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해냄 |
화두집...
삶을 살아가면서 두고 두고 명상을 해야 될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하나 하나 살아가면서 느끼고 깨닫고 싶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냥 생기는 건 아니라는 건 잘 알지만
뱃 속에 가득 찬 똥덩어리를 이젠 변기 밑으로 쏟아야 뱃 속이 시원할 거 같다.
사실,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나올 때마다 중얼거리는 소리가 있다.
"내 속엔 똥덩어리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
이번에도 좋은 말씀들이 많이 있지만, 제 현 상황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말로 추렸습니다.
1. 해는 왜 아침마다 빙그레 웃으면서 떠오르는 것일까
2. 미래는 재미있게 놀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보다는
재미있게 살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 젊은이들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무대다.
3.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길을 가던 내가 잘못이냐 거기 있던 돌이 잘못이냐.
넘어진 사실을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면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인생길을 가다가 넘어졌을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이 길을 가면서 같은 방식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한다면 분명히 잘못은 당신에게 있다.
4. 그대 신분이 낮음을 한탄치 말라.
이 세상 모든 실개천들이 끊임없이 낮은 곳으로 흐르지 않았다면
어찌 저토록 넓고 깊은 바다가 되어 만 생명을 품안에 거둘 수가 있으랴.
5. 예술이 현실적으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카알라일의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렇다, 태양으로는 결코 담배불을 붙일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결코 태양의 결점은 아니다.
6. 산꼭대기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고 세월을 낚겠다고 허세를 부리는 속물군자여.
자신의 마음조차 낚아본 적이 없는 처지에 세월은 도대체 무슨 수로 낚겠단 말인가.
7.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익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8. 그대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고 하늘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없는 처지라면,
그대의 인생길은 당연히 비포장도로처럼 울퉁불퉁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의 장애물은 하나의 경험이며 하나의 경험은 하나의 지혜다.
명심하라. 모든 성공은 언제나 장애물 뒤에서 그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9. 가지고 싶은 건 한없이 많은데 주고 싶은 건 하나도 없는 사람을 가까이 하지 말라.
끝없이 먹기는 하는데 절대로 배설은 하지 않는 습성 때문에 뱃속에 똥만 가득 들어차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
10. 자기보다 더 아픈 자의 고통을 헤아려본 적이 없는 자의 하소연은 대부분 엄살이거나 허영일 가능성이 높다.
11. 마음에 들지 않는 인간을 만나면 그래, 산에는 소나무만 살지는 않으니까, 라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12. 다양성을 빙자해서 정당치 못한 주장까지 인정받아야 마땅하다고 억지를 부리지 말라.
그대가 다양성 안에 내포된다면 그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도 다양성 안에 내포된다는 사실을 감안하라.
삼백 년 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저 고목나무는 오늘도 침묵으로 삼백 가지 목숨을 키우고 있다.
13. 산은 정지해 있으되 능선은 흐르고 있고, 강은 흐르고 있으되 바닥은 정지해 있다.
그대가 두 가지를 다 보았다고 하더라도 아직 산과 강의 진정한 모습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다.
14. 많이 아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많이 느끼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많이 깨닫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라.
태산같이 높은 지식도 티끌 같은 깨달음 한 번에 무너져버리나니,
오늘도 몽요담 돌거북은 번개 한 번에 삼천리를 두루 살피고 돌아온다.
15. 운이 꼬일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하는 일마다 실패를 초래한다.
하지만 헤어나는 방법이 있다.
일부러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무조건 베풀어라. 그러면 거짓말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된다.
16. 살아남는 비결 따위는 없어. 하악하악.
초지일관 한 가지 일에만 전심 전력으로 기울이면서 조낸 버티는 거야. 하악하악.
그러니깐 버틴다는 말과 초월한다는 말은 이음동의어야.
17.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더라도 먹이 때문에 땅바닥에 배를 끌고 기어 다니지는 않는다.
젊은이들이여, 진실로 인간답게 살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의식의 날개를 가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라.
18. 플라스틱 가화는 아름다운 자태를 가지고 있으나 벌 나비를 불러들이지 못한다. 향기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남들에 비해 조금도 모자람이 없는데
도무지 이성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이 어떤 향기를 간직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라.
인간의 진정한 향기는 어떤 화장품을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유를 하면서 살가가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19. 자기 가슴 닫힌 줄도 모르면서 죽어라 하늘문만 두드리고 있구나
20. 젊었을 때, 내가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는 법문을 들려주면
어김없이 '다리가 부러지고 싶으면 무슨 짓을 못 하겠냐'는 식으로 응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비행기에는 반드시 날개가 있어야 하고 자동차에는 반드시 바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장대 중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다.
그것이 곧 인생이라고 생각하면서.
21. 세상이 변하기를 소망하지 말고 그대 자신이 변하기를 소망하라.
세상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불만과 실패라는 이름의 불청객이 찾아와서 포기를 종용하고,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성공과 희망이라는 이름의 초청객이 찾아와서 도전을 장려한다.
그대 인생의 주인은 세상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다.
2008/09/24 - [쩐의시대/먹자, 부족한 양식] -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이외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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