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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4월부터 KTX 열차가 정식으로 운행이 되면서 기존의 최상급 열차인 새마을호의 위상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그 바로 밑의 레벨의 무궁화호의 위상도 많이 떨어졌다.

나는 2000년부터 경북 청도에 있는 현재의 아내를 만나기 위해 장거리 연애를 했고, 조만간 청산할 주말부부 생활을 위해 주말이면 어김없이 열차를 애용한다.
이로 인해 근 10년간의 열차를 이용한 액수도 만만찮겠지만, 그것보다 열차의 변천사에 대해서 애를 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다.

구 서울역사가 KTX 개통과 더불어 박물관처럼 한 켠에 머물러 있고,
기존 통근 열차는 통일호에서 무궁화로 대체가 되고,
새마을호는 정차역을 더 늘려 예전 명성을 실추하고...
90년대 후반에는 무궁화호에 손님을 많이 태우기 위해 경부선에서 운행하는 무궁화호는 5열로 된 열차도 많았다. 지금은 열차 무게중심과 관련하여 완전히 사라졌지만 말이다.

암튼, 예전 통근 열차 통일호는 운행 방향으로 앉아 있는 좌석보다 창문을 기대고 마주보고 앉는 좌석이 많았다.
이로 인해 시골역에서는 어김없이 많은 아줌머니들과 할머니들이 탑승하여 정다운 담소를 나누고, 그 사이에 묻혀 세상 살아온 얘기를 듣자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던 적이 있다.

이젠 그런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통근 열차가 통일호에서 무궁화호로 대체가 되면서 개인주의적으로 변해가는 안타까움이 든다.
그러나, 다행히도 무궁화호나 새마을호의 4호차에는 열차카페를 운영하여 그나마 위안이 된다. (전부 다 있는 건 아니다. 장거리 운행 열차에 한해서...)

예전의 정겨움이 묻어나지는 않지만, 장거리 여행에서 오는 피로를 충분히 풀 수 있는 현대식으로 개조했다고 해야할까?

열차 카페 차에 들어서기 전에 좀 허접한 "열차 카페" 알림판과 입구에 들어서서 본 장면...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에 PC방과 게임방이 있다.
PC방에는 PC 4대가 준비가 되어 있고, 게임방에는 2대가 준비가 되어 있다.
고객들 대부분은 PC를 이용하고 게임방 좌석에는 그냥 지정석 대신 앉은 이들이 있었을 뿐이다.

PC방의 전경.
500원에 15분 정도 사용할 수 있고, 속도는 그닥...
그래도, 고속으로 움직이는 공간에서 이 정도로 PC를 이용할 수 있다는 건 어쩜 놀라운 일이 아닌가?
일전에 미국에서 사용해 본 인터넷 속도보다는 훨씬 빨랐다.

입구 오른편에는 노래방 2개와 안마방 1개가 준비되어 있다.
노래방은 미니콘서트룸이라는 이름으로, 안마방은 테라피룸이라는 이름으로 존재를 한다.
노래방은 밖에 자물쇠로 잠겨져 있고, 이용하고 하는 분들은 중앙 홀에 있는 승무원(?)에서 미리 선불을 하고 들어가야 한다.
단, 조심할 것은 음치, 박치들은 들어가지 마라~
PC방과 게임방에 있는 이들에게 소음 공해를 일으킬 수 있으니 말이다. ㅋㅋ
몇 번을 지켜보니 주 고객층은 연인 사이가 많았다.

이 곳은 노래방 옆에 안마실인데, 안마의자가 놓여있고 이 또한 동전을 투입하면 안마의자가 작동한다.
이 또한 몇 번을 지켜보니 실제로 안마를 받고자 들어가시는 분들보다 아예 입석으로 타신 분들이 그냥 들어가 내리실 때까지 안 나오신다. ㅠ.ㅠ
어쩜, 이 무궁화 열차 내에서 가장 편안한 자리가 아닐까 싶다.

이 곳부터는 간단한 음식료들을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곳이다.
보는 것과 같이 정말 간단하다~
요리해야 될 음식들은 간단히 전자렌지로 돌려서 먹을 수 있는 것들과 음료수, 간단한 알코올과

메뉴판을 살펴보면, 정말 간단하지 않은가??
하긴 국내 여행을 하면서 이 정도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가끔 케이블 방송 중 일본 열차 내에서 도시락 기행을 하면서 도시락에 대한 평가를 하는 걸 보면 왜 우리나라도 다양한 도시락이 개발이 되지 않을까라는 의구심이 들긴 하더군요.

마지막으로, 이 곳은 동행인들끼리 모여 앉아서 음식료를 먹으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다.
어쩜, 무궁화호에서 이렇게 즐겁게 담소를 편히 나눌 수 있는 곳은 이 곳 밖에 없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같은 느낌은 들지 않지만 이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신문을 보는 모습이 또 얼마 뒤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불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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