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 10점
이외수 지음/동문선

결혼을 하고 1~2년 후에 아내가 나에게 당신이 좋아할 만한 책이라면서 읽어보라구 준 책이다.
나는 책을 선정할 때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읽지 아니한다.
이 책 또한 제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랑"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이 전부 나에겐 식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이 98년도에 출간이 되었고, 아내 또한 98년에 읽어본 책을 6~7년이 지난 후에 나에게 권하는 이유는 뭘까?
그 당시 나는 한참 이외수 선생님의 작품에 푹 빠져들 무렵이였다.
벽오금학도, 꿈꾸는 식물, 장수하늘소, 칼, 황금비늘 ...
내가 대학 생활에 중점을 둔 것 중 하나가 호흡을 통한 마음공부였다.
지금 생각하면 내공이 부족하여 어설픈 공부가 되었지만, 항상 그 공부를 다시 해야겠다는 의지는 마음 한 켠에 도사리고 있다.
아무튼, 나의 성향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아내가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준 것일 것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존경해 마지 않는 이외수 선생님의 작품이기도 하고
아내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읽어봐야지라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다 보니
얼굴이 예쁘지 않다고 마음까지 예쁘지 않다라는 책에 대한 편견이 있지 않았나 라는 부끄러움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 또한 이외수 선생님의 깊은 사고와 통찰력으로 세상 사는 얘기를 이끌어 냈으며
거침없는 자신의 삶을 솔직 담백하게 이끌어 내는 것이 내가 힘들 때마다 읽어보며 힘을 낼 수 있는 양식이 된다.

올 한 해 나에겐 많은 힘든 시련이 있었는데,
언뜻 내 눈에 들어온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이라는 책을 읽고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되었다.
내가 겪고 있는 이 정도의 시련은 이외수 선생님이 살아온 발자취에 비하면
정말 보잘 것 없는 것이였고, 고민하고 힘들어 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인다.

이전 회사 사장님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말씀이 있었다.
"누구에게나 아픔은 다 있다. 자신의 아픔이 가장 큰 것으로 여겨진다."
난 이 말씀을 들을 때마다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여유라고 속으로 비웃곤 했다.
우리의 불만을 잠재우고 자신의 뜻대로 이끌어내려는 사장님의 경영 방식 정도로만 치부를 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 살 한 살 먹어갈 때마다,
내가 아픔을 겪을 때마다,
그 말이 단순히 경영 방식이 아니라, 인생의 고통에서 나온 말씀인 걸 깨닫게 된다.
요즘은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되새긴다.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나에게도 던질 수 있는 사랑의 그물을 마련했는지???
나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삶을 살아온 것인지???

*** 이외수님의 One Point Lesson ***
1. 험난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버리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인간은 길을 가면서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일에 즐거움을 느낀다.
   전자는 갈수록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후자는 갈수록 마음이 옹졸해진다.
2.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3. 너희들이 진실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만물을 남보다 사랑하는 경쟁에서만 뒤떨어지지 않으면 된다.
   나머지 경쟁에서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심판이 되려고 노력해라.

2008/10/24 - [쩐의시대/먹자, 부족한 양식] - 하악하악 (이외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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