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아주 난리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더욱 더 난리이다.
쇠고기 파동,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로 인해 국민들은 더할 수 없는 인내를 하며, 절대 비폭력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 중간 꼴 사나운 짓을 하는 인간들이 있다.
경찰들의 물대포 사건,
여대생의 군홧발 사건,
무차별한 전/의경들의 방패 찍기,
소화기 난사,
물병 투척,
시위대의 쇠파이프,
시위대의 소주병 투척...
시간이 흐를수록 경찰들의 진압이 거세지더니, 이젠 시위의 수위도 올라가는 듯하다.
경찰들도 연일 과잉진압이라는 보도에 엄청 자제를 하고 있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비폭력을 외치며, 당당하게 거리로 나서 저들의 공격에 어떤 반격을 하지 않은
선한 시민들이 그저께 72시간 집회에서 눈쌀 지푸리는 일이 벌어져 곤란에 처하게 되었다.
그들은 왜 인근 공사장에서 쇠파이프를 가지고 와서 닭장차에 올라 경찰을 향해 휘두른 것일까?
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은 그가 혹시 프락치가 아닌가 하는 의심과 자기 나름의 논리를 펴고 있고,
한편 경찰은 그를 구속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비록, 몇몇 시민들이 제 분을 못 이겨 그랬다고 치더라도 ( 그 사람이 프락치이든, 아니든...) 이번 시위의
시민들은 정말 대단하다.
예전엔 그런 장면이 보였다면 동조를 하거나, 동참을 했을텐데
같은 시위대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에게 누구 하나 "비폭력"을 외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폭력을 행한 그에게 원망만 할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평화적인 시위의 색깔이 흐려졌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폭력을 행한 사람은 극히 소수이며, 그는 사법 당국의 법 집행을 받게 되었다.

내일은 6.10 항쟁 기념일이며, 최대 규모의 시위자들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나 또한 퇴근 후 참석할 예정이다.
당당히 요구할 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 자신에게는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나이고 싶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내 가족들에게,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나로 살아가고 싶기 때문이다.
아무리 정치적 논리가 앞선다 하더라도 역사는 앞선 논리를 당당히 비판할 것이며,
시종일관 평화적으로 나선 국민들의 편에 설 것이라는 확신이 들기 때문이다.
평화적인 시위대의 승리라 충분히 부를만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 추부길의 "사탄의 무리" 발언과 금란교회의 김홍도 목사의 "빨갱이" 발언처럼
비록 내가 사탄이라고 하더라도, 빨갱이라고 하더라도 아닌 건 아닌 것이다.
나 비록 사탄이 된다고 한들, 빨갱이가 된다고 한들 역사 앞에 당당히 서는 한 사람이고 싶을 뿐이다.

정말 이 집회가 배후 세력이 있어서 정치적으로 흘러갔다고 역사가 심판한다 할지라도
현재의 내 생각은 옳다고 믿고 있다.
비록, 큰 힘이 되지 못할지라도 한 자루의 초가 되어 저 위에 당당히 내려다 보는 지존에게
우리의 힘이 어떤지, 우리의 목소리가 어떤지 촛불이 되어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정권 교체 안 해도 된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수를 했으면 "실수를 했노라, 잘못했노라, 다시 열심히 하겠노라." 당당히 국민들에게
읍소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교체 안 해도 된다.
그걸 할 줄 안다면 그는 실수를 할지언정 진정 한 나라의 지존이 될 자격이 충분히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촛불이 되고자 내일 국민들과 함께 하고자 한다.
내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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