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부터 기습적인 눈에 동네는 온통 하얗게 변했다.
오후부터 내린 눈은 오후 4~5시가 되어서야 절정을 이루었다.
잠시 눈을 부친 후 애들을 단단히 입힌 후 눈을 즐기러 밖으로 나갔다.

그동안 남쪽에서만 지내서 눈을 많이 보지 못한 탓인지 애들은 눈을 보더니 아주 즐거워라 했다.
나오자 말자, 눈을 손에 담아 서로 서로 뿌리기도 하구...

옆에 놀이터 올라가는 완만한 경사가 있는데, 누군가가 벌써 그 곳에서 눈썰매를 타고 있었다.
나두 애들 태우고 싶은 마음에 그곳으로 갔으나, 애들 태울만한 도구가 없어 헤메고 있었는데,
마침 그 분이 집에 들어간다고 우리에게 비료포대를 주는 것이 아닌가...
이게 왠일이야~~!!!
비료포대~~
어릴 적 타보구 타 본 기억이 없는 바로 그 비료포대 썰매~~

시형이는 무턱대고 비료포대에 올라서다가 두 번씩이나 엉덩방아를 찧다가 그 다음부터는 아주 조심조심 올라탔다.

그러나, 탑승은 조심조심 했으나, 눈썰매의 묘미는 제대로 느낀 유일한 놈이였다.
거의 10m를 타고 내려가는데, 나는 무서워서 중간 중간 멈칫 대느라 별 재미를 못 느꼈는데,
이 놈은 거칠게 없었다.

내려가다 조그만 나무에 걸려두 무조건 내려간다.
비료포대가 빙빙 돌아도 멈추기 전까지는 무조건 질주다...

역시 눈썰매는 비료포대가 와따이다.
나두 멈칫멈칫대긴 했어두 애들 핑계로 동심의 세계로 맘껏 돌아가 놀았다.
애들이 없었으면 참으로 쪽팔리기도 했겠지만서두, 애들 덕에 나두 1시간 동안 신나게 놀다 돌아왔다.

그러나, 낼 출근은 어떡하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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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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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온지 3개월이 지났는데, 적응하느라 집도 제대로 꾸미지도 못했다.
사실 더 꾸밀 돈도 없거니와, 번잡한 걸 싫어하는 스타일이라서 왠만하면 들이지 않을려구 한다.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나,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꼭 필요했다. 화초!!!
황량하고 삭막하기 그지 없는 집안에 새로운 식구가 들어와 집안이 생기가 도는 거 같다.

이번 주에 모두 입양한 식구들이다.
대엽홍콩, 벤자민, 부레옥잠, 물상추, 그리고 한 놈은 업어온 녀석이라 이름을 모르겠다. ㅋㅋ

요 놈을 가장 비싸기 입양해 온 놈이다.
화분까지 해서 꽤 나가는 놈이다.
이름은 대엽홍콩으로서 쉐플레라 종류이며 드릅나무과 상록관목 또는 교목이라고 한다.
열흘에 한 번씩 물을 흠뻑 주면 된다고 하고 키우기가 까다롭지 않다고 한다.
요 놈 수경이나 삽목으로 동생들 키울 수도 있다고 한다.
나중에 한 번 동생들을 키워봤음 하는 바램이다.

요런 옹기에 부레옥잠과 자그마한 물고기를 키우기 위해 입양을 했다.
옹기와 부레옥잠, 물상추와 숯이 아주 잘 어울린다.
숯은 새집증후군을 없애기 위해서 참숯 가마 찜질방에서 몇 놈을 입양한 놈 중에 한 놈을 가져다 놓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잘 어울린다.
내일은 마트에 가서 여기에 잘 어울릴 물고기를 입양할 예정이다.
어떤 놈들이 올까? 벌써 기대가 된다.

요건 지난 주 바자회에 아주 싸게 입양을 한 벤자민입니다.
분갈이를 해줘야 하는데 아직 분갈이를 하지 못했다.
조만간 이쁜 화분으로 분갈이를 해 줄 예정이다.
벤자민은 위 대엽홍콩과 더불어 공기 정화에 아주 좋다고 하다.
특히, 벤자민은 주방 조리 중 불완전 연소된 이산화황과 이산화질소도 흡수하는 식물이라고 하네.
아무튼, 요 넘은 이파리에 물기가 없어 보일 때 물을 주면 된다고 한다.

요 놈은 식물원 밖에서 거의 버려지다시피한 놈을 업어 왔다.
좀 메말라 있고, 잎이 죽어있는 거 같았는데, 잎도 정리 좀하고 물을 주니 나름 괜찮다.
업어온 놈이라 이름을 물어보지도 못했다.
혹시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요 놈들이 우리집에 입양해 온 1세대이다.
아직 1세대라 딱히 뭐라 말하긴 힘들지만, 요 5형제(대엽홍콩, 벤자민, 부레옥잠, 물상추, 이름모르는 넘)가 우리집을 아주 상큼하게 만들어버렸다.

앞으로 많은 2세대들도 입양을 할 생각이다.
적막한 아파트 생활이 요 넘들로 인해 생기가 넘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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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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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까지 출근이라 집에서 보통 8시에 일어난다.
씻고, 밥 먹고 거실에 나와 밖을 보는 순간...


우리 집이 불과 5층임에도 불구하고 운무들의 노닥거림을 저렇게 불 수 있다니...
나는 참 복 받았다고 생각한다.
5층임에도 저런 풍경을 우리 집 앞마당으로 불러들일 수가 있고, 뒷마당에는 산이 병풍을 치고 있으니 말이다.
밤이면 뒷산에서 흐르는 계곡 소리와 풀벌레 소리에 잠은 절로 오고,
서울 시내에서 찌든 몸은 이 곳 자연 속에서 푸니 정말 좋다.

산 아래에 있는 산사(山寺)의 풍경 소리만 더 가까이서 들을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일텐데...

** 아래 사진은 저희 카페 회원님이 찍은 사진입니다. **
이런 광경은 이 곳에서는 자주 보입니다.
정말 환상적이죠??

내년까지 공원화 할 예정이고, 왼쪽 산 아래 보이는 도로가 경춘고속도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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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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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오고 3번째 주말을 맞이하고 있다.
간만에 여유로운 주말이다..

오늘도 시원한 바람과 아이들의 소리에 깼다.
그저께 상가집에 갔다온 여파가 아직 남아 있을텐데도 예전보다 일찍 일어났다.
사실 여기 이사오기 전에는 주말에는 무조건 오전 11시 ~ 12시에 기상을 했는데, 이곳에서는 8~9시에 기상을 한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아내도 놀랜다.
당신이 어인 일로 이렇게 일찍 일어나냐구?

내가 생각컨대, 아마도
뒷산 개골서 흘러내리는 시냇물 소리와 뒷산에서 아주 감미롭게 지저귀는 새소리에 편안한 밤을 보내서 그런게 아닌가 싶다.
당연 자연의 소리 뿐이겠는가?
산에서 내뿜는 정기가 나의 몸을 지탱해주는 보약인 듯하다.
나의 보금자리가 연꽃 모양으로 아파트를 둘러싸고 있어서 아주 포근하다고 해야할까?
풍림아이원이 지어지기 전부터 옆에는 동원정사라는 사찰이 버젓이 자리하고 있는 걸 보면 이곳은 분명 좋은 터임에 틀림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침에 일어나 거실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그닥 좋지는 않다.
아무래도 제일 뒷동이다 보니 앞동에 가려 바로 앞 풍경은 좋지는 않으나, 조금만 옆으로 비껴보면 눈이 맑아진다.

오른쪽 하단에 사찰이 보인다.
꽤 커지는 않지만, 고즈넉하니...
저 산 너머에 경춘고속도로가 있다.
직선 거리가 아마도  1km 남짓함에도 불구하고 경춘고속도로의 소음이 심하지 않다.
12시경에 경춘고속도로를 난폭 운전하는 1~2 차량의 굉음도 앞 동들의 방음막(?)으로 인해 커지 않고 오히려 정겹게 느껴질 뿐이다.
(ㅋㅋ 그렇다고 해서 앞동에서의 느끼는 소음도 커지 않다고 들었다. 다들 주변 환경에 너무들 만족해하며, 풍림 콘도에 저녁이면 놀러와서 쉬다가 출근하는 느낌이란다.^^)


그러나, 뒷산은 완전히 우리 집의 것이다.
산의 맑은 공기를 제일 먼저 받고 제일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이 우리 집이다.
높은 하늘과 산이 어우러져 서울에서 쫓기는 삶을 이 곳에서 고스란히 보전받고 있다.
오히려, 더 많은 삶의 활력을 충전받는 곳이다.

저 산을 통해 등산도 가능하고, 등산을 하다보면 약수터도 나온다고 한다.
조만간, 물통을 사다가 약수 뜨러 함 가봐야겠다.


우리 동 바로 뒤에 있는 놀이터이다.
놀이터가 바로 뒤에 있어서 시끄럽지 않냐고 하는데, Never~~
자연의 소리와 어우러지는 아이들의 소리는 그저 소음이 아니라, 음악이다.
너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게 아닌가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절대 아니다.
정말로, 하나의 음악이다.

놀이터가 집이랑 가까우니 놀러가기도 편하고 안심이 된다.
단, 아내가 힘들어한다.
애들이 자꾸 놀러가자고 해서 많이 피곤한가보다.

어쨌든, 3주가 된 지금 상황으로서는 1,000%의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훌륭한 주변 경관과 공기에,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버스를 이용하여 집에서 역삼동 사무실까지 70분이라는 훌륭한 교통 편의...

정말이지 모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곳이 이 곳이다.
지친 심신을 집에서 풀 수 있는 혜택받은 이 곳으로 놀러오시길...

** 관련 글 **
- 남양주 화도 ↔ 잠실行 8002번 버스 안에서...
- 남양주 화도읍 차산리에서 역삼동 사무실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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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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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입주한 아파트가 남양주에서도 한참 들어가야 한다.
예전에 아파트가 들어설 위치 확인하기 위해서 강변역에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자다가 눈을 떠보니 1시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구리 시내였다는 기억이 난다.
가진 돈에 맞춰 아파트를 계약하긴 했지만, 2년 뒤에 일어날 일이 걱정이였다.
출퇴근 시간으로만 하루 4시간을 소모해야만 하는 미래의 현실이 암담했다.

그나마, 희망을 잃지 않았던 것이 집 근처로 경춘고속도로가 개통된다는 사실에 참을 수 있었다.
물론, 나 혼자만 고생하면 가족들 모두가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기저로 작용을 했지만서두...

2년 후...

경춘고속도로는 한 달 앞당겨져 개통(2009.7.16)이 되었고, 출퇴근 시간이 2년 전에 비해 획기적으로 변해 있었다.

이전 서울 봉천동에서 출퇴근할 때보다야 10~20분 정도 더 소요가 되긴 하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런 청정지역에 살면서 10~20분 정도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집 → 차산리 종점(5분) → 창현 두산 1차 (10분) → 경춘고속도로 경유 → 잠실역(35분 25분) → 역삼역(10분) → 사무실(10분)

기다리는 시간과 환승하는 시간을 조금 감안하면 1시간 10분에서 20분 정도 소요된다.
서울 시내에서도 이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건 다반사임을 감안하면 정말 행복한 경우이다.

서울에서 지친 심신을 퇴근 후 맑은 공기와 가족들이 반겨주는 집에서 풀 수 있다.
가족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퇴근하면 반겨주는 가족들로 인해 편안해진다고 하지만, 서울 시내 왠만한 곳에서는 신선하고 맑은 공기를 마시기에는 힘들 것이다.
설사 마실 수 있다고 해도 그 곳의 집 값은 감히 서민들이 쳐다보기 힘든 곳이리라~

어쨌든, 서울 생활 10년 만에 수도권에 나의 이름으로 집을 장만한 이후 시공사와 많이 싸우긴 했지만, 그 결과 아주 만족할 만한 수준의 아파트가 준공이 되었고, 퇴근 후 연신 웃고 있는 나의 모습에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참고로, 강남 쪽에서 집 앞으로 갈 수 있는 버스들이다.
1100번. 교보타워 앞 정류장(지오다오 앞 중앙 버스 정거장) → 강남역 1번 출구 → 역삼역 →
           삼성역 → 잠실역 → 남양주 가운동 지구 → 금곡역 → 평내 → 호평 → 차산리
           ※ 강남역 기준으로 00:10, 00:30분이 막차라 강남에서 술 한 잔하고 이 차를 타면
               1시간 10분이면 집에 도착한다.
1200번. 잠실역 8번 출구 → 금곡역 → 구마석 → 마석 → 창현택지 → 차산리
8002번. 잠실역 8번 출구 → 경춘고속도로 경유 → 신명APT(두산 1차 APT) → 화도파출소 →
           마석역 (대성리)
8012번. 잠실역 8번 출구 → 경춘고속도로 경유 → 신명APT(두산 1차 APT) → 화도파출소 →
           마석역 (구암리)
           ※ 8002번과 8012번은 종점만 틀려서 거의 1 노선이라 생각하면 되고,
               출퇴근 배차 시간은 15분이며, 나머지는 20분이다. 잠실에서 신명APT까지 막혀도
               35분 소요된다. 이 버스에 맛들이면 1100번, 1200번 못 탄다.

** 관련 글 **
- 집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 남양주 화도 ↔ 잠실行 8002번 버스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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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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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만 6년하고도 4개월만에 처자식과 같이 한 지붕 아래에서 같이 살게 되었다.
그 날짜는 죽어라고 잊지 않을 것이다. 2009년 8월 1일...

7월 31일날 나는 KTX에 몸을 싣고, 처가로 향했다.
처가에 도착하자 말자, 몇몇 옷가지들과 며칠간 밥 해 먹을 양식들을 차에다 실었고, 다음 날 정신없이 나머지 짐들을 정리하고 장인어른과 장모님에게 그동안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다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급하게 고속도로에 차를 올렸다.

이사업체와의 약속 시간도 있고 해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대구 IC에서부터 중앙고속도로의 다부 IC까지 1시간 30분간의 정체에 얼마나 짜증이 나던지... 불과 40km 남짓한 거리를 90분을 쏟아버리니 ... 여름 휴가 기간의 피크임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나의 탓이리라.

다음 지도 (http://local.daum.net/map/index.jsp?t__nil_bestservice=map)


좋은 일을 앞두고 짜증을 억지로 다스리고 평소보다 약간은 과속(남들에게는 정상)을 하며 춘천 JCT에서 화도 IC로 향했다. 화도IC를 나오자말자 눈에 펼쳐지는 나의 보금자리인 풍림 아이원이 병풍처럼 펼쳐져 보였다.

출처:신창현풍림아이원 카페(http://cafe.naver.com/highwayiwant)


가슴이 벅차올랐다.
우측에 보이는 쪽이 1단지이구, 좌측에 산 쪽에 있는 곳이 나의 보금자리가 있는 2단지이다.
남들은 자기 집이 생기면 아내랑 부둥켜 안고 운다고 하던데, 나는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였다.

출처:신창현풍림아이원 카페 (http://cafe.naver.com/highwayiwant)

입주 지원 센터에 가서 잔금 확인하고 선수관리비 납부하고 키를 받아 들어가는데, 너무 좋았다.
그동안 고생하고 고생시킨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고, 비록 대출금이 많긴 하나 나의 보금자리가 산 속에 파묻혀 맑은 공기가 나의 삶의 활력소가 될 것이고, 출근할 때 아내의 따뜻한 미소, 퇴근할 때 아이들의 밝은 얼굴이 눈에 선했다.

입주하고 이틀동안 짐 정리하고 나니 발바닥은 평발이 되어가는 듯 했으나, 즐거운 고생이였다.
밤에 누워 있으니, 산의 공기 때문인지 오들오들 춥기까지 했으며, 2단지에서 가장 공기가 맑은 205동이 너무나 정들어간다.

결혼하자 말자 주말 부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보다는 아내와 아이들이 많이 힘들었다.
남편으로서의 역할, 아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고, 양육에 관해서는 아내에게 거의 일임하다시피했고, 게다가 앵벌이까지 시켰으니 말이다.
아이들은 아빠가 보고 싶어도 제대로 보지도 못했고, 주말이면 아이들에게 피곤하다는 이유로 외면을 하거나 방치를 했으니...

이젠, 남편으로서, 아빠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니 다행이다.
살다보면 또 후회하게 되겠지만, 그래도 지난 6년 4개월간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 관련 글 **
- 집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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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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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 경남 고성 공룡 세계 엑스포에 갔다가 애들한테 기념이 될 만한 몇 가지를 샀다.
다른 곳에서 파는 기념물과 차별화가 있기도 하고 해서 선뜻 손이 가게 되었다.
첫째 놈에게는 스테고사우루스 조립 킷과 공룡 퍼즐, 둘째 놈에게는 물먹는 공룡...


첫째 놈이 어린이집 다녀오자 말자 만들잔다...
 나두 같이 놀아주기 위해 포장지를 뜯었다.
허걱, 좀 사이즈 큰 놈으로 샀는데, 4개나 있다.

일단 해보자는 생각에 다 뜯긴 했는데, 젠장할 설명서가 없다.
"이게 모지... 설명서도 없이 어떻게 이걸 조립하지?"
그냥 맞춰볼려구 하다가 도저히 할 수가 없었다.
'설명서가 있을거야'라며 다시 뒤져봐도 없는 것이다.
거의 포기하다 시피하다가 표지 뒷면에 있는 3개의 타국어로 되어 있는 설명서를 보았다.
제품이 made in china라서 그런지 아래 사진의 표지 뒷면에 외국어로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젠장~
애들하고 간단히 놀려구 하는데두  외국어 실력이 필요하다니...
찬찬히 영어로 된 설명을 읽었더니, 1번과 1번, 2번과 2번, 3번과 3번을 matching 시키란다.

그리하여, 직접 끼우는 건 애한테는 힘들어 보여서 첫째 놈은 해당 번호에 해당 킷을 찾아 나에게 주면 나는 조심스레 끼우기 시작했다.
첫째 놈도 번호 찾는 것도 재미있어 하구, 해당 킷을 찾는 것도 재미있어해서 다행이었다.
또한, 하나 하나 완성되어 가는 공룡 모형도를 보고 더 신났다.

사실, 첫째 놈이 직접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그러기엔 무리였다.
그리하여, 30여분간의 시간을 소요한 후 드디어 완성했다.

중국산이라서 그런지 딱딱 안 맞는 것이 있었다. 공간이 헐거운 부분이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종이로 부족한 공간을 메꿨더니 훌륭한 스테고사우루스가 되었다.

50여개의 작은 킷을 하나 하나 맞추다보니 집중력이 배가가 되긴 했다.

위 사진이 아래 사진과 비슷한가?
첫째 놈은 스테고사우루스의 조립 모형도를 들고
"할아버지, 할머니, 이거 스테고사우루스 뼈예요~, 멋있죠???"
ㅋㅋ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m=media_view&query1=odinosr065j4gif&n=b13s0816a


이거 모양으로만 봐서는 육식공룡인 줄 알았더니, 찾아보니 초식공룡이네..
암튼, 아들 놈과 간만에 하나의 목표를 위해 즐거워했다.

** 관련 글 **
2009 경남 고성 공룡 세계 엑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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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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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 School Attend The Premier Of Their New Short Film

어느 날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자기 생일 선물비로 7만원을 송금하란다...
이게 뭐지?
적어도 자기는 이런 걸 살거니깐 얼만큼 내놔라고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벌써 질렀으니 내놓으란다.
된장 ㅠ.ㅠ

사실, 나는 보는 눈이 모자라서 선물을 사도 아내 눈에는 성에 안 찼다.
매번 선물을 사 줄 때마다 핀잔듣기 일쑤였다.
선물 사주고 핀잔듣고...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는 선물을 사주는 대신 현금으로 대체했다.
당신 좋아하는 걸루다 사라구~
그렇다고, 넉넉하게 주는 건 아니다.
쥐꼬리만한 용돈 아껴서 사주다 보니 아무래도 턱없이 모자랄테니 말이다.

아무튼, 이런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아니잖아?
내가 미리 생일을 2주 앞두고 리스트 작성하면 내가 적당한 가격대에 대해서 지원해주겠다고 했건만...
뭘 샀길래 얘기도 안 해준다~
"오빠, 나 사고쳤어~"
이 한마디가 다였다.
자기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는건가?

아후~ 정말~~
하늘같은 남편을 무시하는거야?
(요즘은 땅값이 비싸다고 하늘을 너무 무시하는건가???)

이와 같은 나의 분노(?)는 한 순간에 무너졌다.
지난 주에 하나 밖에 없는 동생의 출산이 있어서 설 연휴가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또 내려갔더니, 내 앞으로 슬쩍 종이 가방을 내 놓는다.

"이게 모꼬?"

열어보는 순간 아무 말없이 나는 나의 아내를 쳐다봤다.
선물 받는다는 것에 대한 기쁨도 느끼면서, 한편으론 뭔지 모를 가슴 애리는 느낌도 가지고...

나는 정말 지독한 짠돌이다.
나의 옷가지들 중에 최근 것들이 없다.
다 얻어 입고 다니거나, 거의 7~8년이 지난 옷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는 옷가지가 헐지 않는 이상 버리지 않는다.
옷가지가 멀쩡한데 왜 옷을 사 입어야 되는지도 모르겠고,
오래동안 정든 놈들을 버릴려구 하니 가슴도 아프구...

현금의 여유가 생기면 등산복 위주로 스타일을 바꿔야 되겠다 마음 먹었는데
아내가 나의 마음을 알고 등산복 겸 외출복으로도 충분한 옷을 준비해서 더더욱 고마움을 느꼈다.

아내가 하는 말, "당신 입고 다니는 게 거지같아 내가 욕 먹을까봐 샀다"...
말이야 그렇게 했지만, 자기 생일 선물을 거지같은 남편을 위해 선물을 준비한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텐데...
또한, 나를 무시한다고만 생각한 나의 편협한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입어보니 너무나 따뜻하고 내 주제에 과연 내가 이런 옷을 입어도 될까라는 생각도 들더군..

가끔 아내가 마음에 안 들지만, 이런 정과 사랑 때문에 평생 같이 살아갈 수 있겠구나 싶다.
가족에 대한 좋은 생각만 하고 살자꾸나~
안 좋은 면만 보기 시작하면 계속 안 좋은 면만 보인다잖아.
쩐~~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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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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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numberof/2776896023/]

어릴 적에 나는 욕심가는 물건이 있었다.
뜨개질로 만든 옷이나 장갑, 목도리를 하고 다니는 친구들이 왜 그리 부러웠던지...

나의 어머니는 내가 한참 이걸 부러워하던 시절 밤샘 작업을 해도 모자랄 바쁜 삶을 사셨던 터라 나의 욕심을 충족시켜 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왜 뜨개질로 만든 제품을 좋아했는지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서도 지금 얼추 기억하자면 일단 따뜻해보였고, 다음은 엄마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情이였다고 해야 되나...
암튼, 뜨개질로 만든 옷을 입고 다니는 친구들에게서 엄마의 향기가 따뜻하게 느껴졌었고, 나 또한 느껴보고 싶었다.

나의 상황이 그러하니 그저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는 선망의 대상이였고,
어린 마음에 참는 법(?)을 배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잘 아시는 분이 새하얀 스웨터를 짜가지고 오셨다.
얼마나 기뻤던지...
당신이 나의 마음을 알아채고 부탁하셨는지는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지만서도
(뭐든 해주실려는 당신이였기에 아마두 그러했을 것이다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24999443@N07/3063679196/ ]

.)

당시에는 어린 나의 눈엔 그 옷이 얼마나 예뻤는지 그 후론 그 옷만 주구장창 입고 다닌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한참 클 때라 딱 1년 밖에 입지 못했다.

그 이후론 뜨개질로 만든 제품은 구경도 하지 못했다.
근 20년을...
그런데, 뒤로 했던 아쉬움을 만족시켜주는 이가 있었다.
지금의 나의 아내...
              
아내랑 연애할 때 아내가 바쁜 와중에도 나의 조끼를 만들어주었다.
노란색 바탕에 남색 줄무늬가 있는 조끼를 퇴근 후 밤 늦도록 뜨개질을 하여 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나의 치수를 잘못 계산하여 어깨가 좀 크게 만들어졌지만,
나는 자랑스럽게 몇 달을 입고 다녔다.
남들은 조끼가 좀 크다고 해도 난 자랑스럽게 '내 아내가 만들었소'라며 줄곧 입고 다녔었다.

나도 한참 밤새고 하던 때라 조끼를 그냥 세탁기에 돌려버렸다.
크기엔 문제가 없었으나, 물 든 조끼가 세탁기에서 건져 올려지는 순간 망연자실...
이게 어떤 옷인데...
그 이후로 아내도 옷이 안 맞아 안 입고 다녔으면 했다고 입지 말라고 했다.
나는 버릴 수가 없어서 아직 고히 모시고 있다.

그러고 다시 5년이 지났는데, 아내가 선뜻 내 놓는 것이 있었다.
하얀색의 목도리...
이야!! 얼마나 고맙던지..
경상도 놈이라 표현을 다 하지는 못했지만, 어릴 때부터 선망했던 것들을 나는 너무 쉽게 얻는게 아닌가라는 미안함도 있었다.
최근에 뜨개질 하는 모습을 전혀 본 적이 없었는데, 언제 이걸 만들었대?
이런 면에서는 나는 행복한 놈인가 보다.

가끔 아내가 마음에 안 들긴 해도, 이런 것들을 보면 내가 지나치다는 생각도 해보고 반성도 해본다.

다시금, 이 추위에 서울에서 혼자 보내는 남편을 생각해서 따뜻하게 보내라는 아내의 선물에 눈물나게 고맙게 여긴다..

자기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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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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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들과 목욕을 즐긴지는 이제 1년 좀 넘었다.

한 번은 아내가 둘째 아인이를 출산하고는 둘 다 목욕탕을 데리고 가기 힘들었는가보다.
그래서, 한 번은 목욕탕 앞에서 아들과 한참 씨름을 했다.
한참 아들과 실랑이를 벌이다 잠깐 딴전을 부릴 때 아내와 딸래미를 먼저 목욕탕에 밀어넣고,
뒤늦게 알아챈 아들은 울고, 나는 달래고 얼래구...
울다 지친 아들 녀석이 마지못해 나를 따라 들어왔고,
나는 성질이 날대로 났고, 달래느라 지친 상태였다.

목욕을 하는 둥 마는 둥 대충 정리하고 나올려다 앞으로 계속 이 놈과 싸워야 할 생각하니
까마득한 생각이 들어 목욕탕 내부에 제법 크게 마련된 풀장에서 30분을 같이 신나게 놀았다.
물장난도 치고, 수압으로 안마도 같이 받고, 수영도 하구...
밖에서 기다릴 아내를 위해 그만하고 가자고 해도 너무나 아쉬워하는 모습에
5분 정도 더 놀아주고 가자고 타일렀더니 수긍을 했다.

옷 입고 나가는데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녀석의 모습이 선하다.

목욕탕 입구에서 구두 닦는 아저씨가 실랑이를 벌이며 들어간 우리 부자를 기억했는지
함께 웃으며 나오는 우리를 보고 "그 봐~~ 남자는 아빠랑 목욕해야 돼... 엄마랑 하면 재미없어!!" 라며 애를 토닥여줬다.
녀석 역시 "아빠하고 목욕하는게 재미있고 좋아요~~"라고 대꾸했구...

그 뒤로는 녀석은 자연스럽게 나랑 목욕하게 되었고,
그 여파로 집에서 목욕할 때는 주말에 1번씩은 둘째 놈이랑 3명이서 같이 목욕을 한다.
둘째 놈도 나랑 목욕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그러다, 지난 주에 어머니 생신도 있고 해서 고향에 내려갔다가 백암온천에 목욕을 하러 갔다.
늘상 그렇듯이, 나는 때를 밀고 녀석은 옆에서 목욕탕 청소를 한다.
비누로 유리도 닦고, 의자도 닦고...
그렇게 놀다가 내가 다시 녀석 때를 밀어주고, 녀석 할아버지와 서로 등 밀어주고...
그러나, 이 과정에서 녀석이 목욕탕 거울을 닦더니
"아빠, 등 씻어줄까?"
오잉??
이 녀석이 등 씻어주는 걸 어떻게 알까?
내가 가르쳐 준 적도 없고, 그렇다고 아내가 가르쳐 줄 리가 만무하구..
설마 이런 걸 어린이 집에서 가르쳐 줄 리는 없을 것이구...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웅" 이라고 대답하고 기달렸더니
등에 비누칠하고 문지르고 샤워기로 씻어내는 것이었다.
'와우, 이래서 다들 아들, 아들 하는구나...'
가냐린 손으로 자기 몸만한 아빠 등을 슬슬 문질러주는데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녀석하고 많이 싸우긴 하지만, 이런 것이 자식 키우는 재미인가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끔 하는 녀석의 충분한 행동이였다.

아들~~~
너가 있어서 아빤 참으로 행복하단다...
많이 많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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