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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입이 심심해서 마트에 가서 아이스크림과 과자류를 몇 가지 샀다.
아이스크림은 내가 좋아한 탓에 애들도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 입 몰래 베어물려고 하면 아주 쌩 난리이다.

암튼, 아내가 옛날 땅콩 생각에 "카라멜콘 땅콩"을 집어들고 애들하고 맛있게 나눠먹고 있었다.
거의 다 먹어갈 때 쯤..
"이야, 이거 너무 한 거 아이가? 땅콩이 우째 하나도 없냐?"
"옛날에는 그래도 땅콩이 10개 정도 들어 있었는데..."
"가격은 1,200원이고 땅콩은 하나도 없고... 정말 너무한다."

나도 속으로 아무리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오르고 땅콩은 없구...
옛날 생각이 나서 집어든 과자 하나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제서야, 원재료명과 함량을 쳐다봤다.
* 원재료명과 함량
   - 옥분 45% (수입산)
   - 식물성 유지(말레이시아산)
   - 땅콩버터(땅콩(아르헨티나산)
   - 땅콩분말(중국산)
   - 카라멜소스 0.45% (우유:칠레산)
* 성분명 및 함량
   - 땅콩 10% (아르헨티나산 6.8%, 중국산 3.2%)

음냐...
가격은 분명 올랐건만, 왠만한 건 전부 수입산이고, 게 중에 중국산도 상당 비율도 포함이 되어있다.
중국산이라고 해서 모두 불안전하다고는 말할 수는 없으나, 땅콩의 대부분은 중국산이라 더더욱 신뢰감이 떨어지고, 모든 원재료는 수입산이구...
한국산으로 들어가는 건 거의 없다.

그러다, 인터넷을 하면서 검색을 해보니... 웃지 못할 일이... ㅋㅋ

"카라멜콘 땅콩"과 "카라멜콘과 땅콩"
벌써, 말에서 차이가 난다.
이전 제품인 "카라멜콘과 땅콩"은 카라멜콘과 땅콩으로 이루어진 제품이라는 의미이고, "카라멜콘 땅콩"은 의미가 애매모호하다.
그저 옛날 생각에 집어들었단가 낭패다.

이전에 우리가 먹었던 건 "카라멜콘과 땅콩"으로서, 기억하고 있던 대로 땅콩이 들어있다. 오른쪽 그림에는 땅콩 그림이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말 장난에 불과하다.
똑똑히 제품을 따지지 않고, 무턱대고 샀다가는 허탈감은 더할 것이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땅콩은 카라멜콘에 쏘옥 들어갔단다.
그나마, 큰 글씨이긴 하나 씁쓸한 기분이 가시질 않는 이유는 몰까?
이젠, 소비자들이 살아가기엔 너무 많은 신경을 쓰야 한다는 것이다.
속지 않기 위해서,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제품 하나 고르기 위해서는 제품의 작은 글씨조차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내 돈 주고도 당하고 만다는 것이다.
점점 세상 살아가기가 힘들어지는 것 같아 씁쓸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문제없다고 할 것이지만, 과연 법 테두리 안에서만 해결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인가?


내가 생각하기엔 이건 기업들의 모럴해저드가 아닌가 싶다.
수입산으로서 생산단가를 낮추는 동시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를 이유로 제품 가격 상승을 시키면서 이전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변화가 있어야 하나, 있지 않은 듯 간단한 말 장난으로서 처리하는 기업들의 상술이 눈에 드러나니 썩 기분이 좋지 않다.
그것도 식품 업계의 대기업인 크라운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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