 가까이에 있다. 멈추는 순간 바라보게 된다.
   그대가 생각을 멈추는 순간, 이 책에 적힌 글자들이 더욱 선명해지고, 그대 아이의 문제도 더욱 분명해진다.
   멈춰서 바라보는 것, 그것이 바로 명상이다. 통찰력 명상이 바로 그것이다.
   통찰력이란 그대가 바라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체를 바라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17. 멈추는 것은 곧 바라보는 것이다. 그리고 바라보는 것은 곧 멈추는 것이다. 그 둘은 하나다.
   우리는 너무 많은 일을 하고, 너무 빨리 달린다. 상황은 어렵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거기 그냥 앉아 있지만 말고, 무엇인가를 하라."
   그러나 무엇인가를 더 많이 할수록 상황은 더 나빠진다. 따라서 그대는 이렇게 말해야만 한다.
   "무엇인가를 하지만 말고, 거기 그냥 앉아 있으라."
   거기 앉아서 멈추라. 먼저 그대 자신이 돼라. 그리고 거기서부터 시작하라. 그것이 곧 명상의 의미다.
18. 그대는 진정으로 앉아야만 한다. 그저 앉아 있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앉아서, 존재하라.
   존재함 없이 앉아 있는 것은 앉아 있는 것이 아니다. 멈추고, 바라보라.
19. 걷는 명상은 매우 즐거운 명상이다. 홀로, 또는 여럿이서 천천히 걸으라.
   가능한 한 평화로운 장소에서, 걷는 명상은 걷는 것을 진정으로 즐기는 일이다.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서 걷는 것이 아니라, 단지 걷기 위해 걷는 것이다.
   그것의 목적은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해 있기 위함이다. 그리고 그대가 내딛는 걸음 걸음들을 즐기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모든 번뇌, 모든 불안들을 떨쳐 버리라. 미래도 생각하지 말고 과거도 생각하지 말라.
   다만 지금 이 순간을 느끼고 즐기라. 아이의 손을 잡고 걸을 수도 있다.
   그대는 걷는다. 마치 이 대지 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인 것처럼 발걸음을 내딛는다.
20. 명상은 그대의 몸, 그대의 느낌, 그대의 마음, 그리고 마음의 대상인 이 세상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자각하는 것이라고.
   만일 그대가 지금 일어나고 잇는 일을 자각한다면, 그대는 문제가 생기려고 할 때 그것들 대부분을 중단시킬 수 있다.
   문제가 터졌을 때는 이미 늦다.
21. 하루하루의 삶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는 가장 중요한 문제다.
   우리의 느낌, 우리의 언어, 모든 날들의 평범한 일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가 곧 명상이다.
   우리는 명상을 나날의 삶 속으로 이끌어들이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2008/10/11 - [쩐의시대/먹자, 부족한 양식] - 화 (틱낫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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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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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 10점
이외수 지음/동문선

결혼을 하고 1~2년 후에 아내가 나에게 당신이 좋아할 만한 책이라면서 읽어보라구 준 책이다.
나는 책을 선정할 때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읽지 아니한다.
이 책 또한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이 전부 나에겐 식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이 98년도에 출간이 되었고, 아내 또한 98년에 읽어본 책을 6~7년이 지난 후에 나에게 권하는 이유는 뭘까?
그 당시 나는 한참 이외수 선생님의 작품에 푹 빠져들 무렵이였다.
벽오금학도, 꿈꾸는 식물, 장수하늘소, 칼, 황금비늘 ...
내가 대학 생활에 중점을 둔 것 중 하나가 호흡을 통한 마음공부였다.
지금 생각하면 내공이 부족하여 어설픈 공부가 되었지만, 항상 그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는 마음 한 켠에 도사리고 있다.
아무튼, 나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아내가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준 것일 것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존경해 마지 않는 이외수 선생님의 작품이기도 하고
아내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읽어봐야지라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 보니
얼굴이 예쁘지 않다고 마음까지 예쁘지 않다라는 책에 대한 편견이 있지 않았나 라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 또한 이외수 선생님의 깊은 사고와 통찰력으로 세상 사는 얘기를 이끌어 냈으며
거침없는 자신의 삶을 솔직 담백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내가 힘들 때마다 읽어보며 힘을 낼 수 있는 양식이 된다.

올 한 해 나에겐 많은 힘든 시련이 있었는데,
언뜻 내 눈에 들어온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이라는 책을 읽고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되었다.
내가 겪고 있는 이 정도의 시련은 이외수 선생님이 살아온 발자취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였고, 고민하고 힘들어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이전 회사 사장님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씀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아픔은 다 있다.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진다."
난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여유라고 속으로 비웃곤 했다.
우리의 불만을 잠재우고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내려는 사장님의 경영 방식 정도로만 치부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 살 한 살 먹어갈 때마다,
내가 아픔을 겪을 때마다,
그 말이 단순히 경영 방식이 아니라, 인생의 고통에서 나온 말씀인 걸 깨닫게 된다.
요즘은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되새긴다.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나에게도 던질 수 있는 사랑의 그물을 마련했는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살아온 것인지???

*** 이외수님의 One Point Lesson ***
1.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2.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3. 너희들이 진실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만물을 남보다 사랑하는 경쟁에서만 뒤떨어지지 않으면 된다.
   나머지 경쟁에서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심판이 되려고 노력해라.

2008/10/24 - [쩐의시대/먹자, 부족한 양식] - 하악하악 (이외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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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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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아내가 시형이 배가 이상한 거 같다며 울상이길래 보니,
2년 전쯤 탈장 수술한 부위에 이상한 혹 같은 것이 불룩 올라와 있었다.
대각선으로 5cm 정도 올라와 있는 것이 딱딱하여 급히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병원 3군데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으나, 의사 소견이 전부 무엇인지 모르겠단다...
젠장,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걸 모르나...
탈장 수술한 부분에 혹이 나 있어서 탈장 수술의 후유증으로 의심한 나는
탈장 수술한 병원에 가기가 싫었으나, 반대로 가장 잘 알 것이라 생각하고 수술 일자를 잡았다.
수술 일자를 받고는 눈물을 삼키게 되었다.
이제 만 45개월인 어린 나의 천사가 이번까지 2번의 수술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 나의 천사가 너무나 불쌍하고 한 없이 내 자신이 미웠다.
전부 나로 인해 생긴 일이니깐 말이다..

난 하루 일찍 대구로 내려가 처제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자고, 다음 날 9월 5일 병원으로 향하였다.

아내와 난 담당의사와의 수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는 동안,
어린 천사는 간호사를 따라가서 링거를 꽂고 왔다.
놀랬다.
평소에도 주사 맞자고 하면 기겁하는 놈이 아내와 내가 없이도 잘도 따라가서 링거를 꽂고 왔다.
그러면서도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대견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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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없어서 그랬나 싶었는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반응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하는 주사에도 인상만 쓰며 잘 견뎠다.

이런 놈이 이제 수술대 위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속이 답답해 오는 것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병실에서 수술대로 향하면서 머리에 수술 모자를 쓰고 내려가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도 모르고 해맑게 웃는 저 웃음 천사가 안쓰러울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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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빨리 끝나고 회복실에서 깬 시형이는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듯이 울어제겼다.
미안하다. 시형아~~~

수술을 하다가 담당의사는 시형이의 피부조직을 떼어왔다.
혹 부위를 찢자 말자 피고름이 마구 올라왔다면서...
누구에게 심하게 맞았거나, 심하게 받혔을거라는 이유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을 거란다.
아무튼, 피부조직과 근육 사이에 고인 그 피고름으로 인해 혹이 생겼고,
그 피고름이 주위의 피부를 녹였단다.
또한 그 피부가 결핵에 걸렸는지 피부조직을 검사하기 위해 다른 곳에 의뢰를 하겠단다.

그건 그렇다치고,
잠에서 깬 시형이를 보고 있자니, 정말이지 못 참겠더라~
부모님의 심정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정말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저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어서 저렇게까지 고통에 노출이 되어야 하는지...
순간 흐르는 눈물을 주최할 수 없어서 밖에 잠시 나갔다 왔다.

시형이의 고통은 2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차마 그 고통에 시름하는 시형이의 얼굴에 카메라를 갖다 댈 수 없었다.
그러나, 잠시 엄마 품에서 고통이 잠잠해졌을 때 온 얼굴에 열이 올라온 시형이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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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울다 지쳐 더 이상 울 힘이 없다는 듯...
불쌍한 시형이...
불쌍한 나의 웃음 천사...

그러나, 날 더 미치게 하고 날 괴롭게 하고 날 부끄럽게 하는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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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쉽게 가시지 않는 듯...
아픔을 참을려고 아래입술을 꽉 깨문 저 웃음 천사가 날 다시 한 번 울게 만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괴로웠으면 저 어린 것이 아픔을 참겠다고 아래입술을 깨무는 것인가...
아님, 옆에서 울음을 참는 엄마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일까...
나의 천사는 역시 천사였다.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반드시 될 것이다.

이후 1시각 여 잠들고 일어났다.
그 놈 참...
"엄마, 나 이제 안 아퍼~~" 하면서 웃는데 한 순간 내 마음 속에 있는 불안감이 사라졌으며,
안도감이 서서히 다가왔다.

그 뒤로는 얼굴엔 언제 울고 괴로워했냐는 듯 웃음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엄마, 한 바퀴 돌고 싶어~, 바람 쐬고 싶어~"
마침, 막내 처제가 와서 병실 복도를 서성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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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낙천적인 놈이다.
사람을 울고 우게 하는 힘이 충분한 놈이다.
나에게 저 천사는 많은 것을 가르치는 놈이다.
"아빠, 힘들어도 다시 좋은 일 있을거라는 걸 잘 알지?"

아직 저 천사는 퇴원하지 않았다.
피고름이 주위 피부를 녹이면서 복막염이 생겼고, 그 상처를 세척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저 놈도 분명 힘들다.
이제 주사의 아픔도 새삼 나는지 주사 맞을 때면 기겁을 하며  온 몸으로 저항을 한다.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하는 것도 힘들 것이다.
개복을 한 후 세척의 이유로 아직 꿰매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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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엔 아픔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거 같다.

이런 천사 옆에서 금요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같이 있다가 서울에 올라왔다.
물론, 하루 종일 옆에서 간호하는 아내가 더 힘들 것이다.
아내가 없으면 불안해 하는 시형이 덕에 아내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나로 인해 내 가족들은 너무나 힘들어 한다.
같이 했으면 덜 아팠을 이 고통들을 가족들은 더 아파하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두 번째 천사는 그래도 감정이 있는지 옆에서 조용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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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러운 아내와 나의 천사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내 내 코엔 병원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힘들어 하는 나의 가족들에게 남편, 아빠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이 놈이
다시 한 번 너희들에게 배우고 다시 한 번 힘낼 수 있을 거 같다.

고마워~~
사랑하는 나의 아내여~
나의 천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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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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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산을 싫어했다.
고향이 바다인지라 넓고 넓게 탁 트인 바다가 좋았다.
경북 동해안은 반농반어(半農半漁)라 왠만한 산에 올라도 탁 트인
바다가 한 눈에 보이기 때문에
산에 올라가도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많았다.

그러나, 수학 여행 때 충청도를 지나면서 산들만 있는 지역을
지나다 보니 답답한 느낌 때문에 산을 싫어했다.
아마두 몇 시간씩 관광버스에 갇힌 상태에서 산들만 있는 지역을
지나다보니 더 답답했던 모양이였다.

그러나, 내가 산(山)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된 산이 있다.
그 산은 대학교 1학년 때 철모르고 선배들을 따라 간 팔공산(八公山)이였다.
약속을 하고 간 날이 때마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그리 많은 양이 아니라, 산행을 했었고,
갓바위에 올랐을 때, 눈 아래 보이는 운무(雲舞)는 산을 반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였다.
그 이후로 산에 간다고 하면 무조건 따라 나섰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아내가 산에 가자고 하길래 잡은 곳이 팔공산이였다.
같이 등산하자고 사 준 등산화에 흙이 한 번도 안 묻었다면서...
사실 아내는 등산하는 걸 싫어한다.
완만한 경사의 산행은 좋아하는데, 가파르고 힘든 산행은 무진장 싫어한다.
굳이 정상에 가야하는 이유도 모르겠다면서 ...
내 마음을 이렇게라도 풀어줄려는 아내의 배려가 새삼 고맙다.

암튼, 애들이 있고 하니 산에 간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갓바위의 고도가 800m 정도 되니 팔공산은 할 만 하다 싶어서 데리고 갔다.

갓바위 지구 관광지에서 일단은 점심 식사를 하였다.

식당 평상에서 우리 이쁜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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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고 우리는 산행을 위해 입구에 들어섰다.
그러나, 애들도 있고 하여 굳이 무리하게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쉬엄쉬엄 놀다가, 쉬다가 올라가도 무리하지는 않겠다 싶었다.

아무래도 경사진 곳이라 애들이 가장 먼저 힘들다고 외친다.
출발한지 단 5분도 안 되어서...
마침, 계곡에 물이 흐르는 곳이라 애들 데리고 계곡에 내려가 물장난을 치게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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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놈 아인이는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나가는 걸 무진장 좋아한다.
금방 혼나고도 밖에 나가자고 하면 씨~익 웃으면서 손잡고 따라오는 놈이다.
그래서, 둘째 놈한테는 많이 잘 해주지 못해서 어떻게든 나갈려구 하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놈이다.
물장난한다고 정신 없는 놈이 "아인아, V~~ 해봐"라고 하니 저 액션을 취한다.
아인이의 V는 저 포즈다..
첫째 놈도 내려왔다가 금새 올라가 엄마 옆에 앉아 포즈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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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놈은 사진 찍는다고 하면 곧잘 포즈를 잡는다.
나중에 날 닮지 않아 키가 왠만큼 크다면 모델을 시켜도 잘 할 놈일 거 같다.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도 다양하고 힘들다가도 사진 찍는다고 하면 바로 밝은 표정을 짓는 시형이가
마냥 이쁘고 역시 내 아들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시형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흐뭇한 표정이 나타나는 아내...

이 곳에서 이렇게 놀다가 좀 더 올라가는데, 또 힘들단다...
산이라고는 처음 가보는 두 놈 다 왜 안 힘들겠노...
산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시형이는
"아빠!! 우리 달리기 하자!!!"
"그래??? 준비~~~ 시~~~작!!!"
ㅎㅎ
한 열 댓 걸음 뗐나??
"아빠~ 시형이 힘들어... 나 걸을래~~~"
이제 시작인데, 내가 초장부터 진을 뺐나? 라는 미안한 감도 들긴 하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언제나, 평지에서 처럼 너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구...
가끔 살다보면 힘든 경사지에서도 해야할 때도 있고, 쉽게 지치기도 한다구..
그래도, 언제나 얼굴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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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아내도 지쳐가고, 애들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작은 놈은 등에 업고, 큰 놈은 산행을 시켰다.
아내가 어케 할 수 없는 처지이니, 큰 놈은 미안하지만 남자구 하니 힘들어도 시켰다.

올라가는 가운데에서도 참 많이도 쉬었다.
나두 등에 실린 12Kg의 무게가 짓눌렀고, 가끔 "아빠~ 시형이 힘들어" 하면
앞에 안아다가 한 20여 미터 올라가서 쉬곤 했다.
아내는 걱정한다.
내가 작년 7월에 운동하던 중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왼쪽 무릎이 성치 않다.
생활하는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아직 무리한 움직임에 무릎 탈골 현상이 발생한다.
"무릎 괜찮냐구?
 무릎도 안 좋은데, 시형이는 안지 말라구~~"
하긴, 앞뒤로 30Kg이 되니 아내 입장에선 걱정이 되겠지~~
나두 걱정이 되는데...

근데, 산행을 하면서 그것도 처음 하는 녀석들을 데리고 가는데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그렇게 힘든데두 내려가겠다는 말은 안 한다. 집에 가겠다는 말은 안 한다.
잠시 쉬었다 바로 일어서고, 조금 올라갔다가 또 힘들어 쉬고,
이런 패턴을 보이며 오르는 아들을 가끔은 안아주고 싶었다.
처음 접하는데, 너무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그래도 좀 힘들지만 해 볼만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다른 산행하시는 어르신들도 힘내라고 하고,
시형이 칭찬하는 모습이 내게 오히려 힘이 됐다고 할까...

그냥 안아서 잠시라도 같이 올라가 주고 싶었다.
저 녀석이 힘들 때, 잠시라도 같이 있고 싶은 아빠가 되고 싶을 뿐이였다.
그 잠시가 저 녀석에겐 커다란 힘이 되길 원하면서 말야..

중간에 있는 관암사의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거의 갓바위 바로 턱 밑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갔었다.
중간 중간 너무 힘들어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내 뇌리 속에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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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힘들어 지칠 때로 지쳤을텐데, 카메라 앞에서는 항상 웃는다.
덕분에 나도 힘이 나고, 아내도 힘이 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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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형아~~, 저기 꼭대기에 올라가면 모 있는지 알어???"
"모르겠는데..."
"어, 저 위에 가면 모자 쓴 부처님 계셔~"
"부처님??, 마하반야 바라%^$%^$*^"
"하하하"

가끔 시형이랑 놀면서 좌선을 시킨다.
좌선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반야심경"을 웃으면서 외우기도 하고,
눈도 살포시 뜨면서 장난도 친다.
그래서, 몇 번 들은 기억이 나서 그런지 반야심경의 앞부분을 외운다.
역시, 애들은 스폰지이다...

드디어, 갓바위(정식명칭 : 관봉석조여래좌상, 보물 제 431호)에 올랐다.
갓바위에 오르기 전에 아인이도 등에서 내려놓았다.
나도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에...
저 쉼터에서 갓바위까지 오르는데는 경사가 좀 심하다.
그래서, 아내가 걱정이 돼서 아인이를 안을려고 하는데, 그 놈도 한사코 걸어가겠단다.
자기도 마지막은 자기 발걸음으로 가고 싶었나 보다.
아님, 내 등이 불편했던가...
아무튼, 마지막은 모두 다 걸어서 올라갔다.
아내도 갓바위엔 처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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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다고 하니, 전부 산 아래를 내려다 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인이도 한 없이 아래를 바라봤다.
그런 와중에도 시형이는 포즈를 취하고... ㅋㅋ
나중에 모델이나 연예인을 반드시 시키든지 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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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엄마, 바람 시원해~"
그래, 힘든 과정 속에 드디어 목표에 다다랐을 때, 얻어지는 여유와 시원함은 더 없이 좋단다.

잠시, 입시 백일 기도 드리는 분들 사이에 식구들이 모여 잠시 앉아 땀을 식혔다.

"시형아~ 저기 부처님 보이지?"
"웅~~"
"그럼, 절해야지~~"
"같이 하자~~, 아빠랑 같이 할래~~"
내가 일어서서 3배를 드리자, 옆에서 시형이도 내가 하는 걸 눈치봐가며 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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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식으면서 꼭대기에서 부는 바람은 차가워지는 법...
애들은 긴 옷을 입히고 하산을 준비하였다.

"시형아, 너, 말 안 들으면 부처님한테 다 일러준다~~"
"아~아~~, 안 돼요~~ 말 잘 들을께요~~"

간만의 산행이였나...
아님, 애들을 데리고 가서였나...
나의 종아리는 얼마 되지 않는 산행 코스에서 알을 잉태시켰다. ㅠ.ㅠ

나는 팔공산만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 덕분에 나는 편안해졌고,
애들은 산행 느낌을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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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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