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정확한 (원본) 출처를 찾기가 힘들어 다음과 네이버 이미지 검색에서 찾아 게시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누구의 발인지 짐작이나 하시겠습니까...
희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발이 아닙니다.
사람의 발을 닮은 나무뿌리도 아니고
사람들 놀래켜 주자고 조작한 엽기사진 따위도 아닙니다.
예수의 고행을 좇아나선 순례자의 발도 이렇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명실공히 세계 발레계의 탑이라는 데 누구도 이견을 제시하지 않을,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입니다.
그 세련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진,
세계 각국의 내노라 하는 발레리나들이
그녀의 파트너가 되기를 열망하는,
강수진 발입니다.

처음 이 사진을 보았을 때 심장이 어찌나 격렬히 뛰는지
한동안 두 손으로 심장을 지그시 누르고 있었답니다.
하마터면 또 눈물을 툭툭 떨굴 뻔 하였지요.
감동이란... 이런 것이로구나..

예수가 어느 창녀의 발에 입 맞추었듯,
저도 그녀의 발등에 입맞추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마치 신을 마주 한 듯, 경이로운 감격에 휩싸였던 것이지요.

그녀의 발은,
그녀의 성공이 결코 하루 아침에 이뤄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하루 열아홉 시간씩, 1년에 천여 켤레의 토슈즈가 닳아 떨어지도록,
말짱하던 발이 저 지경이 되도록...
그야말로 노력한 만큼 얻어낸 마땅한 결과일 뿐입니다.

그녀의 발을 한참 들여다 보고..
저를 들여다 봅니다.
너는 무엇을.. 대체 얼마나... 했느냐...
그녀의 발이 저를 나무랍니다.
인정합니다..
엄살만 심했습니다..
욕심만 많았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  시인 고은.

정규 방송 시간에 무릎팍도사를 본 적은 거의 없다.
그러나,  "아름다운 발을 찾아서, 강수진"이라는 제목을 보고 관심이 동하여 우연찮게 봤다.

보는 순간, "오~ 아름답다..."
외모 뿐만 아니라, 그녀의 몸에서 나오는 기운이 적당히 정제가 되어 있으면서도 우아하고 미소가 아름다웠다.

그녀의 나이 42세...(1967년 4월 24일생)
고1때 모나코 왕립 발레학교 유학...
언어와 문화, 부족한 테크닉, 향수로 인한 고생을 교장선생님의 따뜻한 배려로 오로지 연습벌레가 되었다.
수위 아저씨 몰래 밤 11시부터 새벽녁 늦게까지 외부 조명에 기댄채 오로지 연습...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많은 수상을 했다.

1985. 동양인 최초 스위스 로잔 발레콩쿠르 우승
1986. 5대 발레단 중 하나의 400년 역사의 독일 슈투르가르트 동양인 최초 최연소 입단
1999. 모스크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무용수상
2007. 독일 '캄머탠저린(궁중무용가)' 칭호 동양인 최초 수여
2007. 세계적인 천재 안무가 '존 크랑코'상 수상

이것 뿐만 아니라, 근 독일 슈투르가르트 주 정부에서 어떠한 죄에 대해서도 처벌을 면하게 되는 면죄부를 받았고,
(설사, 사람을 죽이더라도...) 그가 병에 걸리거나 늙어서 발레를 더 이상 하지 못할 경우에도 그는 종신회원의 자격으로
굶어죽일 수 없게 되어 있다.

이런 것들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 되는 게 아니다..
20년 넘게 한 길을 지독하게 연습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내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몸이 개운하면 어제 연습량이 부족했나라고 생각할 정도로 연습에 연습을 거듭해 지금의 그녀를 만들었다.

남들과 경쟁한다는 것보다는 자신이 발전되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더 열심히 연습하고
발이 엉망이 되는 고통도 감수할 수 있었다며 극장에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상이 있고,
매 작품마다 내 세상이 존재하며, 발레를 하며 다른 누구보다 즐길 수 있는 삶을 누린다. 난 복받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서 더욱 친근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인간미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 위치에 올라서면 누구나 우쭐하고 권위적인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건만
그녀는 마치 옆집 누나처럼 친근하게 말을 하였다.
입술을 옆으로 빼면서 "퀙!!" 이라는 습관부터 시작해서 꾸미지 않은 자화자찬(?)과 여느 여인네처럼
질투와 시기도 하는 것이 미워보이지 않고 친근하게만 느껴졌다.

결국, 자신과의 싸움인데, 나의 삶은 어떤가?
그녀에 비해 내가 살아온 삶은 어땠는가?
정말 보잘 거 없다...
그러면서, 사회를 불평하고 환경만 탓한다.
나의 노력은 해보지도 않고 할만큼 했다고 탓하며 주저앉고 있다..

강수진, 그녀를 보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으면 좋을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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