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회사 사장님이 작성한 종주기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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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와 집중호우 덕분에 이틀을 쉬고 화요일 출근해서 만나는데 남자들은 모두 입술이 부르터있다. 그 만큼 힘들었나보다. 목표가 있으면 힘들어도 내색하지 않고 일단 달성한 후에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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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진은 발가락이 골절되었다니 더 놀랄 따름이다. 산행할 때 항상 맨뒤에서 - 맨뒤에서 걸으면 두배는 힘들다. 행군해본 사람들은 안다 - 최고 무거운 짐을 들고 걷는데 내색하지 못하고 얼마나 힘들었을까 안타깝다. 미인 아내하고 결혼한거도 대단한데 터미널까지 마중나오다니 정말 제대로 된 집안이다. 비결이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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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화에게도 감사한다. 도대체 가방에 뭐가 들어 있는지 궁금할 정도로 항상 먹을 것을 꺼내준다. 마지막날까지도 쵸코릿바와 쌀과자를 내 놓는다. 휴지 한장도 무거워서 배낭에 넣기 싫은데 여러 사람의 행동식을 삼일 내내 들고 다니다니 대단하다. 김은화는 저도 힘들어요 하지만 아무도 안 믿는다. 항상 일정한 속도로 랄랄라 하면서 가볍게 걷는다. 부럽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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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은 8월 휴가 때 또 지리산을 간다고 한다. 그냥 혼자서 가겠다는데 동참하는 사람도 있겠다. 김팀을 따라 가려면 매일매일 훈련을 많이 해야 할꺼다. 왜 그렇게 빨리 걷냐고 물으니 배가 고파서요, 빨리 가서 밥 먹으려구요. 그래 역시 헝그리 정신이 중요하다. 올해 초에 도봉산을 못 올라서 헥헥대던 사람이라고는 절대 믿겨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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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준의 가족 사랑에도 놀란다. 첫날 12시간을 걸어서 도착한 세석산장에서, 이제부터 지리산 능선타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아내를 위해 내려갈 결정을 하다니 대단하다. 결국 둘째넘은 한달 더 있다가 세상에 나올 모양이다. 장동준 덕분에 우리 일행은 첫날 쓰레기를 모두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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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진의 가장 두드러진 점은 역시 설겆이다. 물로 헹구지도 못하는데 휴지로 쓱쓱 잘 닦아낸다. 이거 쉬워요, 그냥 하면 되는데... 영진아 니는 다음 산행에도 꼭 따라 와야한다. 합기도로 단련된 몸이라 마지막까지 무거운 배낭을 마다하지 않는다. 요번 산행에도 와이프한테 핑계될 것이 없어서, 사장님이
가자고 한다며 둘러댔다고, 적당히 해라 니 집사람이 나 너무 미워하지 않게.. 그래도 다음번 설악산에도 꼭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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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영은 끊임없이 질문한다. 출발하기 전부터 계속 묻는다. 의문형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끝도 없다. 남자는 지구력이다. 처음에는 죽을듯한 표정을 짓지만 끝까지 살아 남는 사람은 송길영이다. 요번 산행에서 초사이언 레벨을 획득한다. 첫날보단 둘째, 둘쨋날 보다는 셋째날에 더 무거운 배낭을 매는 유일한 사람이다. 강한 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는 자가 강하다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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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미경은 늘상 일정하다. 걷기 시작하는가 싶으면 저 뒤에서 좀 쉬어요 한다. 쉴 때에는 남들을 보지도 않는다. 쪼그려 앉아서 땅만 쳐다본다. 얼굴은 점점 하얗게 변한다. 권미경에게 바라는건 단순하다. 가끔씩 웃어주라는거. 이틀째에는 완전 자신감을 찾아서 백두대간 종주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에 박수를 보낸다. 12첩반상을 기다린다. 그게 안되면 돼지고기에 수제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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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성환을 쳐다보면 나이를 잊게 한다. 이렇게 쓰면 화내겠지만 최연장자라는게 믿겨지지 않는다. 우선 요번 지리산 산행코스를 정말로 환상적으로 잡아줬다. 벌써 지리산을 5~6번 다녀왔다. 물론 18년 전 일이지만. 항상 웃으며 좌중 분위기를 잡아준다. 이틀동안 3~4시간밖에 자지 않고도 잘 걷는다. 자신의 체력이 무지 좋다는걸 잘 모르고 있을 뿐 괴력의 소유자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 이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 자꾸만 산이 눈 앞에 어른거린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비도 오지 않고 해도 뜨지 않는 산에 가기 아주 좋은 날이다.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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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장님은 그 무거운 직위의 짐을 내려놓고 의지로 완주해주신 멋진 본을 보여주셨음다. 정말 감동입니다.
2. 직접 본 사람들만 알겠죠? 사장님의 불굴의 의지와 집념을.. ^^
3. 지리산은 정말 멋진 산이네요.. 그 멋짐을 느끼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더욱 많이 필요하겠죠?
4. 멋있습니다. ^^
5. 체육 점수가 최악이었던 제가 하면 누구나 다 할 수 있겠죠. 그렇다면 내년에는 전 직원이 다 함께?
6. 저도 체육점수는... 꽝이었는데... 등산을 매주 꾸준히 하니... 지리산 종주도 가능해지더군여...
7. 윽, 위에 초사이언 두명이서 농담을 주고 받고 있군요
8. 매주 등산을 꾸준히 한 저는 뭡니까? T.T
9. 음... 지금 다시보니..."비결은...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라는 말하고 비슷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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