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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주 아내가 시형이 배가 이상한 거 같다며 울상이길래 보니,
2년 전쯤 탈장 수술한 부위에 이상한 혹 같은 것이 불룩 올라와 있었다.
대각선으로 5cm 정도 올라와 있는 것이 딱딱하여 급히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았다.
병원 3군데에 가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으나, 의사 소견이 전부 무엇인지 모르겠단다...
젠장,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아직도 그걸 모르나...
탈장 수술한 부분에 혹이 나 있어서 탈장 수술의 후유증으로 의심한 나는
탈장 수술한 병원에 가기가 싫었으나, 반대로 가장 잘 알 것이라 생각하고 수술 일자를 잡았다.
수술 일자를 받고는 눈물을 삼키게 되었다.
이제 만 45개월인 어린 나의 천사가 이번까지 2번의 수술을 받게 된다는
사실에 나의 천사가 너무나 불쌍하고 한 없이 내 자신이 미웠다.
전부 나로 인해 생긴 일이니깐 말이다..

난 하루 일찍 대구로 내려가 처제 집에서 가족들과 같이 자고, 다음 날 9월 5일 병원으로 향하였다.

아내와 난 담당의사와의 수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있는 동안,
어린 천사는 간호사를 따라가서 링거를 꽂고 왔다.
놀랬다.
평소에도 주사 맞자고 하면 기겁하는 놈이 아내와 내가 없이도 잘도 따라가서 링거를 꽂고 왔다.
그러면서도 웃음을 짓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대견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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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없어서 그랬나 싶었는데,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부반응이 있는지 없는지 체크하는 주사에도 인상만 쓰며 잘 견뎠다.

이런 놈이 이제 수술대 위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속이 답답해 오는 것이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병실에서 수술대로 향하면서 머리에 수술 모자를 쓰고 내려가는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는 지도 모르고 해맑게 웃는 저 웃음 천사가 안쓰러울 뿐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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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이 빨리 끝나고 회복실에서 깬 시형이는 너무나 고통스럽다는 듯이 울어제겼다.
미안하다. 시형아~~~

수술을 하다가 담당의사는 시형이의 피부조직을 떼어왔다.
혹 부위를 찢자 말자 피고름이 마구 올라왔다면서...
누구에게 심하게 맞았거나, 심하게 받혔을거라는 이유 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을 거란다.
아무튼, 피부조직과 근육 사이에 고인 그 피고름으로 인해 혹이 생겼고,
그 피고름이 주위의 피부를 녹였단다.
또한 그 피부가 결핵에 걸렸는지 피부조직을 검사하기 위해 다른 곳에 의뢰를 하겠단다.

그건 그렇다치고,
잠에서 깬 시형이를 보고 있자니, 정말이지 못 참겠더라~
부모님의 심정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
정말 내가 대신 아파주고 싶었다.
저 어린 것이 무슨 죄가 있어서 저렇게까지 고통에 노출이 되어야 하는지...
순간 흐르는 눈물을 주최할 수 없어서 밖에 잠시 나갔다 왔다.

시형이의 고통은 2시간 넘게 이어졌으며, 차마 그 고통에 시름하는 시형이의 얼굴에 카메라를 갖다 댈 수 없었다.
그러나, 잠시 엄마 품에서 고통이 잠잠해졌을 때 온 얼굴에 열이 올라온 시형이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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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다 울다 지쳐 더 이상 울 힘이 없다는 듯...
불쌍한 시형이...
불쌍한 나의 웃음 천사...

그러나, 날 더 미치게 하고 날 괴롭게 하고 날 부끄럽게 하는 모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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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이 쉽게 가시지 않는 듯...
아픔을 참을려고 아래입술을 꽉 깨문 저 웃음 천사가 날 다시 한 번 울게 만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얼마나 괴로웠으면 저 어린 것이 아픔을 참겠다고 아래입술을 깨무는 것인가...
아님, 옆에서 울음을 참는 엄마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일까...
나의 천사는 역시 천사였다.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반드시 될 것이다.

이후 1시각 여 잠들고 일어났다.
그 놈 참...
"엄마, 나 이제 안 아퍼~~" 하면서 웃는데 한 순간 내 마음 속에 있는 불안감이 사라졌으며,
안도감이 서서히 다가왔다.

그 뒤로는 얼굴엔 언제 울고 괴로워했냐는 듯 웃음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엄마, 한 바퀴 돌고 싶어~, 바람 쐬고 싶어~"
마침, 막내 처제가 와서 병실 복도를 서성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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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낙천적인 놈이다.
사람을 울고 우게 하는 힘이 충분한 놈이다.
나에게 저 천사는 많은 것을 가르치는 놈이다.
"아빠, 힘들어도 다시 좋은 일 있을거라는 걸 잘 알지?"

아직 저 천사는 퇴원하지 않았다.
피고름이 주위 피부를 녹이면서 복막염이 생겼고, 그 상처를 세척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저 놈도 분명 힘들다.
이제 주사의 아픔도 새삼 나는지 주사 맞을 때면 기겁을 하며  온 몸으로 저항을 한다.
하루 종일 누워있어야 하는 것도 힘들 것이다.
개복을 한 후 세척의 이유로 아직 꿰매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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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엔 아픔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거 같다.

이런 천사 옆에서 금요일부터 오늘 새벽까지 같이 있다가 서울에 올라왔다.
물론, 하루 종일 옆에서 간호하는 아내가 더 힘들 것이다.
아내가 없으면 불안해 하는 시형이 덕에 아내는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나로 인해 내 가족들은 너무나 힘들어 한다.
같이 했으면 덜 아팠을 이 고통들을 가족들은 더 아파하고 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두 번째 천사는 그래도 감정이 있는지 옆에서 조용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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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러운 아내와 나의 천사들에게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내내 내 코엔 병원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지만,
이렇게 힘들어 하는 나의 가족들에게 남편, 아빠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이 놈이
다시 한 번 너희들에게 배우고 다시 한 번 힘낼 수 있을 거 같다.

고마워~~
사랑하는 나의 아내여~
나의 천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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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아련한 옛 추억들이 떠 오른다.
97년, 98년 같은 연구실에서 꼴닥 밤을 지새우며 프로그램하던 선배의 모습이 아련히 떠 오른다.
그는 얼핏 보면 작은 사람이다. 머리도 크구, 체구도 작고...
그러나, 그를 아는 모든 이들은 그를 결코 작다고 하지 않는다.
썰렁한 유머 속에 그는 항상 천진난만한 표정을 짓는다.
그의 그런 모습을 좋아한 나의 동기인 연경이가 지금은 그의 곁에 동반자로서 길을 같이 걸어가고 있다.

<지방실업고 출신이 홍콩과기대 조교수로>

구미전자공고-대구대 졸업 김성훈씨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지방에 있는 구미전자공고와 대구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김성훈(36) 씨가 최근 홍콩과학기술대학의 조교수에 임용돼 화제가 되고 있다.
김 씨는 7일 "내년 1월1일 홍콩과기대 컴퓨터공학과에 한국인으로서 처음 조교수로 부임한다"고 연합뉴스에 알려왔다. 그는 2006년부터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CSAIL(Computer Scie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Laboratory) 박사 후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의 버그 예측과 예방에 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조교수 부임에 앞서 서울대에서 6개월 코스로 박사 후 과정을 더 밟기 위해 1일 방한한 김 씨는 "연구도 계속하면서 이화여대에서 가을학기 시간강사로 일할 계획"이라며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대구대 컴퓨터 응용연구실(현재
임베디드 시스템 연구실) 소속으로 세계 최초의 한글 로봇 검색엔진인 '까치네'(1995년)를 개발한 그는 벤처업체인 (주)나라비전에서 6년간 최고기술경영자(CTO)로 근무했다.
2000년 3월 미국으로 건너간 김 씨는
캘리포니아대(UC) 샌타크루즈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난해 소프트웨어 공학분야의 최고 학회인 ICSE(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ftware Engineering)로부터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김 씨는 "저의 조교수 임용 사례가 실업계고교와 지방대 학생들에게 힘이 됐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고 말했다.
홍콩과기대는 영국의 '
더 타임즈'가 2007년 발표한 세계 우수대학 공학계열 23위에 오른 바 있다. 이 대학은 현재 컴퓨터 공학과에 316명의 대학원생과 44명의 교수진이 있다.
그는 미국 주립대학 2곳과 캐나다 대학 등에서도 임용 제의를 받았다

<출처 : http://media.daum.net/society/education/view.html?cateid=1012&newsid=20080707142116653&cp=yonhap>



김성훈(서울대 박사 후 과정), 강종백(핸디소프트 미국 지사)...
내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서 이 2 사람은 언제나 나의 선망의 대상이자
본받고 싶은 사람들이다.
"까치네"를 개발하면서, 강종백 선배는 어깨에 파스를 붙여가며 1주일을 거뜬히 밤샘하면서 프로그램을 했다는
일화를 연구실 들어가면서부터 지금까지도 듣는다.
연구실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핸디소프트에 근무하다 지금은 미국 지사로 옮기면서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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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선배에 대한 재미있는 일화도 있다.
3년 전에 내가 미국으로 갔다가 보고 싶어 UCSC를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이런 얘기를 들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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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은 중국 유학생들이 모여 얘기를 하고 있더란다.
그래서, 선배도 그 자리에 가서 이런 저런 얘기를 서툰 영어로 얘기를 했단다.
그러나, 그때 모인 그 중국 유학생들이 2달 동안이나 선배를 아는 척을 하지 않았단다.
선배가 얘네들한테 무엇을 잘못했을까 고민을 하다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았단다.
"아니, 저 놈도 중국 애 같은데, 왜 영어로 우리를 깔 보듯이 얘기하는거야?? 정말 재수없어~~"
푸하하하
이게 이유란다.
그러고 보니, 외국에서 본 그때 선배의 모습은 영락없이 중국 스타일이었다.

이 일화에서도 알다시피 그는 정말 보잘 거 없는 작은 외모의 소유이나,
그의 내적 능력은 어마어마하게 큰 거인이다.

사실, 지방대 출신으로서 그 위치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자신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그가 잘 시작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늘 걱정해주시는
우리의 영원한 교수님(지금은 대구대 총장님)이 계셨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라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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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연구실 모임이 있는데, 지난 주말에 보고 나서 이들은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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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http://www.kbs.co.kr/plan_table/channel/scr/index.html 이 사이트로 가시면
김성훈 선배님의 인터뷰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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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나는 1999년 12월에 상경을 했다.

당시 "까치네"가 현대백화점에 합병을 당하여 바로 출근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근 7년이 되어 가는 시점인 지금 되돌아 보면 나는 병을 하나 얻었다.


다름 아닌, "조급증"이라는 병을 얻었다.


워낙에 많은 인간들이 서울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모여 살다보니,

많은 사람들을 겪었다.

나의 눈엔 못한 사람보다는 훨씬 나은 사람들만 보였고,

그 사람들은 불과 나보다 3~4살 많은 사람들이었다.

그로 인해,

"나는 뭘하고 있는가?"

"난 저 나이에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라는 수많은 자조어린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지금도 그렇지만, 고향 집의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컸었다.


그러나, 7년이 되어 가는 지금 이루어 놓은게 아무 것도 없고

얻은 거라곤 "허탈"이라는 단어만 가슴 속에 깊숙이 새겨 놓은 거 같다.

그로 인해, 예전의 진득한 맛은 없어지고, 감정에 치우쳐 결정해 버리고...

안 좋다는 건 알지만서도, "세상이 이렇게 날 만들었나?" 아님 "나 스스로 이렇게 만들었나?" 라는 고민도 하구...

이렇게 고민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아직 조급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젠 좀 진득하니 지내고 싶은데

어설퍼지는 나의 모습에 짜증이 나기도 한다.


예전의 진득한 모습을 되찾고 싶다.

차근차근 하나 하나 이루어 가 보자.

차근차근 하나 하나 하다보면 다시 예전의 진득한 모습이 우러 나올 것이다..

그리 믿고 다시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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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ㅋㅋㅋ
아따, TV에서만 느껴보았던, 그 느낌 그대로 저에게 다가 왔음다.
"세상을 다 얻은 듯한 느낌!!"

아침 9시에 병원에 와서
태동 검사하구,
촉진제 투여받구...
그러고도, 6시간의 초조함 속에 진통을 기다렸음다.
아프기를 일케 기다려 본 건 첨임다.
다른 산모들은 대부분 초산이 아니라서 그런지
금방 진통 오더니 들어가서 2시간 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는 거 보니 왜 그렇게 부럽던지...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니,
촉진제를 투여받고도 이틀을 간다는 산모들이 많았음다.
회사 직원 말대로
이틀 죽을 고생하고 배 째는 거 만큼 미련한 짓은 없다고 하더니,
정말 그렇게 되는 줄 알았음다.
시간이 1분 1초가 흐를수록 말이죠...
그랬다면, 제 아내에게 얼마나 많은 원망을 받았을까여.
나 닮아서 머리 커서 그랬다구^^

4시쯤이 되어서야 조금씩 진통이 오는 거였음다.
일정한 간격으로 미미한 진통이 오더니,
30분 더 경과하니깐,
아주 죽을 인상을 하더라구요.
이때까지는 남들 다 놓는 아를 몰 저렇게까지...
ㅋㅋㅋ
그런데 말이죠...
남자분들 산모의 진통을 옆에서 꼭 지켜보세요.
저는 일반 분만실이였는데도(가족분만실은 이미 누군가의 차지여서),
거의 가족분만실처럼 사용했음다.
제 아내가 진통이 심해졌을 때는 다른 산모가 없어서
제가 계속 곁을 지켰는데,
흐미~~~
"오빠, 나 죽을 거 같애~~~"라는 그 말 한마디와
정말 젖 먹는 힘까지해서 트는데,
아따 눈물이 줄 흘러 내리더라구여.
그 눈물 안 보일려구, 애써 돌아서구 했는데...
혈액순환이 잘 안 돼서, 오른손은 마비가 오구,
침대에는 혈흔이 보이구...
이거 정말 출산이라는게 만만하게 볼 게 아니더라구요.^^

그러구, 자궁에서 애 머리가 희끗희끗 보이구,
드뎌 분만실로 향했는데,
보호자는 밖에서 기다리라구 하더라구요.
이게 더 긴장되는 거 있죠.
애 머리도 크구, 산모 골반도 작구...
혹시나 하는 맘에 가만히 있지를 못하겠더라요.
정말 온 맘을 다해 기도하고 또 기도를 했음다.
제발 건강하게 모든 일이 잘 끝내주기를 말이죠.

밖에서 기다리는데, 갓 태어난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리니깐
기쁨 맘 50%, 애타는 맘 50%였음다.
아기는 건강한 거 같구, 산모는 어떻게 되었을까???
이때도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더라구요.
ㅋㅋㅋ

어제 눈물을 무진장 흘렸음다.
다른 사람들은 담담하게 받아들이던데,
저는 아내의 그 용쓰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
계속해서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더라구요.
(처제왈, 눈이 뻘겋다... --> 쪽 팔리더라구요^^)

드뎌, 단아와의 첫 대면식.
짜식, 저를 꼭 닮았더군요.
머리는 커서 그런지 나오다 찌글어졌구.
정말 머리 커더라구요.
푸하하하

암튼, 단아의 원초적인 모습을 디카에 담고,
아내가 나오기만을 기다렸음다.
드뎌 아내의 모습이 보이는데,
자궁 수축이 제대로 안 되어 주사를 투입했는지
오한에 덜덜 떨더라구요.

또 한 번 참고 참던 눈물이 쭉 ~~~ 쭉~~~~
(오늘 나의 쪽팔림을 만천하에 고함다.ㅋㅋㅋ)

아내가 일케 이쁘고 장한지는 어제 첨 알았음다.

산모랑 아기가 건강하니깐 얼마나 기쁘던지,
밖으로 나가서 "빠자"라는 고함 함 치고,
ㅋㅋㅋ, 한 번 더 기쁨의 눈물을 흘렸음다.

산모는 얼마나 건강한지
처제들이 들어오면서, 전부 다 멀쩡하네 라구 하더라구요.
대부분 얼굴이 붓고 하는데,
얼굴도 멀쩡하니깐...
ㅋㅋㅋ

암튼, 저의 첫 아기인 단아에 출생과 관련된
저의 쪽팔림과 아내의 장함을 고함다.

사진은 병원에서 사진 올릴만한 상황이 되지 않아서
저녁 쯤에나 처제 집에 가서 씻고 올릴까 합니다.

아~~~
바로 이 기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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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좋은 아빠되기 힘들다.
아니, 난 좋은 아빠가 될 자격이 없다.

오늘 새벽 2시 30분경 시형이가 갑자기 울면서 기상을 시켰다.
아후~~
금방 끝날 줄 알았더니, 금방 끝나지도 않고 급기야 장모님까지 출동을 시켰다.
난, 잠자는데 건드는 인간을 제일 싫어하건만
그동안 시형이는 몇 번씩나 날 깨우며 시험을 했었으나, 꾸~욱 참았는데...

오늘두 꾸~욱 참았다...
어쩌랴??
내 새끼인 것을...
이번 달 초에도 밤새 2시간을 울어 제끼더니, 불과 보름 후에 이렇게 ...

무엇이 그렇게 애를 답답하게 하고 불편하게 했는가?
이런 질문은 잠시 뿐이었다.
새벽 일찍 일어나서 서울로 출근해야 하는 나는 1분 1초가 아쉽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을 뿐이다.
동생 결혼식이 있어서 월요일은 휴가를 낸 상태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배 속에 있는 둘째 때문에 힘든 아내가 더 고생이었다.
애가 울면서 업어서 1시간째 계속 서서 서성이는데 시형이 그 놈이 너무 얄미웠다.
성질 같았으면 그냥 패대기치고 싶었다.
그래도, 참고 참고 또 참고...
내가 아니, 아내가 할 수 있는 건 모두 다 한 거 같은데
도무지 멈추지 않는 울음에 난 이성을 잃고 말았다.

아내에게 엎여 있는 시형이를 무작정 데리고 나가서 대문 밖에 세워 놓고 돌아섰다.
"너 같은 놈 필요없으니깐, 가!!!"
정말 냉정하리만큼 소리 지르면서 뒤돌아섰다.
난 뒤돌아서서 집 안에 돌아올 수 있을 줄 알았다.
차마 대문 안으로 한 발자욱도 들어올 수 없었다.

울면서 맨발로 쫓아오며 필사적으로 대문으로 들어설려는 그 놈을 매정하게 두고 올 순 없었다.
그래도, 버릇과 성질을 고쳐야겠다며,
한 번 더 안아다가 원래 세워 놓은 곳에 데려다 놓았다.
또 다시,
"가!!!"
라고 소리 지르며 말이다.
이번엔 가슴이 무너지는 듯 했다.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왜 좀 더 달래지 못하고 이러고 있나?'
'시형아! 주저앉지 말고 다시 돌아와 주렴~~'

그런데, 이상하게도 희망대로 다시 돌아와 주었음에도 난 똑같이 한 번 더 세웠다.
정말 이성을 잃었던게 틀림없었다.
이제 18개월 된 놈이 무엇을 안다고 그런 엄청난 두려움과 외로움을 주었던가??...

다시 쫓아와 대문에 들어설려는 걸 내가 막았는데,
이번엔 나에게 매달리며 우는 것이었다.
마치, '아빠 제가 잘못했으니깐 한 번만 봐주세요...'

이번에도 다시 한 번 더 세웠지만, 차마 이번에는 돌아서지 못하고 안고 말았다.
나의 욕심으로 18개월된 놈을 너무 가혹하게 벌을 주는 거 같아서 이번만큼은 돌아서지 못했다.
안고 흘러내리려는 눈물을 겨우 참았다.
때마침 장모님이 시형이를 뺏어 들어가셨다.

그런데,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난 무너지는 가슴을 안고 소리없이 울고 말았다.

내가 대체 애한테 해준게 모가 있다고 이렇게까지 해야하남?
1주일에 한 번 와서 가끔 놀아주는게 다인데...
아빠 노릇도 제대로 한 번 해 준 것도 없는데...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연기를 뿜었다.

잠시 마음을 정리하고 집 안에 들어갔는데,
그때까지도 울고 있는 애가 나를 보더니 두려워하는 눈빛을 띠며
울음을 겨우 참는 것이 아닌가...

난 그 눈빛을 보며 한없이 작아지는 날 비웃고 말았다.
애는 계속 나의 눈치만 살피다가 우유를 먹으며 잠 들었는데,
난 계속되는 죄책감과 나의 무능함에 쉽게 잠을 청할 수 없었다.
좋은 아빠가 되고자 했으나,
나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순식간에 좋은 아빠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또 한 번 속으로 울 수 밖에 없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장거리 여행으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상일 수 없는 애 인것을
간파하지 못하고 나의 욕심을 앞세운 행동에 울부짖을 수 밖에 없었다.

시형아~~
아빠가 정말 잘못했어!!!
아무 것도 모르는 너에게 너무 가혹한 행동을 한 아빠를 용서하지 말아 다오...
아빠는 아빠 노릇을 제대로 못하는 벌로
좀 더 스스로 가혹한 벌을 줄까 한다.

아침에 뜨지지 않는 눈을 겨우 비비며 일어나 나설 채비를 하는데,
시형이의 고단한 얼굴이 자꾸 눈에 아른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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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눈가에 눈물이 젖어 있지만, 울진 않았다.
이렇게 산다는게 정답이 아니라는 건 알지만,
현실이 이렇게 만드는 거 같다.
아니, "내가 현실을 이길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난 이런 현실을 아내가 잘 참아주고, 잘 이해해 줄 거라는 생각을 늘상 해왔다.
이번 내동생 결혼식을 앞두고,
집에선 결혼 자금이 모잘라 시형이 옷 한 벌 해 줄 돈조차 아쉬운 형편이다.
그런 와중에 어머니는 시형이 옷 한 벌 해 입히라며 아내에게
돈을 주겠다고 했는데, 아내는 한사코 사양 했다고 어머니로부터 들었다.
그래도, 어머니는 미안해서 나중에 결혼식날 축의금을 받은 뒤
주시겠다고 나한테 말씀하셨다.
아무래도 지금은 한 푼이라도 아쉬운 탓이려니 생각이 든다.

난 보기 보다 속 깊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
그러나, 아니었다.
그게 아니었다.

예의상 몇 번 사양을 했는데, 어머님이 안 주신다고 하시길래 섭했다고 한다.
"그깟 몇 푼이나 한다고 ..."
난 전화 통화하면서 한없이 흘러 내리는 눈물을 참느라 애 먹었다.
"당신이 배 고픈 사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니??"

아내를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이렇게 주말부부로 살아온 것도 어언 4년차다.
게다가, 둘째도 배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이젠, 아내도 지칠대로 지쳤으리라.
주위에서도 수 없이 이런 질문을 과장한 질타를 받았으리라.
"왜 이렇게 살어... 되든 안 되든 합쳐 살아야지..."
"빨리 돈 벌어, 합쳐야지, 애두 이젠 둘인데..."
아내도 많이 힘들었으리라.
나도 이런 질타를 받으면, 잠시 숨겨져 있던 우울증이 치밀어 올라 많이 힘든데,
임신까지 한 아내는 오죽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주위에서 걱정스럽다는 이런 질문들이 우리 부부를 더 힘들게 하는 거 같다.
이젠 이런 질문들을 그만 할 때도 된 거 같은데 말이다.

그러나, 나 또한 아내한테 섭한 마음은 감추지 못하겠다.
이런 현실을 잘 알면서도 날 믿고 결혼까지 해 준 아내가
이제 와서 이렇게 힘들어 하는 소릴 하면 나는 맥이 빠진다.
이런 소릴 들으면 때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멍해질 때가 많다.

한없이 나의 인생에 대해서 원망도 하고,
때론 해선 안 되는 부모님 원망도 하고...

나 이젠 너무 무거워졌다.
거대해져버렸다.
이런 현실을 다 감내하겠노라 자신하던 나는 이 무게에 이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참고, 참고... 또 참고 ...
그 참음을 가슴 속 깊이 숨겨 놓았더니,
그 가슴이 너무 무거워져 버렸다.
아내조차 이젠 버거워할 때면 나는 그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그냥 쓰러져 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 없이 해 왔다.
마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것처럼 모든 걸 포기하고 말야...

요즘 사람들이 나보고 가끔 묻는다.
그렇게 활발한 사람이 요즘 왜 그렇게 말이 없냐고?
그 질문에 대부분 빙긋이 웃고 말지만,
또 가슴이 눈물을 내뱉곤 한다.
꾸욱 참기 위해 웃고 말 뿐이다.

난 이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일까?
언제나 나의 앞엔 질문들이 늘어서 있다.
질문에 답을 못하면 바로 주저앉을 거 같아 용도 써 보고,
때론 주저앉고 싶어 시간에 맡기기도 하고...
이젠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상황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치밀어 오르는 우울증과 눈물 찌거기에 스스로 화가 나기 시작한다.
주저앉을 것인가, 추스릴 것인가...







불쌍한 나의 아내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울 뿐이다.
아무 것도 없는 나에게 와서 현대판 이산가족으로 생고생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단지 한 순간이 힘들어 나에게 그런 넋두리라도 하는 것인데,
난 나의 무게에 그런 아내를 미워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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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다...
딱 1주일만 쉬고 싶다...
아무 일도 안 하고 딱 1주일만 쉬고 싶다...

지금 나의 이런 지치고 힘없고 어이없는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진 않다.
1주일동안 충전해서 다시 나타나고 싶다...

나도 이젠 나 자신을 컨드롤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가보다.
너무 너무 힘들다.

정말로 나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휴식이다.
휴식...
주말도 없는 나에게 휴식은 정말 필요하다.

정말 울고 싶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써 해야할 것은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그 상황이 이젠 나에겐 너무 벅차게 다가온다.

이런 현실에 나는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마냥 울고만 싶다.
소리 없이 울음을 뱉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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