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때 부모님을 원망할 때가 있었다.
잘 나가던 가게가 의도치 않은 IMF를 맞이하여 쌓여 있던 부채들을 갚지 못하여 파산하였고,
그로 인해 나의 대학 3, 4학년 생활은 힘들었다.
등록금이 없어서, 방값이 없어서...
등록금은 교수님과 선배들에게 빌려 납입했어야 했고, 방값은 연구실에서 때웠다.
그땐 정말이지 단돈 2만원으로 한 달을 버티고 했었다.
그때 지금의 처제랑 아내에게 신세를 많이 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드시고, 힘들고 지칠만도 하실텐데...
아내와 2명의 자식이 있는 나두 힘들구, 많이 지쳐가는데 ...
암튼, 이런 당신은 끊임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걸 하신다.
풍수, 수맥, 침, 뜸...

그 결과 첫 번째 대단한 산출물이 나왔다.. 3개월 전 쯤에...
MBC 케이블 방송인 에브리원(www.mbcevery1.co.kr, 미스터리 x파일)에서의 출연 요청이 와서 포항시 흥해읍에서의 자문 역할을 하셨다.
보수적인 면이 강해서 싫었는데, 그걸 장점으로 승화하신 거 같다...
자랑스럽습니다. 아버지~~
제가 힘들고 지칠 때 이런 당신의 모습을 떠올리겠습니다.

방송 내용은 대충 젊은 청춘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이 되었고,
마을에 수호신인 돼지 석상을 건립을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도대체 어떤 문제로 이런 현상이 생길까를 풍수학적으로 풀어가는 내용이었다.

지리적 판단을 위하여 주위를 제작진과 돌아보며, 주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여러 이야기로 마을 청년회와 부녀회에서 수호신 역할의 돼지 석상을 건립하였으나...

왜 마을 청년들만 죽어나가는지에 대한 설명을 풍수학적으로 풀어 제작진과 마을 주민들에게 설명...

풍수적인 역학 관계 뿐만 아니라, 수맥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수맥 검사와 그에 대한 설명...

이 마을의 풍수적인 문제는 " 용(龍)이 달려오는 ... 블라 블라..."...

이 출연 이후로 울산 지역에 있는 곳도 자문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기름값에 대한 지원도 전혀 없는데다가 자문비도 없다.
게다가 방송분을 DVD로 요청을 해도 응답이 없어 괴심하여 거절했다고 하신다.

어쨌든, 아버지는 어려운 시기도 그럭저럭 넘기시고, 동네에서 그나마 이름있는 풍수가로서 용돈 정도는 벌고 계신다.
물론, 본업은 따로 있고, 부업으로 말이다.
내가 알고 있기로도 풍수학계 쪽에서도 이름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요즘 화장이 대세라 별 재미는 못 느끼시지만
그래도, 당신이 하시는 일에 자랑스러워 하시고, 승승장구하시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그의 직업에 "풍수가"가 더 붙었다.

과연 나두 저 나이에 저렇게 의욕적으로 새로운 걸 배워서 저런 위치까지 갈 수 있을까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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