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을 발견하는 쟁점적 지식경영

문제에서 문제를 명확히 이끌어내라.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쟁점이 또렷해지도록 질문하고 논란하고 지적하라. 여기에 바탕하여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논거를 마련해야 한다. 설득력은 그저 생기지 않는다. 덮어놓고 목청만 높여서는 상대를 납득시킬 수 없다. - 저자 曰

1. 質定收斂法(질정수렴법 - 質 : 바탕 질, 定 : 정할 정, 收 : 거둘 수, 斂 : 거둘 렴)
   -> 질문하고 대답하는 가운데 논란이 있던 문제에 대해 의견을 수렴
2. 大夫相訟法(대부상송법 - 大 : 큰 대, 夫 : 사내 부, 相 : 서로 상, 訟 : 송사할 송)
   -> 춘추시대 대부들이 서로 시비가 엇갈려 이를 가릴 수 없을 때 소송을 걸어, 증거로 따지고 논란하여 제 3자의 판단을 구하는 것.
3. 提撕警發法(제시경발법 - 提 : 끌 제, 撕 : 찢을 시, 警 : 경계할 경, 發 : 쏠 발)
   -> 이끌어 일깨우고 경계하여 깨닫게 하는 것
4. 切偲磨濯法(절시마탁법 - 切 : 끊을 절, 偲 : 굳셀 시, 磨 : 갈 마, 濯 : 씻을 탁)
   -> 잘못을 바로잡고 책선해서 역량을 갈고 닦는 것
5. 無徵不信法(무징불신법 - 無 : 없을 무, 徵 : 부를 징, 不 : 아닐 불, 信 : 믿을 신)
   -> 증거가 없으면 믿지 않는다.

문제를 도출하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質定收斂法
-> 질의와 응답으로 이어지는 토론이다. 토론도 직접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면토론이 있고, 글을 주고받으며 하는 서면 토론이 있다. 한가롭게 지내며 혼자 있을 때는 논할만한 것이 한둘이 아니고 의문나는 것도 몹시 많다. 그러다가 갑자기 엄한 스승이나 좋은 벗과 맞닥뜨리면 마음과 입이 서로 호응하지 않아 꺽꺽하여 궁금한 점을 하나도 펴지 못한다. 이것은 사람들의 보편적인 근심이다. 메모하라. 이것이 질정수렴법이다.
大夫相訟法
-> 토론을 하다보면 두 사람의 견해가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나란히 평행선을 달릴 때가 많다. 나중에는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가 되어 저마다 자기 고집만 세우므로, 토론의 보람도 없고 사이만 틀어진다. 이럴 때 효율적인 토론 방법이 다면 토론이다. 즉 대부상송법이다.
提撕警發法
-> 붙들고 하나하나 일깨워주는 것이 제시(提撕), 깨우쳐 오성을 열어주는 것이 경발(警發)이다. 공부를 잘 하려면 식견이 열려야 한다. 깨닫음이 없으면 여기서 이 말 듣고 저기서 저 말 들을 때마다 우왕좌왕하게 된다. 이것이 제시경발법이다.
切偲磨濯法
-> 남을 칭찬하는 것이야 나쁠게 없지만, 공부의 자리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겸손이 미덕이긴 해도 토론의 자리에서는 안 된다.
無徵不信法
-> 논거를 가지고 비판해야지, 감정으로 비방해서는 안 된다. 주장을 함부로 내세우지 마라. 증거없이 말하지 마라. 논거가 없으면 논리도 없다. 이것이 무징불신법이다.

■ 서면토론의 일석삼조 효과
 1. 글로 쓰자면 아무래도 앞뒤를 갖추어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
 2. 답하는 입장에서도 조목별로 분간해야 하므로 말을 함부로 섞지 못한다.
 3. 뒷날 예전에 주고 받은 편지를 보면 당시 내 공부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 사기종인(舍己從人) ↔ 택선고집(擇善固執)
사기종인 : 자기의 고집을 버리고 남의 비판을 따르라.
택선고집 :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것을 끝까지 밀어붙여 굳게 붙드는 것.

비판하는 사람의 사기종인과 듣는 사람의 택선고집이 팽팽하게 맞서면 토론에 진전이 없게 되므로 토론의 보람이 없다. 택선고집의 태도가 훌륭하기는 하지만, 처음 단계에서 아예 잘못된 길을 선택해 놓고 이것을 고집하면 북원적월(北轅適粤)의 결과를 빚을 뿐이다. 공부하는 사람의 바람직한 태도는 개과불린(改過不吝)이다. 잘못되었다 싶을 때 즉각 그 잘못을 인정하라. 잘못인 줄 알면서 자존심 때문에 고집을 부린다면 결국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 북원적월(北轅適粤)
    - 北 : 북녁 북, 轅 : 끌채 원, 適 : 맞을 적, 粤 : 말 내킬 월
    - 수레의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놓고 남쪽으로 가려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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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1. 단계별로 학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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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3. 메모하고 따져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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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읽고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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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생각을 장악하는 효율적 지식경영

지나가는 생각을 붙들어 내 것으로 만들어라. 그저 보지 말고 제대로 보고, 덩달아 보지 말고 나름대로 보아야 한다. 끊임없이 초록하고 틈만 나면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 문제를 다각도로 점검해서 헤아림을 깊게 하라. 생각을 장악하지 못하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 저자 曰

1. 鈔書權衡法(초서권형법 - 鈔 : 노략질할 초, 書 : 글 서, 權 : 권세 권, 衡 : 저울대 형)
    -> 책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자료를 초록하여 정보의 가치를 저울질
2. 隨思箚錄法(수사차록법 - 隨 : 따를 수, 思 : 생각할 사, 箚 : 차자 차, 錄 : 기록할 록)
    ->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을 메모하여 기록하는 것
3. 反覆參訂法(반복참정법 - 反 : 되돌릴 반, 覆 : 뒤집힐 복, 參 : 간여할 참, 訂 : 바로잡을 정)
    -> 되풀이해서 따져보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것
4. 潛心玩索法(잠심완색법 - 潛 : 잠길 잠, 心 : 마음 심, 玩 : 희롱할 완, 索 : 찾을 색)
    -> 마음을 온통 쏟아 음미하고 사색하는 것
5. 知機揣摩法(지기췌마법 - 知 : 알 지, 機 : 베틀 기, 揣 : 헤아릴 췌, 摩 : 갈 마)
    -> 기미를 미리 알아 미루어 헤아려 준비하는 것



鈔書權衡法
-> 무엇 때문에 이 책을 읽는가? 이 책 가운데서 어떤 정보가 유용한가? 왜 그 정보를 필요로 하는가? 주견이 서야 권형, 즉 저울질이 가능해진다. 취할 것인가, 버릴 것인가? 이 판단의 근거가 바로 주견이다. 무조건 책 읽다가 좋은 구절에 밑줄만 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주견을 먼저 세워라. 생각을 붙들어 세워라. 그런 뒤에 책을 읽어라. 눈으로 입으로 읽지 말고 손으로 읽어라. 부지런히 초록하고 쉴새없이 기록해라. 초록이 쌓여야 생각이 튼실해진다. 주견이 확립된다. 이것이 초서권형법이다.
隨思箚錄法
-> 다산 선생은 맹목적이고 무모한 독서를 배격하고,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는 방식의 독서를 되폴이해 강조한다. 이것이 수사차록법이다.
反覆參訂法
-> 공부는 따지는 데서 시작해서 따지는 것으로 끝난다. 자료가 아무리 많아도 이를 꿸 끈이 없으면 소용이 없다. 꼼꼼히 따지고 낱낱이 따져라. 그저 보아넘기거나 대충 넘어가지 마라. 비교해보고 대조해보고 견주어보고 흔들어보아라. 선명한 길이 뚜렷이 드러날 때까지 따지고 또 따져라. 이것이 반복참정법이다.
潛心玩索法
->잠심(潛心)은 마음을 그 속에 푹 담그는 것이다. 물속에 잠겨 있듯 그 속에서만 있는 것을 말한다. 완색(玩索)은 아이들이 완구(玩具)를 가지고 놀 듯 항상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그 의미를 탐색하는 것이다. 이것이 잠심완색법이다.
知機揣摩法
-> 평소의 공부는 지기췌마를 위한 수련과정일 뿐이다. 맥락을 읽고 행간을 읽어라 글을 읽지 말고 마음을 읽어라. 한번 지나간 버스는 세울 수가 없다. 기회는 불시에 찾아온다. 두 번 오지 않는다. 소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치지 말고, 미리 헤아려 대비하라. 변죽만 울리지 말고 핵심을 찔러라. 이것이 지기췌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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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의시대

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큰 흐름을 짚어내는 계통적 지식경영

공부는 가닥을 잡는데서 시작되고 끝난다.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 있는 것을 참작해서 새 것을 만들어라. 틀를 만들고 골격을 세워라. 새 자료를 꼼꼼히 검토하고, 기존의 성과를 면밀히 점검하라. 다 보여주려 들지 말고 핵심을 찔러라. 자료를 널리 모아 갈래를 나눠라. - 저자 曰

1. 先定門目法(선정문목법 - 先 : 먼저 선, 定 : 정할 정, 門 : 문 문, 目 : 눈 목)
    ->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가기에 앞서 문목, 즉 목차를 먼저 정하라는 말.
2. 變例創新法(변례창신법 - 變 : 변할 변, 例 : 법식 례, 創 : 비로소 창, 新 : 새 신)
    -> 기존에 있던 것을 참고하여 새 것을 만들어내는 것.
3. 取善論斷法(취선논단법 - 取 : 취할 취, 善 : 착할 선, 論 : 논의할 논, 斷 : 끊을 단)
    -> 여러 정보 가운데 가치있는 것만 추려내어, 다시 하나하나 타당성을 따져보고
        검토하는 것.
4. 擧一反三法(거일반삼법 - 擧 : 들 거, 一 : 한 일, 反 : 되돌릴 반, 三 : 석 삼)
    -> 한 모서리를 들어 나머지 3 모서리를 뒤집는 것.
5. 彙分類聚法(휘분류취법 - 彙 : 무리 휘, 分 : 나눌 분, 類 : 무리 류, 聚 : 모일 취)
    -> 자료를 모아 분류한 다음, 종류에 따라 다시 한데 묶어 정리하는 것.

앞서 1강에서 當求捷徑法(당구첩경법)에서 공부에는 왕도가 없고 바른 방법으로 공부하여 머리가 트여야 한다고 했다. 머리가 트인다는 의미를 이번 장에서 잘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머리가 트인다 즉, 혜두(慧竇, 지혜의 구멍)을 얻기 위한 단계를 나름 정리해보았다.

先定門目法
-> 가닥을 잡기 위해서는 목차를 먼저 정하라. 내 앞에 놓인 자료를 장악하지 않고서는 목차를 짜기란 불가능하다.  내 앞에 놓인 자료를 장악하기 위해, 큰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목차를 짜라. 수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것이 선정문목법이다.
變例創新法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모든 새 것은 옛 것의 변용일 뿐이다. 다만 옛법이 아무리 훌륭해도 시대가 같지 않고, 사람이 달라지면 쓰임에 맞지 않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옛 것만을 붙들고 고집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온고지신처럼 기존에 있던 것을 참조하여 새 것을 만들어내라. 이것이 변례창신법이다.
取善論斷法
-> 가치를 판단하려면 객관적인 분석과 명석한 판단이 필요하다. 하나하나 따져서 지위를 헤아리고 정보의 값을 매겨라. 문제는 나에게 있다. 자료에 있지 않다. 이것이 취선논단법이다.
擧一反三法
-> 툭 건드려 오성(悟性)을 활짝 열어주는 방식이다. 혼자서도 한 모서리를 들어 탁자 하나를 쉽게 뒤집을 수가 있다. 한 솥의 국맛은 한 숟가락만 떠 먹어봐도 알 수 있다. 통째로 다 마셔봐야만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요령을 잡는 것이다. 이것이 거일반삼법이다.
彙分類聚法
-> 방대한 자료 속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일에서 시작된다. 일단 정보가 집적되면 이것을 다시 갈래별로 나눠 교통정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뒤죽박죽으로 섞인 정보를 갈래별로 나누면 비로소 흩어진 정보들이 하나의 방향을 지시하기 시작하고(彙分), 갈래별로 쪼개어 나눈 정보는 다시 큰 묶음으로 모아 하나의 질서 속에 편입시켜야 한다. 이때 다시 통합된 하나는, 분류하고 취합하기 이전의 산만한 하나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계통이 서서 구획이 나누어진 전체로 탈바꿈한 것이다(類聚). 이것이 휘분류취법이다.

학습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주제별로 분류해 식견을 확장하는 觸類旁通法에서 좀 더 나아가 속인의 때를 벗고 달사의 식견을 지니려면 먼저 문심혜두(文心慧竇)가 열려야 한다.
 문심은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고, 혜두는 지혜의 구멍이다. 즉, 안목이 열리고 식견이 툭 터져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우러나게 되는 상태이다.

문자가 생긴 것은 만물을 분류하기 위해서다. 그 형상과 뜻과 일을 가지고 반드시 종류별로 접촉하여 곁에까지 통하게 해서, 같은 부류를 다 이해하고 다른 것과 구별하게 한 뒤라야 정리(情理)가 찬연해져서 문심혜두가 개발된다.
                                                           - 천자문에 대한 평(千文評) 中 에서 발췌... -

1강에서 나온 촉류방통법과 2강에서 나오는 휘분류취법은 비슷해 보이나,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있다.
 彙分類聚法 (휘분류취법)  자료의 섭렵과 정리 과정에 중심
 觸類旁通法 (촉류방통법)  계통있는 학습에 주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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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이번 포스트부터 10 ~ 11개로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에 대해서 정리를 시작한다. 물론 이것은 정민 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이라는 책을 정리한 것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쇄적 지식경영

공부는 어떻게 시작할까? 생각은 어떻게 정리하고 간수하는가? 기초는 어찌 닦으며, 바탕은 어떻게 다지나? 공부도 첫 단추를 올바로 끼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바른 길을 찾아서 지름길로 만들어라. 정보를 종합하여 분석하고 정리하라. - 저자 曰

1. 如剝蔥皮法(여박총피법 - 如 : 같을 여, 剝 : 벗길 박, 蔥 : 파 총, 皮 : 가죽 피)
   -> 파 껍질을 벗겨내듯 문제를 드러내라.
2. 觸類旁通法(촉류방통법 - 觸 : 닿을 촉, 類 : 무리 류, 旁 : 두루 방, 通 : 통할 통)
   -> 비슷한 것끼리 엮어 옆에까지 통한다.
3. 築基堅礎法(축기견초법 - 築 : 쌓을 축, 基 : 터 기, 堅 : 굳을 견, 礎 : 주춧돌 초)
   -> 터를 다져 주추를 굳게 한다.
4. 當求捷徑法(당구첩경법 - 當 : 마땅할 당, 求 : 구할 구, 捷 : 이길 첩, 徑 : 지름길 경)]
   -> 마땅히 지름길을 구하라.
5. 綜覈爬櫛法(종핵파즐법 - 綜 : 모을 종, 覈 : 핵실할 핵 or 보리 싸라기 흘,
                                      爬 : 긁을 파, 櫛 : 빗 즐)
   -> 복잡한 것을 종합하여 하나하나 살피고,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고 헝클어진
        머리칼을 빗질하듯 깔끔하게 정리해낸다.
     ※ 覈 : 핵실(覈實 : 사실을 조사하여 밝히다., 엄할 핵)

정리하자면, 공부라는 것은 기초를 튼튼히 하고, 바탕을 다져 마땅히 지름길을 택하여 정보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과 같이 정리가 될 것이고, 각 과정별 필요한 방법은 아래에 표시해 두었다.


기초를 튼튼히 하고 바탕을 다지는 데에는 "如剝蔥皮法(여박총피법)", "觸類旁通法(촉류방통법)", "築基堅礎法(축기견초법)"이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當求捷徑法(당구첩경법)"으로 지름길을 찾고 "綜爬櫛法(종핵파즐법)"을 통해 정보를 분석, 정리해야 제대로 된 공부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공부라는 것은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하나씩 살펴보자.
如剝蔥皮法
-> 기초가 없는 누구나 수 많은 정보 앞에 두고 처음에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가치판단"에 대한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계속해서 껍질을 벗겨내다보면, 즉 하루도 끊임없이 궁구하고 살피다보면 어느 순간 버려야 할 껍질과 먹을 수 있는 속살이 구분되는 시점이 온다. 이것이 여박총피법이다.

觸類旁通法

-> 갈래를 나누고 종류별로 구분하면 무질서 속에서 질서가 드러난다. 안 보인던 것이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그런 다음 묶어서 생각하고 미루어 확장을 하여 보이지 않는 질서를 찾아내어 계통을 확립해야 한다. 이것이 촉류방통법이다.

築基堅礎法

-> 터다지기를 소홀히 하면 주추가 내려앉는다. 내려 앉은 주추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 기본을 다시 익힐려구 하면, 기존의 습성으로 인해 쉽지 않다. 많은 스승들이 하시는 말씀 중에 "생판 모르는 사람"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 중에 생판 모르는 사람이 가르치기가 쉽다고 한다. 그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리라 본다. 즉, 기초를 튼튼히 해야 나중에 쉬워지는 이 방법이 축기견초법이다.

當求捷徑法
-> 공부에는 왕도가 없다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도 같은 의미로 파악해도 될 듯하다. 지름길이라는 것이 요령을 찾아 노력을 덜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니라, 공부하는 머리가 트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바른 방법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거두는 보람은 하나도 없게 된다. 이것이 진정한 당구첩경법이다.

綜覈爬櫛法
-> 촉류방통의 방식을 통해 정보간의 우열을 따져 요긴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추려내는 과정(종핵)과 책상 위에 흩어진 종이를 주섬주섬 추려서 아래 위로 탁탁 추스르면 들쭉날쭉하던 종이들이 가지런히 모인다. 탁탁 추스르는 것이 격(格, 파즐). 이것이 종핵파즐법이다.

언제난 문제는 문제가 아니다. 정말 큰 문제는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고 여기저기 들쑤셔 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해결책으로는 "靜存(정존)"과 "動察(동찰)"이 필요하다.
 
정존할 수 없다면 동찰도 없다. 그러면 정존공부는 어떻게 힘을 쏟아야 할까?
주경(主敬)을 본(本)과 체(體)를 삼고, 궁리(窮理)를 용(用)과 말(末)로 삼아야 한다.

일단, 말의 뜻을 짚고 넘어가자.
정존(靜存)이라는 것은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조용히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조용히 따지고 살펴 그 깨달음을 마음에 간직하는 것이다. 흔히, 명상이라 보면 될 것이다.
동찰(動察)이라는 것도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움직이며 살피는 것이다. 실제 적용하여 맞는지 그러하지 않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주경(主敬)은 성심을 다해 주제에 몰입하는 것이고, 궁리(窮理)는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탐색의 과정이다.

 다시 말해, "정존할 수 없다면 동찰도 없다"라는 말은 조용히 살펴 깨닫지 못한다면 실제에 적용하지도 못할 뿐더러 적용한다고 해도 그러한 것들이 맞는지 그러하지 않는지를 살펴볼 수 없다는 말이 되겠다. 그렇다면 정존이라는 것은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그 정존은 주경을 본체로 삼고 궁리를 용말로 삼아야 한다. 주제에 몰입하여 여박총피를 함으로써 문제 파악을 하고 해결을 위해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따져야 한다는 의미쯤으로 봐도 무방할 거 같다.

 처음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익숙해지면 자기 것이 되어 가속도가 붙게 되어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다. 즉, 파즐(爬櫛) 혹은 격물(格物)이란 어떤 사물의 의미에 대해 끝장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격물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격물치지(格物致知)다.
 모르던 것을 하나씩 깨쳐나가는 동안 앎이 내 안에 축적되고, 그 앎은 단순한 지식을 넘어서 지혜가 된다. 바깥 사물을 격물치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치를 따져 내 삶 속에 깃들이는 것도 중요핟. 그것을 일러 궁리진성(窮理盡性)이라 한다.

위의 다섯 가지 방법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하나 더 얻을 수 있었다.
어떤 목적을 위해 우리는 자료를 취합하고 분류하고, 그 분류에서 요긴한 것들 추려서 재배열하는 과정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를 취합하기 위해 관련된 자료를 모아 양파 껍질 벗기듯 하면 가치있는 자료를 수집하게 되고, 그 수집된 자료를 갈래를 나누고 종류별로 구분하여 질서를 찾아내고, 그 질서를 바탕으로 해서 정보간의 우열을 따진 후 특정 사물에 대한 의미에 대해 끝장을 보게 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달성된 그 이치를 나의 삶 속에 깃들인다는 즉, 궁리진성을 하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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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8. 과정을 단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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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을 읽고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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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 10점
정민 지음/김영사
참으로 긴 호흡을 가지고 읽어 본 책이다.
다산 유적지를 다녀온 후 이덕일 님의 역사서인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을 읽고 다산 선생을 마음속으로 깊이 사모한 터라, 600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또 어떤 벅찬 감동이 나의 마음 속 깊이 자리할까 기대치가 높았다.

이 책은 다산 선생이 18년간 강진 유배 생활을 하면서 수 많은 역작을 남긴 자취를 따라 다산 선생이 학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정리된 체계를 다시 한 번 꼽씹어보고, 나 나름대로 정리도 하느라, 상당히 긴 호흡을 하게 되었다.
얼핏 600페이지가 넘는 대학 전공 서적과 같은 부담감이 없잖아 있지만,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 중에 하나가 되었다.
특히,
"공부를 잘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시는 분..."
"열심히는 하는데, 실력이 잘 오르지 않으시는 분..."
"논문을 잘 쓰고 싶은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될 지 모르시는 분..."
"여짓껏 잘 해 왔으나,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해 보고 싶으신 분..."

이런 식의 분류를 하니, 꼭 무슨 광고를 하는 듯 하나, 학문이나 지식을 잘 정리하고 다루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 번, 아니 몇 번이라고 다시 꼭 읽어 봐서 자기 것으로 만들면 반드시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나 또한 공부를 잘 하지 못하는 부류에 소속 되기에 몇 번이나 읽고 또 읽고 정리를 하였다.
앞으로 10~11개의 포스트로 정리를 할 예정이지만, 한 구절만 소개하고 마칠까 한다.

책 읽는 것 또한 그러하다.
서로 맞춰보고 꿰어보아 따져 살피는 공부를 쌓고, 그치지 않는 뜻을 지녀, 푹 빠져 스스로 얻음에 이르도록 힘써야 한다.
이와 반대로 오로지 빨리 읽고 많이 읽는 것만을 급선무로 한다면,
비록 책 읽는 소리가 아침 저녁 끊이지 않아
남보다 훨씬 많이 읽더라도 그 마음속에는 얻는 바가 없게 된다.
이는 조금만 땅을 파면 오히려 마른 흙인 것과 한가지 이치다.
깊이 경계로 삼을 만하다.
 
 그는 독서에서 푹 젖어듦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나기가 휘몰아쳐 땅 위에 갑자기 도랑이 생길 지경이 되어도,
날이 갠 뒤 땅을 파보면 금세 마른 흙이 나온다.
빨리 많이 읽기만 힘쓰고 의미를 살피고 따져보아 깊이 젖어들지 않는다면,
소나기가 잠깐 땅 위를 휩쓸고 지나간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공부 혹은 독서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든 이렇게 해야지 않을까 한다.
나의 가슴 속 깊이 새기고 새겨, 앞으로 어떤 일을 임함에 있어도 꼭 이렇게 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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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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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부터 기습적인 눈에 동네는 온통 하얗게 변했다.
오후부터 내린 눈은 오후 4~5시가 되어서야 절정을 이루었다.
잠시 눈을 부친 후 애들을 단단히 입힌 후 눈을 즐기러 밖으로 나갔다.

그동안 남쪽에서만 지내서 눈을 많이 보지 못한 탓인지 애들은 눈을 보더니 아주 즐거워라 했다.
나오자 말자, 눈을 손에 담아 서로 서로 뿌리기도 하구...

옆에 놀이터 올라가는 완만한 경사가 있는데, 누군가가 벌써 그 곳에서 눈썰매를 타고 있었다.
나두 애들 태우고 싶은 마음에 그곳으로 갔으나, 애들 태울만한 도구가 없어 헤메고 있었는데,
마침 그 분이 집에 들어간다고 우리에게 비료포대를 주는 것이 아닌가...
이게 왠일이야~~!!!
비료포대~~
어릴 적 타보구 타 본 기억이 없는 바로 그 비료포대 썰매~~

시형이는 무턱대고 비료포대에 올라서다가 두 번씩이나 엉덩방아를 찧다가 그 다음부터는 아주 조심조심 올라탔다.

그러나, 탑승은 조심조심 했으나, 눈썰매의 묘미는 제대로 느낀 유일한 놈이였다.
거의 10m를 타고 내려가는데, 나는 무서워서 중간 중간 멈칫 대느라 별 재미를 못 느꼈는데,
이 놈은 거칠게 없었다.

내려가다 조그만 나무에 걸려두 무조건 내려간다.
비료포대가 빙빙 돌아도 멈추기 전까지는 무조건 질주다...

역시 눈썰매는 비료포대가 와따이다.
나두 멈칫멈칫대긴 했어두 애들 핑계로 동심의 세계로 맘껏 돌아가 놀았다.
애들이 없었으면 참으로 쪽팔리기도 했겠지만서두, 애들 덕에 나두 1시간 동안 신나게 놀다 돌아왔다.

그러나, 낼 출근은 어떡하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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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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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투브 동영상 조회수 1위는 수전보일과 관련된 동영상이다.
거의 1년 전의 동영상인데 이제서야 보다니 너무 아쉬울 따름이다.

Susan Boyle
Susan Boyle by Bert Kommerij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그녀의 이름은 ... 수전보일 ...
그녀의 나이는 47세...
그녀의 결혼 경력은 無.
키스 경험... 또한 全無

그 뿐만 아니다...
그녀는 추녀다.
그녀의 몸매는 완전 꽝이다.

현재 페블이라는 고양이와 살고 있으며,
영국의 한 작은 마을 블랙번에서 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는 그녀...

47세... 그건 단지 하나의 면일 뿐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녀...
그녀의 꿈은 전문가수가 되는 것이고, 엘런 페이지와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고 밝힌다.

이런 간단한 인터뷰 중에 많은 관중과 심사위원은 어처구니 없어 하고 비웃고 있었다.

그러나, 레미제라블의 "I dream a dream"을 부르는 순간 정막이 잠시 흘렀고,
한 순간에 모든 관중과 심사위원은 기립을 하고 환호성을 지르기 시작한다.

그 어떤 평이 필요없었다.

정말이지, 겉으로 보잘 거 없는 한 중년 여성이 몇 만리나 되는 이 이국 땅에 있는 나의 가슴을 이렇게 까지 쿵쾅되면서 떨리게 하다니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몇 번을 보고 또 봐도 눈물이 계속 흘러나온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녀는 나에게 엄청난 존재가 이미 되어 버렸다.
궁금하면 동영상을 직접 보라...
그녀는 분명 작은 호랑이임에 틀림없을 것이고,
그녀를 동영상으로 만난 것으도로 정말 영광일 따름이다.
늦었지만 나에게 정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말할 만하다.



레미제라블의 "I dream a dream"...
I dreamed a dream in times gone by
난 흘러간 시간에 꿈을 꿨네
When hope was high
희망은 높았고
And life worth living
삶은 가치가 있었을 때
I dreamed that love would never die
난 사랑이 절대 안 죽을 거라 꿈꿨네
I dreamed that God would be forgiving
난 신이 용서할 거라 꿈꿨네
Then I was young and unafraid
그리고 나는 어렸고 두려움이 없었고
And dreams were made and used and wasted
꿈들은 만들어지고 사용되고 버려졌네
There was no ransom to be paid
지불해야 할 몸값이 없고
No song unsung
불러지지 않은 노래가 없고
No wine untasted
맛보지 않은 와인이 없네
But the tigers come at night
하지만 호랑이는 밤에 오지
With their voices soft as thunder
그들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부드럽고
As they tear your hope apart
그들이 너의 희망을 찢어 버릴때
And they turn your dream to shame
그리고 그들이 너의 꿈을 부끄러움으로 만들어 버릴때
He slept a summer by my side
그는 내 옆에서 한 여름을 잤지
He filled my days with endless wonder
그는 내 삶을 끝없는 놀라움으로 채웠지
He took my childhood in his stride
그는 내 어린 시절을 그의 걸음에 넣었고
But he was gone when autumn came
하지만 가을이 오자 그는 가버렸지
And still I dream he'll come to me
그리고 여전히 난 그가 돌아오기를 꿈꾸지
That we'll live the years together
우리가 오래오래 같이 살기를
But there are dreams that cannot be
하지만 이뤄질 수 없는 꿈들이 있고
And there are storms we cannot weather
또 견딜 수 없는 폭풍도 있지
I had a dream my life would be
난 꿈을 꿨지, 내 삶이
So much different from this hell I'm living
지금 살고 있는 이 지옥같은 상황에서 정말 많이 달라지기를
So different now from what it seemed
그것이 어떻게 보이던가는 지금 너무 많이 달라졌지
Now life has killed The dream I dreamed.
이제 삶이 내가 꾸었던 그 꿈을 없애 버렸네

수전보일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susanboylemus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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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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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 - 10점
이덕일 지음/김영사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던 해에 태어난 다산 정약용...
그의 인생을 남인과 노론과의 당파 싸움이 절정에 이르던 때에 시작하여 노론 벽파의 일당 독주 체제의 희생양이 될 때까지의 일화를 그려낸 역사서이다.

1권은 정약용 선생의 탄생과 천주교의 출현 및 정조의 집권하에 안정적인 균형을 이뤄가던 시기에 정약용 선생의 활약이 주로 다루어진다.
이때 등장인물들로는 그 당시 남인의 영수(지금의 정당의 총재)였던 채제공,
희대의 천재였던 이가환 선생님,
한국 천주교의 첫 영세를 받았던 이승훈 등이 있다.

그가 정조와 개혁을 위해 활약했던 내용들이 자세히 설명이 되어 있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2 - 10점
이덕일 지음/김영사
정약용 선생의 형들이였던 정약종, 정약전에 대한 역사도 한 켠에 배치가 되어 있다.

2권에서는 그의 유배 시절 유일한 독자였고, 스승이였던 중형인 정약전과의 편지 내용이 많이 보여지며, 그 시절 정약용 선생님의 사고를 엿 볼 수 있었다.
유배 시절을 인생 한탄으로 보낸 것이 아니라, 다산학의 체계를 이룰만큼의 왕성한 저술 활동을 통해 노론의 탄압에 대한 보상이라도 하듯 전념하였다.
그의 말대로 1표 2서(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심서)를 통해 다산학이 완료되었음을 선언하게 된다.

또한, 우리가 점을 보기 위해 이용하는 "주역"에 대해서도 그는 10년간의 연구와 저술을 통해 주역은 단순한 점 치기 위한 학문이 아님을 보여준다.
그가 둘째 형이 정약전에게 보낸 서찰에 그런 의미를 잘 보여준다.

오늘날의 복서는 옛날의 복서가 아니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비록 문왕이나 주공이 지금
세상에 다시 태어난다 하더라도 결코 점으로써 의심나는 일을 해결하려 하지는 않을
것인데, 이러한 사리(事理)는 후세의 군자들도 반드시 알 것입니다.

즉, 정약용 선생은 "주역"이 복서가의 효용이 아니라, '나라의 의문점을 결단케 하여
백성들의 쓰임에 앞서게' 한 것이다. 정약용 선생에게 "주역"은 성인의 대도(大道)이지
복서가의 점서(占書)가 아니었다.

정약용 선생이 저술에 전념할 동안 정약전 선생은 유배지 흑산도에서 민중과의 삶을 교류하며 실학을 실천하고 있었다
정약전 선생도 다산 선생만큼의 왕성한 저술 활동은 하지 않았으나, 그 유명한 자산어보를 저술하게 되었다.
자산어보를 통해 조선의 해양학을 정리하며 민중에 섞이고자 하였다.
자산어보 내용 중에 고래와 관련된 내용도 있는데,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어찌 그 당시에 그런 세세한 내용들을 작성할 수 있을까? 라는 놀라움의 연속이다.
과연 그의 통찰력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궁금증이 절로 들게 할 정도이다.

정조가 말하길 "형이 아우보다 낫다"라고 했다.
즉, 아우인 정약용 선생이 높은 관직에서 활동하긴 했으나, 그의 형, 정약전의 학문적 지식이 다산선생보다 월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실제로, 다산선생이 저술에 전념할 시기에 그의 형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아마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아무튼, 역사서이긴 하지만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 술술 넘어간다.
내가 과연 역사서를 읽고 있는 것이 맞는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작년에 방영한 인기 사극 드라마였던 "이산"을 보는 듯 했다.

내가 정약용 선생에 대한 공부가 필요했던 이유는 간단했다.
집 근처에 있는 다산유적지를 다녀온 이후 이 분의 사상과 일대기가 궁금했을 뿐이였고, 다음 날 출근하자 말자 주문한 책들이다.

읽고 나서 나는 다산 정약용 선생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1.  '죽고 사는 것은 명(命)이 있으니 노심초사하늗ㄹ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성의(誠意) 두 글자를 죽을 때까지 간직해야 한다. '그 마음을 바르게 하고자 하는 자는
   먼저 그 뜻(意)을 성실(誠)하게 하였다'는 성의라는 두 글자를 수도 없이 헤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2. 마음에 조금의 틀도 없이 오래 화합하면 자연히 믿음이 생겨 안방에서는 화평의 기운이
   한덩이로 빚어지고 자연스레 천지의 화응을 얻어 닭이나 개, 채소나 과일 따위도 또한
   각기 번성하여 물건을 억눌러 막음이 없고 일에 억눌러 맺힌 게 없으면 나 또한 임금의
   은혜라도 입어 자연히 풀려 돌아가게 될 것이다.
3.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이며... ... ... 그네들이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뜻도 모르면서 그냥 책만 읽는 것이니 이를 두고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다.
4. 반드시 가장 총명한 선비가 지극히 곤궁한 지경을 만나서 종일토록 사람 소리나
   수레바퀴 소리가 없는 곳에서 외롭게 지낸 뒤에야 경전과 예서(禮書)의 정미한 뜻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천하에 이런 공교로움이 있겠느냐.
5. 또 빈곤하여 가난의 어려움을 겪으면 마음과 뜻이 단련되어 지혜와 생각을 넓힐 수 있게
   되어 인정(人情)이나 사물의 진실과 거짓의 모습을 두루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6. 무릇 남자가 독서하고 행실을 닦으며 집안일을 다스릴 때에는 한결같이 거기에 전념
   해야 하는데, 정신력이 없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정신력이 있어야만 근면하고
   민첩함이 생기고, 지혜도 생겨서 업적을 세울 수가 있다. 참으로 마음을 견고하게 잘
   세워 똑바로 앞을 향해 나아간다면 비록 태산이라도 옮길 수 있다.
7. 참으로 술이란 입술을 적시는 데 있다. 소처럼 마시는 사람들은 입술과 혀를 적시기도
   전에 직접 목구멍으로 넣는데 그래서야 무슨 맛이 있겠느냐? 술을 마시는 정취는 살짝
   취하는 데 있는 것이지 얼굴이 붉은 귀신처럼 되고 토악질을 하고 잠에 골아떨어져
   버린다면 무슨 정취가 있겠느냐.
8. 사람이 지기(知己)가 없다면 이미 죽은 지 오래인 것이다.
9. 천하엔 두 개의 큰 기준이 있으니, 하나는 옳고 그름(是非)의 기준이고, 다른 하나는
   이롭고 해로움(利害)의 기준이다. 이 두가지 기준에서 네 단계의 큰 등급이 나온다.
   옳은 것을 지키면서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등급이고, 그 다음은 옳은 것을
   지키면서 해를 입는 등급이고, 그 다음은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하여 이익을 얻는 경우
   이고, 가장 낮은 등급은 옳지 않은 것을 추종하여 이익을 얻는 경우이다.


** 관련 글 **
2009/11/22 - [쩐의여행/가자, 발길 닿는대로] - 다산 유적지, 실학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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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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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Space Fantasia (2001 야화) 세트 - 전3권 - 10점
호시노 유키노부 글.그림, 박상준 감수/애니북스
우리는 누구나 미래를 꿈꾼다.
현실보다는 더 발전된 미래를 꿈꾸고, 때론 허황된 말도 안 되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아주 오래된 인류의 꿈 가운데 하나는 밤 하늘에 보이는 달과 수 많은 별들로의 여행이다.

그 중 달에 대한 여행은 현실화가 되었다.
Eclisse di luna / Lunar eclipse
Eclisse di luna / Lunar eclipse by FaP ;-)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1960년대에 인류가 월면에 착륙한 이후, 세계 많은 각국에서 우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고 실현해가고 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에서도 비록 순수 우리 기술과 과학이 아니라,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최초의 우주인을 탄생시킨 것도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았다.

NGC-2264 - Christmas Tree Cluster
NGC-2264 - Christmas Tree Cluster by Skiwalker79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 만화는 원시 시대의 원숭이가 약육강식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 본능에 충실하다 우연찮게 하늘을 날게 되는 새를 보며 하늘에 대한 욕심이 발생하게 되었고, 원숭이가 진화를 거듭하여 인류가 우주를 꿈꾸게 되었고...

인류가 월면에 발을 내딛게 되면서, 지구에 남아 있는 식량 뿐만 아니라 자원이 부족하여 우주에 대한 도전을 시작하게 된다.
태양계에 있는 별들에 대한 도전만으로도 수 십년, 수 백년 혹은 수 십 광년, 수 백 광년이 걸리는 이 우주에 대한 첫 발을 내딛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인간들의 우매함을 그려낸다.
인류라는 씨앗을 몇 백년, 혹은 몇 백 광년이 걸리게 될 지 모르는 미래에 보내게 되고, 그 동안 몇 광년을 단 몇년 만에 여행하게 될 수 있는 과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수 백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게 되는 여정을 보여주게 되면서, 각 별들의 정복을 시작하게 된다.

Soldiers Vs. Stormtroopers
Soldiers Vs. Stormtroopers by Stéfan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그러나, 인간이 우매한 것은 그 별들을 식민지화하면서 10~20년을 살면서 마치 그 별을 다 아는 척하며 오만에 빠지며 그 별을 황폐화시켜버린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인간들의 우주 정복에 대한 욕심은 지쳐가고 外우주로의 도전을 접게 되며 태양계라는 범위로 다시 욕심을 줄이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내용에 많은 전문용어가 나와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힘들었지만, 처음 흐름만 잘 이해한다면 끝까지 편히 읽을 수 있는 만화책이다.
(원래, 만화책은 쉬운 용어로 쉽게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이런  SF류는 머리가 아파^^)

인간의 우주 정복에 대한 시나리오가 나와 있지만 결론은 냉소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쩜 현실적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만화이다.

마지막 문구이다.

수많은 인간들의 드라마도, 아득한 곳에서 반짝이는 덧없는 빛줄기일 뿐...
무한한 밤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한 점의 티끌도 없이, 끝없이 허무하게...
칠흑의 장막을 조용히 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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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답게 살아가고 나답게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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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 돌아왔다 - 10점
황두진 지음/공간사

간만에 책 한 권을 읽었다.
평소에 한옥에 관심이 많은 터였는데, 재작년에 이 책을 선물받고서는 오늘에서야 완독을 했다.
틈틈이 읽는다고 했는데, 흐름이 자꾸 끊겨버렸다.
이 책은 현대 건축가가 한옥의 개량 작업을 하면서 한옥의 대중화를 위해 제안한 책이라고 보면 되겠다.

Bukchon, Seoul
Bukchon, Seoul by gwnam.2008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우연찮게 무무헌를 중건하면서 시작한 한옥 개량 작업부터 시작해서 취죽당, 쌍희재, 가회헌의 작업을 통해 한옥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단순히 전통이라는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현실에 맞게 발전 가능성을 엿 본 흔적이 책 전반에 걸쳐 잘 표현이 되어 있다.

한옥은 자연형 냉방시스템이다. 이것은 깊은 처마와 개방적 구조의 대청마루, 텅 비어 있으며 햇살을 직접 받아 달아오르는 앞마당, 건물 때문에 항상 그늘이 지는 뒷마당과 그 그늘을 보강하는 대나무 같은 식제 등으로 구성된다. 그야말로 건축의 제반요소가 총동원되어 만들어지는 정교한 시스템이다. 거대한 인공 시스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건축물과 이를 둘러싼 상황에 시스템이 내포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기능적 시스템이 상징적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앞마당이 양이면 뒷마당은 음이다. 이 원리에 따라 한옥 마당에는 나무를 심지 않는다. 

한옥은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이며, 우리 조상들의 정신이 깃들어있는 전통인 것이다.
온고지신이라는 말이 있듯, 옛 것이라 해서 무조건 배척하지 말고, 한옥의 장점을 잘 살려 현대 생활을 충분히 누릴 수 있는 것이라면 나에게 맞는 최상의 가옥이 되지 않을까 한다.
old alley in Bukchon, Seoul.
old alley in Bukchon, Seoul. by gwnam.2008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나에게 만약 제 2의 인생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한옥을 설계하고 짓는 목수라고 하고 싶다.

지금 당장은 한옥을 짓는 실력과 경험은 없지만은 언제가는 내가 꼭 배워서 나의 집을 짓고 싶고, 삭막한 콘크리트 건물보다는 따뜻함이 넘치는 한옥을 대한민국에 뿌리내리게 하고 싶다.

위 인용글에서 보듯, 한옥은 그 자체가 자연 냉방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굳이 에어컨을 사용할 필요없어 에어컨으로 인한 온실가스 감소에 커다란 효과를 보리라 생각한다.
그야말로 녹색 산업이며, 거주 자체가 녹색집이 되는 것이다.

DSC_3565
DSC_3565 by J.H.Park 저작자 표시변경 금지


나의 제 2 인생을 위해서라도 나는 한옥에 대해서 꾸준히 관심을 가질 것이고 언제가는 때가 되면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 인생을 위해 소중한 책 한 권을 잘 읽은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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