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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 8점
조창인 지음/밝은세상

부정(父精) ...
세상은 흔히들 모정(母情)에 대해서 말한다.
삶이 고단하고 지칠 때 어머니를 생각하면 힘이 솟는다는 모정.
자기를 희생하고 자식들에게 모든 걸 바치는 어머니...
부단, 어머니만 그러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 보았다.

우리 시대 아버지는 언제나 엄격하고 무서웠고 자식들에게 무정해 보이기까지 하신 모습으로 많이 각인되어 있다.
그건 아버지의 정이 부족해서가 아니라는 걸 아빠가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이 사회가, 이 인류가 이어져 오면서 일반적으로 남자는 무릇 밖에서 먹을꺼리를 구해와야 하며
여자는 아이를 돌보며 가족들의 건강을 돌보아야 하는 역할이 정해져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아프면 아이의 간병은 어머니가 일반적으로 한다.
아버지는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더욱 더 혼신의 힘을 쏟으며 아이와 멀어질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그 역할이 바뀌게 되면 아버지란 사람은 더욱 더 아이에게 정성을 쏟게 된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그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이를 이 세상에 나오게 함과 동시에 그 아이와 그 부모는 하나다.
그 아이가 그 부모이고, 그 부모가 그 아이인 것이다.

엄마 가시고기는 알들을 낳은 후엔 어디론가 달아나 버려요. 알들이야 어찌되든 상관없다는 듯이요.
아빠 가시고기가 혼자 남아서 알들을 돌보죠. 알들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다른 물고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답니다.
먹지도 잠을 자지도 않으면서 열심히 알들을 보호해요.
알들이 깨어나고 새끼들이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그리고 새끼 가시고기들은 아빠 가시고기를 버리고 제 갈 길로 가버리죠.
새끼들이 모두 떠나고 난 뒤 홀로 남은 아빠 가시고기는 돌 틈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버려요. (가시고기 내용 中에서...)

이것이 가시고기의 특성이다...
가시고기의 특성대로 이 책은 이야기를 꾸려나가고 있다.
다움이의 엄마는 제 삶을 살겠다고 프랑스로 그림 공부하러 떠나고, 남은 아빠는 백혈병으로 2년간 투병하는 다움이와 사투를 벌인다.
자기 자신의 모든 걸 바치며... 아파트도 팔고, 전세금을 빼고, 월세 보증금을 빼고, 직장을 그만두고...
희망이 보이지 않고 죽음에 내몰릴 때 발견한 희망 속에 다시 한 번 마지막으로 모든 걸 내 주는 다움이 아빠 정호연.
병원비가 없어 불법인 장기(신장, 각막) 매매로 그의 모든 것이였던 아들을 살리나,
결국 그는 간암 말기로 인생의 종지부를 찍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병과 싸우는 아들 곁을 끝까지 지켰다.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야 한다"고 누누이 말했던 그는 결국 아들을 엄마 곁으로
냉혹하게 보내버리며 생을 마감한다.
자신의 모든 것이였던 아들을 냉혹하게 보내버리는 아빠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그는 이 한마디로 대신한다.
사람은 말이야....... 그 아이를 세상에 남겨놓은 이상은, 죽어도 아주 죽는 게 아니래

난 얼마나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지 새삼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아이를 어떻게 대하고,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 조창인님의 One Point Lesson ***
1. 하나를 사랑한다는 것은 하나의 후회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리라. 그러나 후회 때문에 사랑하지 않고 살아가는 건
    한결 고단할테지만...
2. 아무렇게나 허적허적 살며 아무에게나 기대고 싶지는 않았다.
   숱한 사랑을 경험하기보다는 주어진 하나를 깊이 사랑하게 되길 희망했다.
3. 여자가 울 때는 말리지 않는 법이라고 했다. 그건 불씨에 기름을 들어붓는 꼴이기 때문이란다.
   또 여자가 울 때는 왜 우느냐고 물어선 안된다고들 했다.
   무슨 이유로 울고 있는지 여자 스스로도 정작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4. 불에 달궈진 쇠를 망치로 내려쳐 단련시키듯, 억울함도 맺히고 쌓이다 보면 어느덧 무감각해지는 법이었다.
5. 나무를 보고 만지고 냄새 맡다보면 그 속에 들어 있는 모양이 느껴져요. 
   난 그냥 그걸 밖으로 꺼내주는 거예요.
6.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 이유의 대부분이 지나친 욕망에서 비롯되듯,
   부모의 과도한 기대가 자식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기 십상이었다.
   설혼 천재성을 발휘한다손, 그것이 강요에 의한 선택이라면
   먼 훗날 아이는 결국 후회의 눈초리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었다.
7. 삶의 고단한 순간 눈감고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넉넉한 위로가 되는 것이 어머니의 존재였다.
8. 나무처럼만 살자.
   제 홀로 뿌리 내리고  제 홀로 가지를 뻗고 제 홀로 잎새를 매달고 때 되어 잎새를 떨구는 나무처럼,
   돌보는 이 없어도 앙앙대지 않고 알아줄 자 없다고 악쓰거나 티내지 않은 채
   안으로 속살을 키워내는 나무처럼, 애오라지 그렇게만 살자.
9. 세상의 불화는 그 홀로 앞장서 겪는 바가 아니었다. 분개하는 쪽만 바보였다.
   억울하다고 악을 써봤자 무익한 하소연에 불과했다. 간단히 생각하면 되는 거였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듯, 그렇게 어디서 날아왔는지도 모를 불행에게 뒤통수를 얻어맞노라고.
10. 외길을 걷는 사람은 달리 택해야 할 길이 없는 거였다. 불안한 얼굴로 뒤돌아보는 짓마저 무익했다.
   오로지 확신으로 그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면 되는 거였다.
11.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신의 계획대로 열심히 살았으면 좋겠어.
   최고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최고의 인생이 반드시 행복한 것도 아닐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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