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은 울진 후포이다.
이곳에서 아주 어릴 때부터 자라서 성장을 했으며, 아직도 부모님은 후포에 계신다.
명절 때마다 찾아가는 이 곳은 언제는 넓은 바다만큼이나 나를 감싸주었고,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주는 곳이다.

명절이라 아내는 전을 부치길래,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바다 구경도 시켜줄 겸 해서 해안도로부터 쭉 훑어 등기산까지 바람을 쐬고 왔다.

이 곳은 후포해수욕장이 이전할 새로운 해변가이다.
기존의 해수욕장보다 모래사장이 훨씬 넓고, 해송(海松)이 잘 가꿔져 있으며, 위락시설을 이용하기도 편한 곳이다.
바로 옆에는 요트장이 있어서 여름에는 멋진 풍경이 연출된다.
어릴 적 기억은 이곳에서 팬티 한 장만 걸치고 물놀이를 즐겼었다.


이 곳도 후포항을 보호하기 위한 방파제인데, 꽤 긴 시간에 걸쳐 완성이 되었다.
예전엔 울타리도 없었는데, 이젠 울타리까지 생기고 산책객 및 낚시꾼들의 보호막이 되었다.


방파제가 어릴 적에도 있긴 했으나, 길이가 짧아 태풍 때에는 어김없이 해일이 일었던 곳이다.
해일이 발생하면 많은 배들이 인근 큰 항구(포항, 삼척)로 이동을 하거나, 배를 바다 한 가운데 띄워 해일과 싸운다. 정박해 있으면 항구와 부딪히면서 박살이 나니깐 말이다.
아무튼, 어릴 때에는 선주와 선장 및 어부들은 힘들었지만, 우리에게는 크나큰 볼거리였다.


울진 친환경 엑스포를 진행하면서 이곳도 정비가 되었다.
수 킬로미터가 되는 이 방파제에 지겹지 않도록 지압길도 만들어 놓았다.
애들에게는 마냥 신나는 놀잇감이다.
곳곳에 낚시를 하시는 분들이 많다.
나두 어릴 적 구멍낚시라 해서 방파제의 일명 삼발이(방파제를 파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4개의 뿔을 가진 돌바위)에서 놀래미, 돔, 문어 등을 많이 건져 올렸는데...


다음 날이 추석임에도 불구하고, 일몰을 배경으로 배들은 작업을 나간다.
바다가 굉장히 조용했고, 한참 작업을 시작할 시기였기 때문이였을 것이다.


후포항을 배경으로 아인이의 신난 얼굴 찰칵^^
좌측 상단에 보이는 방파제(마축항)도 어릴 때 나의 놀이 공간이였는데...


방파제 끝에 위치한 등대...
이 등대는 다들 아시다시피 배들이 오고가며 방파제와 부딪히지 말라며 세워놓은 길 안내 방파제이다.
예전엔 조그만하게 만들어 놓았는데, 이제는 공사가 완료되고는 꽤 크게 만들어 놓았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등대에 낙서를 해 놓아서인지 이 곳은 아예 낙서장을 준비해 놓았다.


일몰이 아름답지 않은가?
바다에서 놀다가 해가 저 산 위에 떨어질 때 쯤이면 집에 들어갔었는데...


이 곳 갓바는 내가 가장 즐겨 찾던 곳이었다.
저 뒤쪽 정자가 있던 곳에 가서 바다와 파도를 보며 많은 사색을 했던 곳인데,
이번에 깜짝 놀랬다.
예전엔 길도 울퉁불퉁했었는데, 정비를 아주 잘 해 놓았고, 사실 저 정자가 없었다.
이 곳에서 바위에 붙어 있는 해삼도 잡아먹고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아인이의 쳇!!! 표정이 압권이다.


시형이도 아이라서 그런지 바다에 대한 좋은 감정들이 많이 있다.
마냥 즐겁다^^


사진 찍자고 하니 갖가지 표정과 포즈들을 취한다.
무럭무럭, 이쁘고 멋있게 자라길...


이 곳도 예전엔 초소가 있던 자리인데, 초소는 어디로 사라지고 없고, 쉽게 오를 수 있도록 나무 계단과 정상에는 조그만 쉼터를 마련해 놓았다.
이 곳에서 갓바를 내려다 보니 정말 아름다웠는데, 카메라를 챙겨가지 않는 내가 안타까울 뿐이였다.
다음에 꼭 찍으리라~~ ㅋㅋ


정상 쉼터 가로등 아래에서 남매의 다정한 모습...
등기산에 올랐다가 빨리 가자고 재촉하던 녀석이 이 곳 아래로 지나가니 이 곳도 가보잔다~
아빠 동네가 마냥 좋다며, 신난 애들에 이끌려 돌아다녔다.


뒤로 보이는 저 곳이 등기산이다.
등대가 서 있는 산이라 해서 등기산이고, 저 등대는 내가 어릴 적부터 거의 매일 봐 오던 곳이다.
뒤로 보이는 저 불빛이 등대불이다.
등기산에 갔다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다.
사실 등대불은 이 곳이 항구이거나, 불빛을 이용해서 밤에나 안개 속에서 운항하라는 뜻으로 알았는데, 그 뜻 보다는 이 곳이 정확히 어디라고 알려주는 역할이란다.
즉, 회전 주기에 따라서 GPS 역할을 해준단다. 한 번 회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단다.
참고로, 후포항은 회전 주기가 10초란다...

암튼, 예전에는 정제되지 않은 나의 고향 후포는 풋풋했다고 하면 지금은 조금씩 정제되면서 변화해가는 모습이 싱싱하다고 할 수 있다.

간만에 따뜻한 마음을 안고 귀경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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