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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정확한 (원본) 출처를 찾기가 힘들어 다음과 네이버 이미지 검색에서 찾아 게시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우연찮게 TV 채널을 돌리다 오체투지 순례단 관련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그 주인공은 문규현 신부님과 수경스님, 그리고 그 뒤를 묵묵히 자기의 역할을 하며 같이 수행하시는 많은 분들...
(기억력이 좋지 못하여 기억 못하는 것이 아쉽다)

오체투지(五體投地)
오체(五體)란 몸의 다섯부분, 이마, 왼쪽 팔꿈치, 오른쪽 팔꿈치, 왼쪽 무릎, 오른쪽 무릎을 이르며
투지(投地)란 땅에 몸을 던진다, 접한다는 뜻이다.

난 불자로서 2002년경쯤에 3천배를 해 본 경험이 있다.
이때 하고 솔직히 죽는 줄 알았다.
할려고 하는 이유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그냥 3천배를 해보고 싶었다.
다들 3천배, 3천배라고 하기에 그게 무엇인가 싶어... 그냥 궁금증에 해 보았다.
3천배를 하기 위해 8시간을 꼬박 땀을 흘렸다.

그러나, 오체투지라니...
옴 몸이 땅과 합하다니... 그걸 하루 1천배씩 근 2달을...
그것도 예순을 훌쩍 넘은 늙은 수행자들이... 그 중 수경 스님은 5급 장애인이라는 몸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오체투지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겐 존경 자체이다.

늙은 두 수행자는 왜 오체투지를 하는 것인가?
시국이 어지러워 시작했다고 한다.
불교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마음 중에 하나인 하심(下心)을... 땅에 핀 풀보다도 더 낮은 자세로 그들은 임했다.
대통령이 잘못했다. 정치인들이 잘못했다. 국민들이 잘못했다를 떠나서 수행자 자신부터 하심의 마음으로 임한다면
세상엔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이다.
세상 사람들은 기적이라고 하면 굉장히 대단한 지각변동이라도 일어나는 것 쯤으로 생각을 하나,
그 수행자들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조금이라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기적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힘겹고 외로운 누군가가,
땅바닥에 엎드려 자신과 같이 어깨를 들썩이는 걸 알고
작은 위안이라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찍이 선승들은 하나가 없다고 한다.
하나라고 정의하는 순간, 둘이 있고, 셋이 있다.
그래서, 하나가 아니라고 말한다.
종이 한 장도 종이 자체의 본질이 없다는 것이다.
종이의 재료인 나무가 있고, 나무가 커기 위해선 물이 필요하고, 햇빛이 필요하고...
그 많은 것들이 모여서 종이라고 명명되어진 성질을 가질 뿐이며, 잘게 나눠버리면 종이도 없단다.

다시 말해, 내가 변하면 다른 사람도 변한다는 진리로 그 두 늙은 수행자는 묵묵히 자신의 몸을 땅에 던지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지나치고 살고 있다.
산을 오르는데 있어서 직선 길로 쪽 올라 정상에 오르는 길이 있다.
현대의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길이 제일 중요하고 좋은 길로 알고 있다.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고, 그 사회를 우리가 만들고 있다.
산에 쭉 올라 정상에 올랐을 때 얻는 것은 무엇인가?
남들보다 좀 더 빨리 정상에 올랐다는 쾌감?
정작 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모르고 무작정 오른다.
건강을 위해 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자신을 이기고 싶어 오를 것이다.
그러나, 설사 그런 목적으로 오르더라도 궁극적인 목적은 자신이 갖지 못한 자연을 배우고,
한 없이 큰 자연에 대한 자신을 낮추는 하심(下心)이 아닐까?
진정한 등산인은 언제나 산에 오르기 전에 산에 대해 겸손해야 한다고 한다.
대자연 앞에 나를 낮추어야 한다고...
낮추기 위해선 자연이 키운 모든 생명들에 대해 경이로움을 느끼고 아끼고 조화로워야 하나, 일단, 오르고 본다.

둘러 둘러 대자연에 대해선 자신을 낮추지 않는다.
안타까운 현실일 뿐이다.

누가 봐도 두 늙은 수행자의 길은 고단하다.
정말이지 아무나 할 수 없는 수행이다.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 없이 세상에 자신을 낮춘다.

그 고단하고 고행인 수행을 하면서도 그들은 또한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그렇게 아름다운 미소를 본 지 얼마만인가.
그런 아름다운 미소를 머금는 사람이 극히 드물건만...


난 그 아름다운 미소를 보고 울어버리고 말았다.

두 분이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두 분이 있어 이제 숨 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아니, 두 분과 함께 하는 오체투지 순례단 모두가 있어 행복하고, 숨쉴 수 있을 거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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