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나들이를 가고 싶은데,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남양주에 위치한 축령산 휴양림을 선정하고 출발하였다.

마석에서 수동 계곡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편에 879m의 산이 자리잡고 있다.
집에서 가면 15분에서 20분 정도 소요가 된다.

어른 1,000원 X 2 + 주차비 3,000원으로 해서 총합 5,000원의 입장료를 내고 제 1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제 1주차장에서 얼마 안 가서 캠핑장이 눈에 보인다.
캠핑을 위한 데크도 깔끔하게 되어 있고, 방갈로와 같은 시설들도 눈에 띈다.
아직 겨울바람이 가시지 않은 상태임에도 캠핑 족들이 꽤 있었다.
부러울 따름이였다.
나두 여유가 되면 텐트와 장비를 갖추고 캠핑을 떠나고 싶은데... ㅠ.ㅠ

캠핑장에서 조금 올라가니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그네두 있고, 사진에서 보는 것과 같은 기구도 있고, 아이들 눈에 구미가 땡길만한 것들이 좀 있었다.

휴양림이라서 간단한 복장으로 산을 올랐으나, 캠핑장에서부터 수리바위 능선 시작점까지의 길은 거의 죽음이였다.
이쪽은 음달이라서 눈이 녹지 않아 어른도 힘든 길이였는데, 애들은 오죽 했을까?

이번에도 놀란 일이지만, 이런 길에서도 시형이는 산을 너무나 잘 타는 것이였다.
아내와 나는 시형이가 산사람이 아닐까? 라며 대견스러워 했다.
그에 질세라 아인이도 스틱을 콕콕 찔러가며 영차 영차 올라오는 것이 내심 오기가 발동했는가보다.

이 곳까지 얼마나 힘들었던지 아내는 이 길로 못 내려간단다.
길의 70~80%가 눈으로 덮여 있으니, 올라올 때도 겨우 올라 왔는데 어떻게 내려가냐며 화 아닌 화를 낸다.

지칠만도 했는데, 시형이가 저리 멀쩡하게 쾌활하게 나서니 아내는 힘든 내색을 못한다.

일단, 가 볼 수 있는데까지 갔다가 반대편 길로 내려올려구 전진했으나, 난관이 많았다.
능선길이 암벽으로 가로 막는데가 좀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래도 무리인 듯 ^^

이 곳이 수리바위이다.
아래에서 바라보니 그 규모는 엄청 컸다.
이 곳에 야생동물들이 많은데, 그 중에 독수리가 많다고 해서 수리바위라고 한다.

이 곳은 수리 바위 꼭대기...
막힌 가슴이 탁 트이는 것이 그야말로 절경은 끝내줬다.
아쉬운 점은 바람이 세찼고, 아이들에게는 이 곳이 너무나 위험했다.

이 곳 수리바위에서부터 5m를 따라 맴도는 새 한마리...
새에 밝지 않은지라 무슨 새인지는 모르겠고, 종달새를 닮았을 뿐이라는 것만 기억한다.

더 오르다가 더 큰 암벽을 타야겠기에 애들을 안고 암벽 위에 올랐다가 위에서 내려오는 다른 등산객에게 꼭대기의 사정을 물어 봤더니, 애들하고 가기엔 지금 너무 위험하다고 내려가는게 좋겠다고 권고를 한다.

사실, 암벽이 많아 나두 힘들어 죽을 판인데, 나의 욕심으로 애들까지 힘들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하산을 결정하고 내려왔다.

남이바위와 정상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절경을 다음으로 미루었다.

등산길이 쉽지 않아서 하산길이 너무나도 걱정이였다.
가장인 내가 힘을 쓸 수 밖에...
눈밭을 케이블카처럼 한 놈씩 번갈아 가며 업어다 내려다 주느라 하산을 하고 다시 등산하고...


거의 기진맥진해가며 어둡기 전에 하산을 했다.
미끄러운 눈길에 많이 넘어진 아인이는 무릎을 많이 까였고, 밤이 될까 무서워했다.
스틱을 들고 있는 것이 꼬맹이 산신령 같아서 한 컷~~!!

그래두 아들 녀석은 많이 힘들었는데 재밌었다며 "엄마, 나 데리고 가느라, 고생 했어요~"라며
애교 섞인 말을 건네는데, 우리의 고단함은 한 순간 미소로 바뀌었다.

날이 좀 풀리고 바람이 따뜻할 때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절경은 정말 끝내준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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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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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드디어 뒷산인 백봉산 정상에 올랐다.
완만한 경사이지만 산 줄기를 오르고 내리고를 수 없이 반복해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비록 백봉산의 높이 590 m 이지만, 나의 인내심을 충분히 실험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아침에 일어나자 말자, 그나마 가봤던 약수터까지는 쉽게 갈 수 있었다.
알고 있는 곳이니 정말 눈 감고 가도 갈 수 있는 곳이였다.
이곳 까지는 30분 거리 정도...

이제부터가 시작이였다.
경사가 지금까지는 조금 더 가파르지만, 워낙 등산로가 잘 되어 있는 탓인지 등산을 하는지 잘 가꾸어진 수목원의 산책로를 트래킹 하는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걸어가면서 이건 등산이 아니라 트래킹이라고 피식 웃고 말았다.

오늘은 혼자 등산을 하는데, 반가이 맞아주는 이가 있었다.
혼자 등산을 하다보면 많은 생각 속에 많은 것들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많은 것들이 보였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따가웠지만, 난 다행히도 숲 속에서 트래킹을 하는 차라 피할 수 있었다.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은 언제나 아름답다.

이 돌은 자연적인 돌에다가 등산객들이 몇몇 돌을 괴어 놓아 지나가는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고 있다.

백봉산을 오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백봉산은 등산 느낌보다는 산림욕에 더 가깝다.
우거진 나무 숲 속을 거닐며 자연을 맘껏 즐긴다.

설악산을 벌써 첫 눈이 내렸다는데, 아직 백봉산은 가을의 초입에 있는 거 같다.
거의 꼭대기에 올라와서야 조금씩 색깔을 뽐낼 정도이다.

요즘 시골에서도 메뚜기를 보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농약으로 인해 우리에게 이로운 곤충들도 자취를 감춰버렸기 때문이다.
이 백봉산 꼭대기에는 환경이 정말로 좋은 가보다.
많은 메뚜기들이 어지러이 뛰어논다. ㅋㅋ
잡아다 튀겨 먹고 싶지만, 개체 보존을 위해 참았다.

이 곳 정상까지 오는데 두 번의 고비가 있다.
가파라서 포기하고 싶은 경사가 2개가 있는데, 비록 590 m 높이의 산이라도 산인가보더라.
이 곳이 정상에 위치한 2층 팔각정이다.
1층에는 조그만하게 막걸리와 산삼주와 영양갱, 삶은 계란과 같은 간단한 먹거리를 팔고 있었다.
2층에 올라갔더니 어떤 어르신이 서울 장수 막걸리를 혼자 드시는데, 침이 꼴깍 꼴깍...
역시 등산하고 난 다음에는 막걸리에다가 파전에 와따인데, 꾹 참았다.

팔각정에서 백봉산을 알리는 표식과 등산로 코스를 지켜보는 이들을 찍어봤다.

이 곳은 남양주 시청으로..

이 곳은 호평, 평내 시내...
오른쪽 상단에 보이는 산이 천마산이다.
겨울에는 저 곳에 가서 한 번 눈썰매라도 타봐야 할텐데...
무릎을 다친 이후로는 무릎을 많이 쓰는 스포츠는 피해야 하는지라 아쉽기만 하다.

이 곳은 우리 동네 창현리와 차산리이다.

팔각정에서 싸 가지고 간 떡이랑 오이, 사과를 먹고 내려오면서 너른 바위에 앉아 있는데, 신기한 나무가 보였다.
마치 코브라 대가리와 같은 모양으로 바위에 떡하니 붙어 있다.
자세히 보니, 생겨 먹은 것이 저렇게 생겨먹었다.
태초부터 자생하면서 자연에 순응하며 살았는가 보다.
옆에 나무는 그마나 피할 수 있었는데...
자연두 저러한데 인간인들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혹시, 청솔모가 보이는가?
3마리가 마치 타잔이나 원숭이처럼 이 나무 저 나무 막 뛰어다니길래 퍼뜩 찍었다.
내가 찍어서 그런지 딱 1마리만 보인다.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건 아니겠지?? ㅋㅋ

올라오면서 놓쳤던 경치들이 내려가는 길에는 잘 보였다.
올라오면서 땅만 쳐다보고 오느라 경치가 어떠한지 잘 살펴보지 않았지만, 내려갈 때에는 기치를 뽐내며 주위 나무들을 호령하는 소나무들이 보여 한 수 배우고 왔다.

이 나무는 사람들에게 쉼터를 제공한다.
그늘 뿐만 아니라, 자기 몸을 희생하여 바닥을 기다가 커 올라갔다.
바닥에 긴 줄기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잠시 앉아 땀을 닦으며, 재충전해서 간다.

여기는 밤송이 무덤이다.
이 산의 특징은 밤나무가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그 많은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송이들은 등산객들에게 알맹이를 빼앗기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고 만다.
숨을 거둔 많은 밤송이들이 모여 거대한 밤송이 무덤이 되어 버렸다.


전에도 집 뒤에 딱따구리가 있는 것을 알고 가까이에서 찍고자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숲의 바스락 거림은 그들에게 멋진 대피신호가 되었다.
오늘은 등산로를 따라 숲 속을 걸어내려가는데, 5m 앞에서 "딱딱딱딱~" 그러는 소리에 바로 카메라를 꺼내 최대로 땡겨 찍었으나, 카메라의 성능이 좋지 않은 탓에 선명하게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한 쌍이 어울려 놀면서 나무를 찍고 있었는데, 카메라가 원망스러울 뿐이다.
결혼할 때 제일 좋은 카메라를 샀었는데, 이제는 15만원짜리 카메라보다도 못하니...

암튼, 오늘은 백봉산을 오르면서 이 곳은 정말 자주 오고 싶다는 것을 느꼈다.
백봉산이 나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나도 많았다.
요즘 들어 쉽게 보이지 않는 메뚜기...
천연기념물이 딱따구리... (어릴 적 보고는 못 봤으니...)
물맛이 좋은 약수...

자주 자주 올라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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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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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뒷편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통해서 백봉산을 타기 시작했다.
정식 등산로는 아니지만, 뒷편으로 해서 5분만 가면 정식 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정식 등산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오솔길이 잘 나 있어서 애들하고 같이 올라가기엔 무리가 없었다.


뒷산인 백봉산에는 밤나무가 많다.
최근에 벌초 갔다가 떨어진 밤을 주워왔다가 경찰서 신세를 졌다는 뉴스를 많이 봤지만, 그래두 몇 개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거의 야생 밤이던데...
암튼, 도토리와 밤이 경상도 사투리로 천지비까리였다.

등산로라고 하긴 하지만, 약수터까지는 가파른 길은 거의 없다.
오름이 있음 내림이 있듯 계속 오르락 내리락하긴 하지만 급경사는 없다.
우리 집 아들과 딸래미가 갔다 올 정도면 괜찮은 산책로이다.
사진에서 보듯 등산로는 그야 말로 나무길이다.
햇빛이 내리쬐는데두 불구하고, 나무로 인하여 시원하게 사뿐사뿐 다닐 수 있었다.

출발한지 15분 정도 되었을까?
잠깐 쉴 만한 장소가 있어서 잠시 찰칵^^

아내와 딸래미는 길 근처에 떨어져 있는 밤송이에서 밤을 찾기 위해 열중이다.
물론, 당연히 없겠지??
길 근처에 있는 밤송이는 부지런한 등산객에 의해 벌써 아작이 난 있는 상태이니 말이다.

아파트도 산 속에 있어서 공기가 좋지만, 그래도 산 속은 틀리긴 틀리더라~
코로 숨쉬기가 한층 편하고, 자연이 날 감싼다는 느낌이 든다.

이 돌무지는 등산객에 의해 쌓여진 듯 하다.
정말 꽤 크다~
게다가 잘 정돈되어 있는 모습이 좋아보인다~
나 또한 지나가면서 잘 되게 해 달라고 빌어보기도 하구~

등산길이 쉬워서 그런지 한참을 지나도 아들 녀석은 여전히 힘이 넘쳐난다.
장난끼가 여전히 넘쳐나는 거 보니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다.

약수터 근처에서 사진을 찍을렸더니, 사진에 찍히기 싫다고 피한다~
그게 의외로 자연스럽게 찍혔다.

이 곳은 정식 약수터는 아니나, 작은 동굴처럼 되어 있고, 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고, 그 옆은 바위로 되어 있는 작은 제단은 기도처로 보인다.

이 곳이 바로 약수터~
물이 많은 건 아니지만, 물이 굉장히 시원하다~
우리 두 녀석이 손 씻고, 세수를 하는데, 큰 녀석은 "올레~~"를 외친다.
등산을 하면서 약간은 더워짐을 시원한 약수로 세수를 하니 그 느낌이 남달랐는가 보다.

여긴 약수터 근처에 있는 휴식터...
아침마다 등산객들이 와서 여기서 약간의 운동을 하고 내려가는 곳인가 보다.
훌라후프와 줄넘기, 링이 준비되어 있었다.

여기에서는 우린 30분을 보냈다.
아내에게서 훌라후프를 배우느라~
(난 아직도 훌라후프를 못 한다. ^^)

위 휴식터에서 올려다 본 하늘..


내려가는 길은 한결 편했다.
내리막길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등산로가 잘 가꿔진 탓도 있었다.

거의 막바지에서 보이는 아파트를 살짝이 찍어 봤다.
집이랑 산이 이렇게 가까이 있다는 건 정말 행복이다.
그냥 가방 하나, 등산화 하나만 신고 산에 바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복 받은 것인가...

다음에는 백봉산 정상까지 가봐야겠다.
물론, 애들하고 가기에는 무리겠지.
저 약수터에서도 1시간을 더 가야 된다고 하고, 가파르기도 약수터까지의 등산로와 비교가 안 된다고 하니~
혼자 단풍이 만연할 시기에 올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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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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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원래 산을 싫어했다.
고향이 바다인지라 넓고 넓게 탁 트인 바다가 좋았다.
경북 동해안은 반농반어(半農半漁)라 왠만한 산에 올라도 탁 트인
바다가 한 눈에 보이기 때문에
산에 올라가도 답답하지 않고 오히려 시원하다는 느낌이 많았다.

그러나, 수학 여행 때 충청도를 지나면서 산들만 있는 지역을
지나다 보니 답답한 느낌 때문에 산을 싫어했다.
아마두 몇 시간씩 관광버스에 갇힌 상태에서 산들만 있는 지역을
지나다보니 더 답답했던 모양이였다.

그러나, 내가 산(山)을 사랑하고 좋아하게 된 산이 있다.
그 산은 대학교 1학년 때 철모르고 선배들을 따라 간 팔공산(八公山)이였다.
약속을 하고 간 날이 때마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고,
그리 많은 양이 아니라, 산행을 했었고,
갓바위에 올랐을 때, 눈 아래 보이는 운무(雲舞)는 산을 반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소였다.
그 이후로 산에 간다고 하면 무조건 따라 나섰었다.

최근에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는데, 아내가 산에 가자고 하길래 잡은 곳이 팔공산이였다.
같이 등산하자고 사 준 등산화에 흙이 한 번도 안 묻었다면서...
사실 아내는 등산하는 걸 싫어한다.
완만한 경사의 산행은 좋아하는데, 가파르고 힘든 산행은 무진장 싫어한다.
굳이 정상에 가야하는 이유도 모르겠다면서 ...
내 마음을 이렇게라도 풀어줄려는 아내의 배려가 새삼 고맙다.

암튼, 애들이 있고 하니 산에 간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갓바위의 고도가 800m 정도 되니 팔공산은 할 만 하다 싶어서 데리고 갔다.

갓바위 지구 관광지에서 일단은 점심 식사를 하였다.

식당 평상에서 우리 이쁜 공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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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고 우리는 산행을 위해 입구에 들어섰다.
그러나, 애들도 있고 하여 굳이 무리하게 올라가고 싶지는 않았다.
쉬엄쉬엄 놀다가, 쉬다가 올라가도 무리하지는 않겠다 싶었다.

아무래도 경사진 곳이라 애들이 가장 먼저 힘들다고 외친다.
출발한지 단 5분도 안 되어서...
마침, 계곡에 물이 흐르는 곳이라 애들 데리고 계곡에 내려가 물장난을 치게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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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놈 아인이는 집 안에 있는 것보다 나가는 걸 무진장 좋아한다.
금방 혼나고도 밖에 나가자고 하면 씨~익 웃으면서 손잡고 따라오는 놈이다.
그래서, 둘째 놈한테는 많이 잘 해주지 못해서 어떻게든 나갈려구 하고, 신경이 많이 쓰이는 놈이다.
물장난한다고 정신 없는 놈이 "아인아, V~~ 해봐"라고 하니 저 액션을 취한다.
아인이의 V는 저 포즈다..
첫째 놈도 내려왔다가 금새 올라가 엄마 옆에 앉아 포즈를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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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놈은 사진 찍는다고 하면 곧잘 포즈를 잡는다.
나중에 날 닮지 않아 키가 왠만큼 크다면 모델을 시켜도 잘 할 놈일 거 같다.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도 다양하고 힘들다가도 사진 찍는다고 하면 바로 밝은 표정을 짓는 시형이가
마냥 이쁘고 역시 내 아들이다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 시형이가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흐뭇한 표정이 나타나는 아내...

이 곳에서 이렇게 놀다가 좀 더 올라가는데, 또 힘들단다...
산이라고는 처음 가보는 두 놈 다 왜 안 힘들겠노...
산이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달리기를 좋아하는 시형이는
"아빠!! 우리 달리기 하자!!!"
"그래??? 준비~~~ 시~~~작!!!"
ㅎㅎ
한 열 댓 걸음 뗐나??
"아빠~ 시형이 힘들어... 나 걸을래~~~"
이제 시작인데, 내가 초장부터 진을 뺐나? 라는 미안한 감도 들긴 하지만,
많은 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언제나, 평지에서 처럼 너가 좋아하는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구...
가끔 살다보면 힘든 경사지에서도 해야할 때도 있고, 쉽게 지치기도 한다구..
그래도, 언제나 얼굴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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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 아내도 지쳐가고, 애들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작은 놈은 등에 업고, 큰 놈은 산행을 시켰다.
아내가 어케 할 수 없는 처지이니, 큰 놈은 미안하지만 남자구 하니 힘들어도 시켰다.

올라가는 가운데에서도 참 많이도 쉬었다.
나두 등에 실린 12Kg의 무게가 짓눌렀고, 가끔 "아빠~ 시형이 힘들어" 하면
앞에 안아다가 한 20여 미터 올라가서 쉬곤 했다.
아내는 걱정한다.
내가 작년 7월에 운동하던 중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왼쪽 무릎이 성치 않다.
생활하는데에는 지장이 없지만 아직 무리한 움직임에 무릎 탈골 현상이 발생한다.
"무릎 괜찮냐구?
 무릎도 안 좋은데, 시형이는 안지 말라구~~"
하긴, 앞뒤로 30Kg이 되니 아내 입장에선 걱정이 되겠지~~
나두 걱정이 되는데...

근데, 산행을 하면서 그것도 처음 하는 녀석들을 데리고 가는데 얼마나 힘들까 싶었다.
그렇게 힘든데두 내려가겠다는 말은 안 한다. 집에 가겠다는 말은 안 한다.
잠시 쉬었다 바로 일어서고, 조금 올라갔다가 또 힘들어 쉬고,
이런 패턴을 보이며 오르는 아들을 가끔은 안아주고 싶었다.
처음 접하는데, 너무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그래도 좀 힘들지만 해 볼만하다는 느낌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다른 산행하시는 어르신들도 힘내라고 하고,
시형이 칭찬하는 모습이 내게 오히려 힘이 됐다고 할까...

그냥 안아서 잠시라도 같이 올라가 주고 싶었다.
저 녀석이 힘들 때, 잠시라도 같이 있고 싶은 아빠가 되고 싶을 뿐이였다.
그 잠시가 저 녀석에겐 커다란 힘이 되길 원하면서 말야..

중간에 있는 관암사의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거의 갓바위 바로 턱 밑에 있는 전망대까지 올라갔었다.
중간 중간 너무 힘들어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내 뇌리 속에 오래도록 기억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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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힘들어 지칠 때로 지쳤을텐데, 카메라 앞에서는 항상 웃는다.
덕분에 나도 힘이 나고, 아내도 힘이 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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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형아~~, 저기 꼭대기에 올라가면 모 있는지 알어???"
"모르겠는데..."
"어, 저 위에 가면 모자 쓴 부처님 계셔~"
"부처님??, 마하반야 바라%^$%^$*^"
"하하하"

가끔 시형이랑 놀면서 좌선을 시킨다.
좌선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반야심경"을 웃으면서 외우기도 하고,
눈도 살포시 뜨면서 장난도 친다.
그래서, 몇 번 들은 기억이 나서 그런지 반야심경의 앞부분을 외운다.
역시, 애들은 스폰지이다...

드디어, 갓바위(정식명칭 : 관봉석조여래좌상, 보물 제 431호)에 올랐다.
갓바위에 오르기 전에 아인이도 등에서 내려놓았다.
나도 지칠대로 지쳤기 때문에...
저 쉼터에서 갓바위까지 오르는데는 경사가 좀 심하다.
그래서, 아내가 걱정이 돼서 아인이를 안을려고 하는데, 그 놈도 한사코 걸어가겠단다.
자기도 마지막은 자기 발걸음으로 가고 싶었나 보다.
아님, 내 등이 불편했던가...
아무튼, 마지막은 모두 다 걸어서 올라갔다.
아내도 갓바위엔 처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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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왔다고 하니, 전부 산 아래를 내려다 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아인이도 한 없이 아래를 바라봤다.
그런 와중에도 시형이는 포즈를 취하고... ㅋㅋ
나중에 모델이나 연예인을 반드시 시키든지 해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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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엄마, 바람 시원해~"
그래, 힘든 과정 속에 드디어 목표에 다다랐을 때, 얻어지는 여유와 시원함은 더 없이 좋단다.

잠시, 입시 백일 기도 드리는 분들 사이에 식구들이 모여 잠시 앉아 땀을 식혔다.

"시형아~ 저기 부처님 보이지?"
"웅~~"
"그럼, 절해야지~~"
"같이 하자~~, 아빠랑 같이 할래~~"
내가 일어서서 3배를 드리자, 옆에서 시형이도 내가 하는 걸 눈치봐가며 따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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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이 식으면서 꼭대기에서 부는 바람은 차가워지는 법...
애들은 긴 옷을 입히고 하산을 준비하였다.

"시형아, 너, 말 안 들으면 부처님한테 다 일러준다~~"
"아~아~~, 안 돼요~~ 말 잘 들을께요~~"

간만의 산행이였나...
아님, 애들을 데리고 가서였나...
나의 종아리는 얼마 되지 않는 산행 코스에서 알을 잉태시켰다. ㅠ.ㅠ

나는 팔공산만 오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가족 덕분에 나는 편안해졌고,
애들은 산행 느낌을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살아가는데 있어서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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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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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나의 15년만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은 7월 13일 자정부터 시작되었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꼭 지리산을 가고 싶어 했으나,
기회가 여의치 않았고, 어영 부영 시간을 보내고 결혼하고...
나의 지리산 종주에 대한 꿈은 사라지는 듯 했으나,
마침 회사내 산악회(산들바람)에서의 지리산 종주가 계획되어 같이 참여하게 되었다.

1주일 전부터 나의 마음은 봄처녀의 마음처럼 술렁이고 있었다.
(사실 내가 봄처녀가 되어 보지 못해서 잘 모르지만, 다들 이런 표현으로 대신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의 몸 컨디션은 썩 좋지가 못했다.
전(前) 주에 학교 연구실 모임이 있어서 충주에서 이틀 연속으로 축구를 하는 바람에
온 몸이 찌부덩했고, 특히, 다리 근육이 뭉쳐서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 상태로 출발이나 할 수 있을까?
설사 출발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 상태로 과연 종주할 수 있을까?
중간에 포기하는 나의 자신에 대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을까?

갖은 걱정을 안고 회사에 모여 보니 수 많은 짐들이 나의 어깨를 더 짓눌렀다.
과연...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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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럿이 함께 한다는 것이 나의 걱정을 뒤로 하게 만들었다.
설사 내가 내켜하지 않은 상태라 하더라도 "여럿이 함께" 라는 알지 못하는 기운이 나를 움직이게

보채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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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요일 자정에 동서울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백무동행 버스에 올라 탔다.
버스에 내리자 말자 어두움을 헤치고 바로 부산히 움직여야 하고,
첫 날이 제일 고비일 거라는 혼자만의 생각에 사로 잡혀 버스 안에서의 잠은 나에겐 무척이나

중요했지만, 그 중요성은 한낮 문자로서만 존재할 뿐, 새우잠으로 대신하고 말았다.

3시간 30분동안 빗속을 달려 도착한 백무동 입구는 스산한 기운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우기인데다가 새벽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탓이리라...

모두들 부산했다.
지리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이른 아침 식사를 해야 하는 탓이기에...
그러나, 정작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다들 알아서 너무나 잘 준비를 하니 어설픈 실력으로 앞에 나섰다가는 초장부터 산행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 앞선 탓이다.

어쨌든, 라면과 전투 식량으로 배 속을 채우고 기념 사진과 함께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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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다짐을 했는지 모른다.
누군가의 말처럼 "산은 사람을 겸허하게 만든다" 라고 한다.

아무리 체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 할 지라도 한 순간의 자만심이
돌이킬 수 없는 사태를 만들어 버린다는 것을 수 없이 들어온 까닭에 속으로 되뇌었다.

"그래, 내가 평소에 운동을 하고 했지만, 언제나 산 앞에선 배워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 뗄 때마다 나는 초보이며, 산 앞에선 거들먹 거려선 안 된다..."

얼마나 속으로 되뇌었을까??
갑자기 온 몸이 상쾌함으로 가득차는 것이었다.
이 마음과 가슴으로 종주를 무사히 마치기를 기원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아뿔싸!
이거 또한 자만심이었던가?
잠시 방심하는 순간 얼굴을 씻기 위해 벗어 놓은 안경을 계곡수에 빠뜨려 한바탕 난리를 피웠다.
나로 인해 다른 팀원들이 고생을 한 거 생각하면 아직도 미안함이 가시지 않는다.
이로 인해 나의 마음은 평정을 찾고 쉽게 산행을 할 수 있는 초석이 되지 않았나 싶다.

내부적으로 열반과 우반이 나뉘어져 있는 상태라 20~30분 산행 후 10분 휴식이었다.
사실 잠도 부족한 상태에서 무거운 짐들을 메고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은 무리이었을 것이다.
우반인 분들도 이런 휴식의 달콤함을 충분히 알고 계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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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휴식의 달콤함을 충분히 느끼기 전에 지리산은 우리에게 아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어둠을 걷고 밝음으로 우리를 인도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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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덕에 우리는 더 힘을 내서 걸을 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참샘에서의 송길영 이사님의 예전 기억들도 들을 수 있었고,
소지봉에선 이제부턴 지금까지와는 틀리게 좀 편히 오를 수 있다라는 송성환 부사장님의
격려와 함께 우린 한 줄기 희망을 찾듯 가벼운 발걸음을 하게 되었다.

"이젠 능선도 보이고 왠지 저 능선과 고개만 넘으면..." 하는 바램을 갖고 전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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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뒤돌아 내려가기엔 너무 많은 길을 걸어왔고,
되돌아 가기엔 나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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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상단 시계 방향으로. 박영진 차장님, 김태영 팀장님, 김은화 차장님,
                      김경서 사장님, 권미경 부장님, 나, 장동준 차장님, 송길영 이사님>

중간에 장동준 차장님의 다리 경련(흔히 쥐 내렸다 라고 표현)으로 인해 좀 지체가 되었을 뿐

우리는 시원하고 상쾌한 경관에 장터목까지 한 달음에 도달했다.
그제서야 팀원들은 모든 장비를 내려놓고
다리도 풀고, 행동식도 먹고, 즐거운 담소를 나눌 수 있었다.
첫 날 산행치곤 1000m 이상 걸어올라 온 것이어서 올라올 때엔 별 말 없이 무뚝뚝하게
내걷던 사람들이 마치 이 산에서 저 밑에 까지 행글라이더로 내려가듯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은 같았다.

그러나, 아직 우리에겐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천왕봉까지 갔다 와야 하며 오늘 묵을 세석 대피소까지 걸어가야 한다.

천왕봉!!
말로만 듣던 그 천왕봉을 이제서야 간다.
이 비탈길로 올라가서 조금만 가면 되리라.
지금껏 우리는 잘 올라왔다.
이쯤이야~~

ㅋㅋ
그러나, 어림없는 소리...
왕복 2시간 남짓되는 거리(왕복 3.4Km)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많이 남아 있다.

드디어 비탈길을 내딛으며 올라서니 와우~~
사진으로만 봐오던 주목들이 눈에 펼쳐지는 것이 아주 장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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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던 그런 느낌이 아니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그 주목들이 나의 눈을 너무 황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래서 지리산을 찾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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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봉...
왜 안 나타나는거지...
분명 나타날 때가 된 것도 같은데, 왜? 왜??
점점 지쳐가는 것일까??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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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한숨과 보이는 것이 통천문(通天門)...

이 곳만 지나면... 이 곳만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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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통하는 통천문을 한참 지나니 구름 속에서 그 위태를 드러내 놓는 천왕봉...

너무 신이 나서 냉큼 뛰어 올라 15년을 꿈꿔오던 천왕봉에 올라 왔노라 소리치고 말았다.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이 얼마나 오고 싶어 했고, 이 얼마나 그리워한 곳인가...
눈물을 쭈~욱 흘려 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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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人의 氣像 여기서 發源되다"
"智異山  天王峰"
천왕봉 해발 1915m..
역시 꿈은 이루어지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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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황홀감과 성취감을 가슴에 품고 장터목 대피소로 다시 향하였다.
장터목에서 송성환 부사장님과 김은화 차장님의
훌륭한 참치김치찌개를 아주 맛있게 먹고, 다들 1시간 여동안 낮잠과 휴식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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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의 우려한 비는 보이지도 않고, 따까운 햇살을 맘껏 즐겼다...
다들 지친 몸을 보충한 후 세석 대피소로 가는 능선을 따라 걸었다. 한편으론 좀 더 쉬었으면 하는 바램이였지만 종주란 그리 쉽게 허락하지 않음을 잘 알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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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장터목에서 세석 대피소까지의 2시간 정도의 능선 주행은 너무나 환상적이다.
이 눈에 보이는 장관이 우리나라가 맞을지하는 의구심이 덜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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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제가 명명한 "키스 바위"라는 곳이다.
순종주를 하면 잘 안 보일 수도 있는데, 역종주를 하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바위다.
적극적인 여성의 딥 키스를 남성이 달콤하게 받아내는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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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봉을 지나 촛대봉까지 그냥 2시간이 훌쩍 흘러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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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광경을 구경하고 틈틈이 휴식을 통해 웃다보니 ...

오전보단 오후가 걷기 너무 힘들어지는 이유로 세석 평야까진 무려 3시간이 넘게 걸렸다.
촛대봉에서부턴 지쳐 정말이지 배낭을 다 집어 던지고 싶었다.
워째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고, 우리가 원하는 세석 대피소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마치 사막을 걸어가는 것처럼, 짜증이 섞여 나고...
이것도 "여럿이 함께"의 힘일까?
내가 지치고 짜증내면 다른 팀원들이 힘들어진다는 생각에
내색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재촉하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백무동에서 출발한지 꼬박 14시간이 지나서야 세석 대피소에 도착했다.
구름 속에 있어서 그런지 대피소가 우중충한 느낌이긴 했으나,
휴식 공간으로선 딱이었다.
후딱 옷을 갈아입고, 저녁 식사 준비하러 갔더니
이번엔 장동준 차장님과 사장님이 직접 불고기를 굽고 계신다.
다른 사람보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오시느라 힘들고,
또한 직위로 인해 쉴 법도 한데 직접 본을 보여 주시는 모습이 새로웠다.
자연이 송길영 이사님이 2일차 아침 당번이 되었지만서도..

3근이나 되는 불고기를 직접 메고 온 박영진 차장님 덕분에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시샘을 받아가며 아주 아주 훌륭하게 첫 날 저녁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정말 그렇게 맛있는 불고기는 잊을 수 없을 거 같다.

이렇게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고, 몇 분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장동준 차장님, 김태영 팀장님, 사장님이랑 간단히 양주 한 잔 하면서
세상사는 얘기를 하고 우리는 하루를 마무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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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종주 기간 중에 가장 먼 거리를 산행해야 하기에 다들 일찍 일어났다.
4시 30분에 기상하여 송길영 이사님의 북어국으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서둘러 출발을 했다.
사실, 사장님, 부사장님, 이사님들의 이런 솔선수범의 모습들이 의외이기도 했지만 감동이었다.

어젠 대충 12Km를 걸었고, 오늘은 16Km 를 걸어야 한다.
물론, 심한 오름은 없다.
그러나, 말이 16km이지 오름과 내림을 줄곧 반복을 해야 하고,
수 많은 돌과 바위, 흙을 지나쳐야만 하는 걸음이다.
구름 속을 걷는 것이라 비가 보슬보슬 오는 듯 하다. 습도도 높다.

참, 아쉽지만 장동준 차장님은 둘째가 아직 한 달여 있어야 세상 구경을 하지만,
진통 온다는 소식에 아침 먹고 서둘러 하산을 하였다.
(뒷 얘기지만, 가진통이였다고... )

원래 계획은 점심은 벽소령에서 먹기로 했으나,
전 날의 경험을 통해 오후엔 산행하기에 너무 힘들다는 결론으로 오전에 내 달리기로 했다.
그래서, 우리의 첫 번째 목적지는 연하천으로 바뀌었다.
연하천까지는 대충 5~6시간을 걸어야 한다.
벽소령까지 3시간 30분 정도...

구름 속이라 배낭 속의 내용물들이 눅눅해질까봐 모두들 배낭 커버를 하고,
단단히 준비를 하며 떠나나 얼굴은 많이 지쳐보인다.
어제의 무리한 등반과 무거운 짐 때문이리라.
그러나, 야속하게도 너덜길의 연속이었다.
(너덜길이라는 것은 박영진 차장님을 통해 처음 들은 얘기이다.
 돌이 많은 비탈길을 너덜길이라고 한다.)

어제의 무리와 너덜길로 인함일까?
사장님의 오른 무릎에 무리가 오기 시작했다.
뒤에 따라 가는 나의 마음은 다급하기 시작했다.
이 사태를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가?
그러나, 오직 생각만 앞설 뿐 선듯 "배낭 벗어주세요, 제가 들겠음다" 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나의 어깨에 걸려 있는 배낭 무게도 무시 못하니깐 말이다.
또한, 어설픈 용기로 나마저 뒤쳐지고 쓰러질까 걱정이 먼저 앞을 나서고 말았다.

마침, 대열이 2-3-3 대열로 나뉘어지게 되어 난 본대의 선두로 나섰다.
사장님은 후미에서 박영진 차장님이 같이 오게 되었다.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아무튼, 벽소령까지 예상 시간 3시간 30분을 정확히 맞추어 도착을 하였다.
벽소령까지 오기 전 700m 정도는 아주 걷기 편한 길이라서 쉴 만한 시간을 없애고
바로 주파를 했기 때문이리라.

벽소령은 짙은 구름에 가려 경관을 제대로 쳐다볼 수 없었다.
일단, 원래 일정보다 2시간을 더 가야 하기 때문에 행동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배고픔을 좀 더 일찍 달래기 위해
부사장님과 김팀장님은 첨병 역할로 일찍 출발하였다.
나중에 자바라를 챙기지 않음을 알고 뒤늦게 송길영 이사님이 쫓아가셨다.
(열반의 대열에서 초사이언의 대열에 나서신 송길영 이사님과 김태영 팀장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이젠 핸드폰에 녹음하는 짓도 하지 않고,
사진 찍는 짓도 하지 않았다.
오로지 목표를 향해 묵묵히 걸어가는 길 밖에 남지 않았다.

모, 형제봉을 지나왔다는데, 형제봉이 어케 생겼는지 모른다.
오로지 내 눈에 들어온 건 너덜길만 기억날 뿐...

쉼과 걸음을 꾸준히 하면서 예상 시간보다 10분 늦게 연하천 산장에 도착했다.
첨병 역할로 30여분 일찍 도착한 팀은 식사를 마치고,
본대의 식사 준비를 해 주시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으셨다.
덕분에 편히 점심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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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식사를 마치고 얼마지 않아 비가 내렸다.
이론...
다들 판쵸우의마저 입고 나서기 시작했다.

이젠 송성환 부사장님 마저 불편하신가 보다.
왼쪽 발바닥에 신경이 곤두서시는가 보시다.
점심 식사를 일찍 마련하기 위해 무리한 탓이리라.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 앞에 버티고 있는 저 큰 덩치는 토끼봉인데,
왜 그리 멀게만 늦게지고, 더 커 보이는 것일까?
저 놈만 정복하면 우리에겐 안락한 쉼이 주어지는데, 자꾸만 고개가 떨구어진다.
모두들 지쳤다.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자신과의 싸움에 지지 않을려 노력하는 모습이 얼굴에 나타난다.
혹여, 질려하는 기색만 보이면 옆에서 모두들 힘내자고 발걸음을 재촉한다.

토끼봉을 오르기 위해 사력을 다한 탓인지, 다들 오르고 난 후 쉽게 지쳐버린다.
잠깐 쉼을 통해 서둘러 걸었더니, 드디어 저 멀리 화개재가 보인다.
화개재...
화개재...
이제 200m 아래로 계단을 걸어내려가면 우리의 두번째 숙소인 뱀사골 대피소가 나온다.
그러나, 단지 200m일 뿐인데도 이렇게도 힘이 드나?
그것도 오르막도 아닌 내리막인데...
농담이지만, 그냥 좀 아프더라도 굴러내려가고 싶었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것조차 귀찮을 정도였다.

시원한 계곡 바람이 날 맞이해 주지 않았더라면 난 그냥 한동안 계단에 멍하니 앉아 있었을 것이다.
포기를 하겠다는게 아니라, 잠시 쉼이 필요했다.
또한, 먼저 출발해서 도착한 송길영 이사님과 김태영 팀장님의 박수가 아니였다면...

다들 또 부산하다.
오늘 부식을 많이 줄여야 하는 관계로 12첩상이라는 어마한 식단을 준비하기 위해서 말이다.
ㅋㅋ
덕분에 산 속에서의 만찬은 줄곧 이어졌다.
최근에 먹은 식사 중에 지리산에서 먹은 식사가 가장 맛있었다.
전부 식사 준비를 위해 힘이 들어도 최선을 다해주는 팀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전 왜 안 했냐구요? ㅋㅋ 전 설겆이 담당이었습니다.)
오늘도 예외없이 양주 한 잔씩 했다.

피로가 쌓이고, 피곤에 지칠 때는 혈행을 도와주는 알코올이 제격이다.
내일도 9Km 정도 걸어야 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다들 일찍 잠자리에 드는 분위기이다.
나 또한, 결리고 뭉쳐 있는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종아리랑 어깨에 맨소래담 로션을 듬뿍 바르고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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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드뎌 비다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히려 더 시원했다.
개인적으로 보슬비 내리는 산을 좋아한다.
평소에 잘 보지 못하는 운무들의 멋진 춤들을 황홀하게 볼 수 있으니깐 말이다.
이 춤은 산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다.

다들 이제 설레는가 보다.
힘든 과정의 끝이 보이니깐 지친 모습들이 보이지 않는다.
다들 희망을 가슴에 안고 준비를 한다.

배낭도 한결 가볍게 하기 위해 먹어 치울 수 있는 건 먹어 치우고,
남은 건 산장에 기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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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 날 내려온 200m의 계단을 다시 올라야 하는 수고로움이 음습하였다.
사실, 정신적으론 매우 가볍긴 했으나, 축적된 피곤함을 가진 몸은 여전히 가볍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다들 출발은 좋았다.
다시 돌아온 화개재에서 흔적도 남기고 하는 것을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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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그러나, 우리 앞을 가로 막는 것은 "595"라는 숫자였다.
올려다 봐도 끝이 없는 계단들이 "너희들 올라올테면 올라와바!!" 라는 거만을 떨며 내려다 보고 있었다.
거저 한숨 뿐...
휴~!!
그러나, 한 계단 한 계단 즈려 밟으니 595 라는 숫자도 별 거 아니었다.
그저, 묵묵히 차근 차근 올라가니 우리를 내려다 보던 거만은 온데 간데 없이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를 하였다.


우리의 종주는 역종주 코스라 노고단에서 올라오는 산벗들이 많았다.
특히,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좁은 산행길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었고,
그들의 눈엔 부러움이 한껏 묻어났다.
어떤 이는 대놓고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이시네요, 저희는 이제 고생 시작인데..." 라고 가시는 분들도 있었다.
제가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안전 산행 하세요~"...
사실 비가 제법 왔었고, 장마 전선이 남부로 내려온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 시간 서울에선 물 난리가 나서 나라가 시끄럽게 떠들고 있은 때였다.

부디 안전 산행하시길...

역주행이다보니 속도가 나질 않는다.
좁은 산길에서 마주치면 어떤 한 일행이 멈춰 비켜줄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덕분에 재충전을 위한 쉼은 별도로 필요하지 않았다.

어느듯, 삼도봉에 도착...
경상남도, 전라남도, 전라북도의 경계선이 나타났다.
이곳의 풍경은 그닥 좋은 건 아니지만, 의미 있는 포인트라 다들 포즈 한 번씩 잡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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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라는 희망에 부풀어 우리의 다리는 다들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게 목표를 향한 집념이 낳은 최대의 산물이 아닐까 한다.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쳐 지쳐 더 이상 힘이 나지 않을 법도 한데,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어디서 충전이 되었는지 다시 생각지도 못한 힘들이 솟아나는 기분이란...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이래서 사람들은 산을 오르고, 산을 오르면 정상에 가려하고, 정상에 가면 하산을 하려 하는가보다.

이런 온갖 생각들이 스쳐 가는 가운데 뒤에서 고함소리가 들린다.
"길 비켜주세요!!!"
놀라 피하고 보니, 산악 마라톤을 하는 무리들이 순식간에 지나쳐 버린다.
마라톤 온차림에 가볍게 놀리는 다리...
다들 대단하다고 느끼는 순간 노고단...

드디어, 우리는 해 내었다.
중간 중간 포기하겠다는 생각보단 정말 힘들다. 잠시 쉬고 싶다라는 유혹을 뿌리치고
모두 무사히 종착을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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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라는 힘이 보여준 멋진 결과였다.

다들 가슴 속 깊이 그 여운을 깊이 간직했을거라 본다.

윗분들의 그 무거운 직위를 내려놓고 동등한 관계로 산행하는 모습과
누구 하나 다른 팀원들에게 피해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두고두고 떠올릴 거 같다.

이제 우리의 마지막 할 일은 파전에 막걸리 한 잔 하는 것이었다.
노고단에서 성삼재까진 40여분 거리이다.
지금까지의 길과는 달리 잘 정비되어진 길이었다.

막걸리 한 사발에 그간의 피곤도 같이 삼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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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맛있는 밥을 먹고 포근한 집으로 향하는 길이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다.


...
...
...


나 다시 당신을 찾으리다.
나 다시 당신이 그리워 찾아 왔노라 부르지리리다.
나 당신의 모든 모습을 보고 싶어 또 다시 찾아왔노라 고백하리라

나 삶에 찌들어 지칠 때면 당신의 용기를 배우러 오리다.
나 거만하고 오만하게 되면 당신에게 겸허함을 배우러 오리다.

아니,
나 다시 당신을 찾아 왔을 때는 사랑하노라고만 외치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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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저희 회사 사장님이 작성한 종주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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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와 집중호우 덕분에 이틀을 쉬고 화요일 출근해서 만나는데 남자들은 모두 입술이 부르터있다. 그 만큼 힘들었나보다. 목표가 있으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일단 달성한 후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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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은 발가락이 골절되었다니 더 놀랄 따름이다. 산행할 때 항상 맨뒤에서 - 맨뒤에서 걸으면 두배는 힘들다. 행군해본 사람들은 안다 - 최고 무거운 짐을 들고 걷는데 내색하지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깝다. 미인 아내하고 결혼한거도 대단한데 터미널까지 마중나오다니 정말 제대로 된 집안이다. 비결이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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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화에게도 감사한다. 도대체 가방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항상 먹을 것을 꺼내준다. 마지막날까지도 쵸코릿바와 쌀과자를 내 놓는다. 휴지 한장도 무거워서 배낭에 넣기 싫은데 여러 사람의 행동식을 삼일 내내 들고 다니다니 대단하다. 김은화는 저도 힘들어요 하지만 아무도 안 믿는다. 항상 일정한 속도로 랄랄라 하면서 가볍게 걷는다. 부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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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은 8월 휴가 때 또 지리산을 간다고 한다. 그냥 혼자서 가겠다는데 동참하는 사람도 있겠다. 김팀을 따라 가려면 매일매일 훈련을 많이 해야 할꺼다. 왜 그렇게 빨리 걷냐고 물으니 배가 고파서요, 빨리 가서 밥 먹으려구요. 그래 역시 헝그리 정신이 중요하다. 올해 초에 도봉산을 못 올라서 헥헥대던 사람이라고는 절대 믿겨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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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준의 가족 사랑에도 놀란다. 첫날 12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세석산장에서, 이제부터 지리산 능선타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아내를 위해 내려갈 결정을 하다니 대단하다. 결국 둘째넘은 한달 더 있다가 세상에 나올 모양이다. 장동준 덕분에 우리 일행은 첫날 쓰레기를 모두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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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진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역시 설겆이다. 물로 헹구지도 못하는데 휴지로 쓱쓱 잘 닦아낸다. 이거 쉬워요, 그냥 하면 되는데... 영진아 니는 다음 산행에도 꼭 따라 와야한다. 합기도로 단련된 몸이라 마지막까지 무거운 배낭을 마다하지 않는다. 요번 산행에도 와이프한테 핑계될 것이 없어서, 사장님이
가자고 한다며 둘러댔다고, 적당히 해라 니 집사람이 나 너무 미워하지 않게.. 그래도 다음번 설악산에도 꼭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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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출발하기 전부터 계속 묻는다. 의문형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끝도 없다. 남자는 지구력이다. 처음에는 죽을듯한 표정을 짓지만 끝까지 살아 남는 사람은 송길영이다. 요번 산행에서 초사이언 레벨을 획득한다. 첫날보단 둘째, 둘쨋날 보다는 셋째날에 더 무거운 배낭을 매는 유일한 사람이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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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경은 늘상 일정하다. 걷기 시작하는가 싶으면 저 뒤에서 좀 쉬어요 한다. 쉴 때에는 남들을 보지도 않는다. 쪼그려 앉아서 땅만 쳐다본다. 얼굴은 점점 하얗게 변한다. 권미경에게 바라는건 단순하다. 가끔씩 웃어주라는거. 이틀째에는 완전 자신감을 찾아서 백두대간 종주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박수를 보낸다. 12첩반상을 기다린다. 그게 안되면 돼지고기에 수제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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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환을 쳐다보면 나이를 잊게 한다. 이렇게 쓰면 화내겠지만 최연장자라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우선 요번 지리산 산행코스를 정말로 환상적으로 잡아줬다. 벌써 지리산을 5~6번 다녀왔다. 물론 18년 전 일이지만. 항상 웃으며 좌중 분위기를 잡아준다. 이틀동안 3~4시간밖에 자지 않고도 잘 걷는다. 자신의 체력이 무지 좋다는걸 잘 모르고 있을 뿐 괴력의 소유자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자꾸만 산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비도 오지 않고 해도 뜨지 않는 산에 가기 아주 좋은 날이다.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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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장님은 그 무거운 직위의 짐을 내려놓고 의지로 완주해주신 멋진 본을 보여주셨음다. 정말 감동입니다.
2. 직접 본 사람들만 알겠죠? 사장님의 불굴의 의지와 집념을.. ^^
3. 지리산은 정말 멋진 산이네요.. 그 멋짐을 느끼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더욱 많이 필요하겠죠?
4. 멋있습니다. ^^
5. 체육 점수가 최악이었던 제가 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내년에는 전 직원이 다 함께?
6. 저도 체육점수는... 꽝이었는데... 등산을 매주 꾸준히 하니... 지리산 종주도 가능해지더군여...
7. 윽, 위에 초사이언 두명이서 농담을 주고 받고 있군요
8. 매주 등산을 꾸준히 한 저는 뭡니까? T.T
9. 음... 지금 다시보니..."비결은...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라는 말하고 비슷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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